Pride and Prejud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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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and Prejudice
  • 최범진 미라클CAD/CAM센터장
  • 승인 2017.05.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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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진
- 신한대학교 치기공학과 졸업
- 단국대학교 대학원 구강보건학 박사
- 미라클 CAD/CAM 센터장
영국의 작가인 제인 오스틴이 저술한 「오만과 편견」은 청소년 시절 한번쯤은 읽어 보았거나 영화로 보았을 만큼 익숙한 제목의 이야기이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겉표지의 제목만 보고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 하기도 전에 번역된 제목에서 약간 부정적인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보고 난 후에야 스토리의 전개 과정을 통해 그 의미를 조금 알게 되었다.
등장인물 중 빙글리의 조금은 지나친 자신감에서 나오는 자만과 오만에 대해서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반감이 표현되고, 다른 자매들과는 다른 그녀만의 지적이며 재치가 넘치는 매력에 빙글리는 호감을 느끼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빙글리의 좋지 않은 첫인상에 대한 편견을 가진 상태에서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하여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사람이 처음 보는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을 때 첫인상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심지어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특정 업종이나 직업의 경우 외모나 말투 그리고 태도 등으로 첫인상이 각인(?) 된다. 기업에서는 그런 부분에 있어 외모와 에티켓 등에 대한 교육을 매우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첫인상에서 느껴지는 반감과 호감 그리고 거기에서 기인된 선입견이나 편견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몇 년 전에 같이 일하게 될 치과 기공사 선생님을 면접한 적이 있었다. 한 명을 모집하는데 많은 지원자가 생겨서 개별 면접을 진행했다. 대다수의 기업이나 사업체에서 시행하듯이 기본적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이메일로 먼저 받고 조건에 맞는 지원자들 중 몇 분을 면접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지원자는 이력서에 사진을 첨부하지 않아서 몇 번의 연락을 취해본 후에야 이력서에 사진 첨부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경우는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소개 내용을 세 줄 정도로 너무 간략하게 기재한 지원자도 있었다. 심지어는 이력서를 써 본 경험이 전무해서 면접 때 직접 가지고 가겠다고 통보를 했던 지원자도 있었다. 조금은 황당하고 쉽게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인의 소개로 지원해 면접 때 이력서를 처음 받았던 과거가 생각이 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교를 졸업하고 이력서를 써서 이메일로 미리 보내 본 경험이 없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일했던 치과기공소도 학생 시절 실습 나갔던 기공소의 선생님 추천으로 가게 되었고, 그냥 소장님과의 간단한 면접으로 바로 일하게 된 경우였다. 
그냥 일만 잘 맞추면, 불평 불만 없이 오래 다니면,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다른 파트에 피해만 주지 않으면 그만이었던 시절에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직장인들과는 사뭇 다른 직업군이었던 것 같다. 출·퇴근 복장도 조금 지나치리만큼 편안한 복장이었고, 심지어 여름철에는 발가락이 그대로 나오는 슬리퍼나 샌들 차림으로 출근하는 모습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반면 나 자신이 가급적 자켓 이나 세미정장 스타일의 옷을 입고 출근하려고 노력했던 이유는 불필요하게 평가절하가 되는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이 직장생활의 기본적인 에티켓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업무 중에 왁스카빙을 하다가 초록색 왁스가 와이셔츠의 가슴 주머니 안으로 들어간 줄도 모르고 그대로 다림질을 해서 초록색 물이 들어도 지킬 것은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물론 외모와 옷차림이 전부일 수 없고 그것으로 사람의 인격이나 존재가 평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좋은 첫인상이 주게 될 대내외적인 분위기 그리고 기본적인 직장 생활에 대한 에티켓을 학교의 교육이 아닌 기성세대가 본보기를 통해 보여 주고 인식시켜줘야 하는 부분이다. 불필요한 기대 이하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미연에 방지하고 작게는 자기 자신의, 크게는 내가 속해서 일하고 있는 직장과 더 나아가 단체의 위상이나 자존감을 위해서라도 작은 노력을 통해 가치를 높여야 할 때이다.

불필요한 편견으로부터의 탈출은 조금 부지런한 마음과 기본부터 생각하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밖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다는 아니어도 그 작은 보여짐 조차도 없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자만과 오만이 아닌 스스로의 자신감과 그릇된 선입견이나 편견이 아닌 확고한 의식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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