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Sense] 경단녀 치과기공사 위한 일자리 늘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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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Sense] 경단녀 치과기공사 위한 일자리 늘어나야
  • 임미영 실장
  • 승인 2019.04.24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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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치과기공사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 자체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임미영 강릉 엠플러스센터실장의 원고를 게재했다.

나는 대구 등에서 10년 정도 일하다 이번에 남편과 강릉에서 작년 7월부터 기공소를 운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기공소를 개업할 생각이 없었지만 그런 생각을 바꿨던 환경과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예전 기공경력 3-4년차때 만난 사수언니는 기공사 부부였다. 두 부부는 모두 10년차 이상인 베테랑이었기에 일도 능숙하게 잘했다.
 
 
당시 나는 “일도 잘하는데 같이 기공소 오픈하는게 좋지않나요?”라고 슬며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사수언니는 “차라리 월급받는 게 낫지~오픈하면 신경 쓸 것도 많고 수입도 남편과 월급합친 것보다 못 할수도 있고...”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처음 사수언니의 얘기도 그렇고 주위에서도 오픈하면 고생이라는 부정적 견해 때문에 오픈할 기회가 생기더라도 절대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게다가 맞벌이라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중 사수언니가 기공소를 오픈했다. 주된 이유는 육아 문제로 편하게 시간을 낼 수 없다는 점과 정해진 시간안에 일을 처리해야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기사 생활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다 문득 나도 언니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출산 후 육아를 어느정도 하다가 다시 재취업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섰고 마침 오픈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과감하게 일을 진행했다. 임신과 출산 후 남편의 일을 도와줄 수 있고 내가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큰 안정감을 주었다.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돼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전문직인 치과기공사는 영향을 덜 받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보였다.
특히 육아를 하게 되면 시간문제로 인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서울은 어느정도 일자리가 있겠지만, 지방은 상대적으로 구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한 가지 일화를 얘기하자면 오픈으로 대신 일을 해주실 기공사를 알아보던 중, 지인 소개로 포세린 마무리까지 하고 일도 잘하는 분을 소개받았다.
그러나 소장님은 꺼려하셨다. 육아로 7년 이상 일을 쉬었고 시간당 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기공사라 우리 기공소에는 맞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렇듯 경력단절된 여성 기공사들이 다시 일어설 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슬픈 현실이다.

 

 

 

문득 “끝까지 일하고 남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라는 학생 시절 한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기공일은 쉽지 않은 직업같다. 생각보다 공부할 것이 많고 기술을 연마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니 때문이다. 그래서 힘들게 배운 기술을 오래 써먹고 일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위해선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이 된 여성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기공소의 포세린 팀장은 내년에 결혼을 생각중이고 몇 년은 신혼 생활을 즐기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출산 후에도 시간을 정해 아르바이트로 기술을 써먹을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일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기특하고 1년이 채 안된 새내기 기공소지만 직원 3명과 같이 일을 한다는 것이 뿌듯하다.


미숙한 내 이야기를 통해 많은 여성 치과기공사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고 무조건 오픈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는 등 팍팍한 현실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여성 치과 기공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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