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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범진 미라클 CAD/CAM 센터장
  • 승인 2017.06.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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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진 센터장
- 신한대학교 치기공학과 졸업
- 단국대학교 대학원 구강보건학 박사
- 치과기공기재학회 부회장
- 미라클 CAD/CAM 센터장
1. 힘든 하루를 보내고 귀가해서 씻기가 무섭게 TV 앞으로 뛰어가 소파에 몸을 던진다.
2. 자연스럽게 영화만 방영해주는 방송사 채널 번호를 누른다.
3. 어떤 날에는 그냥 바로 볼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19금 시청 금지 비밀번호 4자리를 넣어서 ‘OK’ 버튼을 눌러야 영화를 볼 수 있다.
4. 운 좋게 지역광고나 아직 방영 전이면 재빨리 냉장고를 열고 시원하게 보관된 맥주를 한 캔 꺼내어 든다.
5. 아이들의 간식으로 준비해 놓은 과자봉지 중에서 만만한 놈을 골라 소파에 앉는다.
6. 맥주 캔 따는 소리와 함께 영화에 몰입한다.

케이블 방송의 특정 영화 채널을 광고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선호하는 영화 방영 채널이 광고를 통해 머릿속에 남아있는 모 케이블 방송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분명 여러 개의 유사한 케이블 방송채널이 있음에도 머릿속에 우선 떠오르는 것은 이상하고 조금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이 또한 광고의 힘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지만 금세 잊고 TV에 방영되는 영화에 집중한다.
하루의 힘든 일상을 마치고 귀가해서 이어지는 나의 흔한 모습이기도 하다. 어쩌면 많은 직장인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어떤 특정 미드(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것도 아니고, 배우나 장르를 선호하는 것도 아닌데 너무 편리하게도 영화 전용 케이블 방송사에서는 이달의 테마나 컨셉을 구성하고 그것을 메인 테마로 정하고 방영해 준다.
어린 시절 TV에서 영화를 보려면 공영방송을 포함한 몇 개 안 되는 채널에서 주말 밤에 방영해 주는 것을 기다려야 했다. 아버지가 시청해도 된다고 허락해주셨던 영화는 방송 시간을 맞 추어 TV 앞에 앉았던 기억이 난다. 불행하게도 그 당시 채널과 방영되는 영화의 선택의 폭이 좁으니 선호하지 않는 장르를 보거나, 보지 않거나 하는 문제가 매 주 되풀이 되었던 것 같다.
이제는 특정 채널만이 아니고 언제든 편한 시간대에 영화를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영화 위주로 방영을 하는 몇 개의 채널이 더 생기면서 여유롭게 TV 앞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하며 심지어 케이블 통신사 업체의 로고가 선명하게 찍힌 리모콘을 한 손에 들고 짧은 시간에 여유를 부리기도 한다.
대략 10여 년 전, 포세린 업무에 너무 관심이 많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빌드업과 컨터링 세미나를 듣고 싶어서 그리 많지 않은 월급을 받던 시절 큰 돈을 준비해서 국내 진행 중인 세미나 를 알아보았다. 성황리에 이루어지는 몇 개 회사의 제품을 위주로 한 세미나가 있었고, 그중에는 제품 구매자들만을 위한 세미나도 있었던 시기였다. 선배들과 지인이 추천해거나 거래하던 재료상 부장님이 추천해 주시던 세미나를 들을 수 밖에 없던 시기였다. 그렇다고 획일성이 전제된 상황도 아니었지만, 분명한 것은 세미나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리 넓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선택의 폭이 좁고, 다양성도 없다는 것은 마지막에 그것을 선택하는 사용자(End user)의 입장에서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닐 것이다. 기회가 많아지고 다양한 선택의 경우가 있어야 소위 ‘골라 듣는 맛’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너무 다양한 선택의 아이템 또한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겹치는 부분은 문제가 없겠지만, 서로 다른 표현이나 술식을 확인하는데, 모든 세미나를 들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은 현재 치과 및 치기공계에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며 소비자 중심, 그리고 최종 사용자 중심 문화의 영향을 받은 부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 다양한 정보와 자료들이 Man-to-Man의 전달 방식에서 현재 On-line 을 통한 대량 데이터의 전송 가능과 활용이 뒷받침된 결과이기도 하다. 아울러 우리 분야의 SNS 활용은 국내의 정보와 인간 관계를 넘어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의 구성을 가능케 하면서 형성된 문화의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부족하고 없어서 또, 방법을 모르고 직접 접촉을 통해서만 힘들게 얻었기 때문에 내용과 자료를 보기 힘들었다면, 오늘날에는 너무 많고 넘쳐나서 또,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보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귀가해서 집에 있는 소파에 편안하게 몸을 기대어 영화를 보면서, 살얼음이 입술에 걸리는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생활의 활력소를 재충전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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