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Sense] 학교 현장 이야기②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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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Sense] 학교 현장 이야기②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인식
  • 김정숙 교수
  • 승인 2019.06.24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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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치과기공사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 자체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지난 호에 이어 김정숙 대전보건대 치기공과 교수의 원고를 게재했다.
 
 
대학에 입학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동안 누리지 못하였던 자유, 주체할 수 없는 유흥,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뒤섞인 감정을 경험한다. 그런 경험 속에서 어떤 학생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또 다른 학생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대학생이 되어가고 동시에 어른이 되어 가기도 한다.
 한때 우리 대학의 슬로건은 ‘성공하는 학생으로 키워주는 대학’이었다. 
우리 대학에 들어온 학생 한명 한 명 한 명을 정성스럽게 가르쳐서 사회에서 환영받고 성공하는 학생으로 키워주겠다는 슬로건이다. 성공을 하고 싶다면, 어서 우리 대학으로 들어오라는 무언의 끌어당김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 대학은 관연 학생들의 이와 같은 갈망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일까? 일관성 있는 정책, 인프라, 재정 등의 부분에서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여력과 역량이 대학에 지금 남아 있는 것일까?
 
어떤 학생에게 자네의 꿈이 무엇인가 하고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재벌 2세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그 학생은 그 대답 끝에 이렇게 토를 달았다고 한다. 
“하지만 저에게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재벌이 되도록 노력하지 않습니다.”
그 우스갯소리에 허망하게 웃어 넘겼지만, 그 말에 뼈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보면 우리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성공을 하고 싶다. 그런데 대학이 나를 성공시켜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또는 “나는 공부를 잘 하고 싶지만, 교수님이 나를 잘 가르쳐 주지 않는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에 문득 소름이 확 돋았다. 대학의 책임과 의무를 논하기 전에 자신들이 할 바를 제대로 하지 않고 너무나도 당연하고 당당하게 받을 것만을 요구하는 행동 양식에 겁 많은 나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경영학적 측면에서 고객인 학생들과 나 사이에는 이해관계라는 묘한 강이 흐른다. 
학생들이 ‘갑’이고 내가 ‘을’과 같은 존재라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일명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생긴 후로는 학생들과의 이해관계에 강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학생들은 우리 학과 교수들이 나를 성공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지 철저히 계산한다. 동아리 활동도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사람을 사귈 때에도 이해득실이라는 기준에 따라 만난다.
팀 프로젝트나 공통 과제를 할 때면 당장 도움 되는 학생, 팀에 기여가 되는 학생만 뽑아서 함께한다. 어찌 보면 매우 현명하지만,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너무 영악하고 근시안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 사는 동네에 인간미가 없다면, 사람들은 그 인간미를 어디에서 찾고 배울 수 있을까? 나와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해서, 당장 나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해서, 그래서 그렇게 철저하게 따지고 계산해 관계를 맺는다면 그 계산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열 길 마음속을 알 수 없는 인지 능력의 한계로 계산이 항상 맞을 수도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세대에는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그리고 그런 배려가 더욱 요구되는지도 모르겠다.
 
특정한 이해, 관심, 가치의 유지 또는 수행을 위해 조직된 집단을 ‘이해관계 집단’이라고 한다. 대학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이해관계의 득실은 우리의 생각과 달리 역설적이다. 잡으려고 움켜쥐면 사라져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손을 펴면 들어오는 역학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 당국과 교수들도 학생들을 향하여 마음을 비우고 손을 펴야겠지만, 학생들도 학교와 교수들, 그리고 학우들을 향하여 동일한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상생이고, 이렇게 할 때 실패라고 하는 부정적인 방향이 아닌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성공이라고 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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