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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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23.5
  • 최범진 미라클 디지털 덴탈아트 센터장
  • 승인 2018.12.2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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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진
- 신한대학교 치기공학과 졸업
- 단국대학교 대학원 구강보건학 박사
- 치과기공기재학회 부회장
- 미라클 디지털 덴탈아트 센터장

23.5라는 수를 우연히 듣게 되면 애주가들에게는 마시는 술의 알콜 함유 정도가 생각날 수도 있고, 무엇인지 잠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기억을 더듬어 어린 시절 학교 교과 과정에서 배웠던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가 생각날 경우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한 개의 축을 중심으로 스스로 자전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자전으로 인해 별과 태양의 일주운동이 발생하여 낮과 밤이 생긴다. 하지만 단순히 지구가 자전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단순히 낮과 밤의 생성 뿐 아니라 더 많은 변화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인이 된다. 주목할 만 한 내용은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진 상태로 자전을 하며, 동시에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을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전만을 한다면 발생하지 않을 일이 공전을 통해 발생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계절의 변화이다. 그러나 그 계절의 변화라는 것도 23.5° 기울어진 지구 자전축 의 기울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북반구가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에는 북반구가 여름 시즌이 되고, 남반구가 겨울 시즌이 되고 반대로 남반구가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에는 남반구가 여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이지만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지지 않고 똑바로 서있는 상태로 자전과 공전을 한다면 낮과 밤의 변화는 있겠지만 적도 지방은 낮시간 집중적인 태양의 영향을 받아 항상 뜨겁고 극지방은 항상 혹한에 시달리는 변함없는 계절의 고정이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적도와 극지방에는 누군가 생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된다. 기울어진 23.5°의 자전축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4계절을 느낄 수 있으며 그 계절의 변화는 사람들의 생활패턴은 물론 감성과 감정의 변화를 통해 보다 다양한 생활의 방식이 도입 및 적용되었고 더욱 폭 넓은 사고와 행동 방식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계절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본적인 의식주에 대한 방식이 바뀌고 생존을 위한 생활패턴이 반복되면서 두뇌의 발전도 동시에 이루어 졌을거란 생각도 하게 된다. 치과기공업무를 하면서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임상현장에서 많은 부분을 보고 배우고 또 느끼면서 생각하게 된다. 직접 보철물 제작을 통해 임상치과 기공사로서 성장이 “이게 정말 환자 입안에 잘 맞을까?”하는 생각으로 제작하던 시기에서 “이런 방법 보다는 이 방식이 더 심미적이고 효율적이겠다.”라고 거래처 치과에 권유를 하는 레벨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의 4계절을 겪지 않고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임상 치과 기공사로서의 삶은 살을 애는 듯한 칼바람의 계절을 지나 꽃이 만개하는 봄을 지나고 에어콘 바람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운 무더운 시기가 지나면 마음까지도 붉게 물들 어 버리는 가을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를 몸소 체험하면서 지나는 몇 년에서 십 수 년에 이르기까지 변화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몇 달이 지나도 또 몇 년이 지나도 만약이지만 기울어짐 없는 상태의 지구처럼 밤과 낮의 변화만 있었다면 아마 그것을 통한 발전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작은 변화와 개선도 없이 묵묵하게만 한다는 것이 결코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작은 변화는 나와 나의 주변에 다양한 결과를 가져 오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자전축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서 기울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우 리는 그 23.5°의 기울어짐을 통해 보다 다양한 계절과 감성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경우 어떤 것이든 본인의 의지와 생각에 따라 바닷가 등대처럼 똑바로 서있을 수도 있고 의자에 기대어 앉을 수도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 서있을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의자에 앉았을 때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서있는 것만이 반드 시 옳고 기대어 앉는 것이 틀리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이다. 치과 기공 업무를 하면서도 특정 분야의 업무만을 묵묵히 하는 것과 또 그와 유관되어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성향이나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의 분위기와 상황 등에 의해 변화를 시도하는데 영향을 받지만 변화를 통한 성장이 필요하다면 차분한 관찰과 용감한 시도는 분명 필요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치기공 기술과 술식은 우리의 업무패턴이나 성장 방향성 그리고 지향해야 할 관전 포인트에 변화를 주고 있다. 기계가공 기술의 발달과 치과 전반에 걸친 사회적 분위기의 흐름도 우리 치기공 분야의 크고 작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번 내린 눈이 건물 옥상과 지붕에 조금씩 남아 흰색과 초록색의 시각적 조화를 이루는 시기에 따뜻한 커피 한잔을 들고 변화의 가치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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