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국형 디지털 덴쳐 그 위대한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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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한국형 디지털 덴쳐 그 위대한 서막
  • 윤준식 기자
  • 승인 2019.07.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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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위로 떠오른 디지털 덴쳐 현황은?

21세기 첨단과학 시대에 치과의학 뿐 아니라 치과기공계에도 디지털 치의학이 도입된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여러 캐드캠과 3D프린터 장비의 개발과 보급화가 이뤄지면서 디지털 치의학의 확산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어 대부분의 고정성 보철물을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가철성 보철물의 대표주자인 덴쳐분야도 디지털 방식을 통한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술식과 재료, 소재 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본지는 이번 8월호와 9월호를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하는 덴쳐에 대한 시장 현황, 술식에서의 발전 상황과 명확한 한계를 조명하고 향후 발전 계획을 다루고자한다.  

미지의 세계, 디지털 덴쳐란 무엇인가
‘디지털 덴쳐’란 디지털 장비인 캐드캠이나 3D프린터 장비를 이용한 디지털 과정을 통해 제작하는 덴쳐를 의미한다. 그동안 덴쳐는 모든 제작 과정을 수작업을 통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치과용 캐드캠장비와 3D프린터 보급의 활성화로 그간 디지털 치의학의 미지로 여겨졌던 ‘덴쳐’ 분야에도 소수의 임상가들을 시작으로 많은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덴쳐용 CAD Software의 등장과 그에 맞는 소재 및 재료의 연구와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어 디지털 덴쳐의 술식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중이다.

아날로그 덴쳐 VS 디지털 덴쳐
디지털로 제작하는 덴쳐(이하 디지털 덴쳐)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과 비교해 생산성과 적합도 면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국내 A업체 관계자는 “아날로그 방식의 제작과정이 디지털 밀링 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기공 작업의 간소화 및 자동화로 적은 인원대비 대량생산 가능하다”며 디지털 덴쳐와 아날로그 방식과의 차이를 설명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덴쳐는 제작하는 기공사의 숙련도 차이와 주변 온도 및 습도와 관련된 각 기공소의 환경마다 결과물에 있어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파샬 덴쳐 프레임 제작에 있어 이러한 영향은 큰 편이다. 파샬 덴쳐의 경우, 모델 복제를 위한 Agar 인상재가 친수성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정밀도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프레임 제작 단계에서 사용하는 Wax의 열에 의한 변형이나 매몰재에 따른 수축, 팽창량의 차이가 일정하지 않아 적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풀 덴쳐는 체적이 크기 때문에 레진의 변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의치상용 레진은 0.2~0.7%의 중합수축률을 보이고 있으며 열중합 후 냉각방식에 따라 변형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한다. 

 
반면 디지털로 제작하는 파샬 덴쳐용 프레임의 경우 Wax 자체를 캐드캠 장비를 이용해 밀링하기 때문에 열에 의한 Wax의 변형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A 치과기공사는 “기존의 방식으로 파샬 덴쳐 프레임을 제작할 경우 모델 제작부터 복제, 비징, Wax 조각과 매몰, 주조 후 폴리싱 과정만 따져도 2박3일이 소요된다”라며 “캐드캠을 이용하면 디자인부터 프레임 밀링과 완성까지 하루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캐드캠으로 제작하면 에러가 발생해도 저장된 파일을 불러와 다시 밀링하면 편리하다”라며 “반면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덴쳐 장점 많지만 지금은 글쎄…
이처럼 명확한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디지털 덴쳐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 중 하나로 덴쳐는 다른 고정성 보철물과 비교해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구강과 안면에 분포하는 근육의 움직임에 더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디지털로 구현하기 쉽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디지털 덴쳐와 관련된 연구, 개발이 아직 진행중이며 장비와 재료가 개발돼도 식약처 등급 인허가에 따라 출시까지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A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디지털 덴쳐는 보급 초기 단계로 판단되며 관련 장비 시장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경제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박지만 연세대 보철과 교수는 “디지털 덴쳐를 제작하기 위한 레진 블록은 한 블록당 가격이 10여 만원 선으로 고가”라며 “지르코니아의 경우 한 블록에서 많은 양의 크라운을 제작할 수 있지만 체적이 큰 상악 풀 덴쳐의 경우 한 블록에 하나의 풀 덴쳐만 가공이 가능해 경제성에서 아직은 떨어진다”라고 어려움을 밝혔다.
또한 그는 “덴쳐 베이스 밀링용 레진 블록으로 제작한 덴쳐는 아직 보험덴쳐로 인정을 받지 않아 가격이 높기 때문에 찾는 환자들이 적은 편”이라며 “레진 블록은 결합력이 약해 인공치가 탈락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라고 한계를 들었다. 
업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B업체 관계자는 “디지털 덴쳐 제작에 드는 재료 비용이 기존 아날로그 덴쳐보다 높은 편”이라고 설명하며 “레진 블록이나 프린팅용 레진의 강도가 낮아 장비가 있음에도 기존 아날로그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기공사 분들도 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재료와 소재의 허가 또한 문제다. 아직 2등급 허가를 받은 제품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제한적이며 식약처에서 이미 임시치아와 수술가이드는 2018년에 평가 가이드라인이 완료됐지만 덴쳐는 올해부터 가이드라인을 논의 중에 있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덴쳐, 제작과정에서의 한계 명확히 알자
위와 같은 이유로 디지털 덴쳐 제작에 한계점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아직 재료와 소재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첫 시작부터 완성까지 모든 부분을 디지털화 할 수 없지만 일부 과정들은 디지털 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지만 교수는 “현재 덴쳐를 100% 디지털 작업으로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라며 “풀 덴쳐의 경우 재료의 강도가 기존 열중합 레진에 비해 낮아 파절이 쉽게 일어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단점이 있어 덴쳐 베이스의 경우 기존 Flasking 작업을 3D프린터를 이용해 틀을 출력하고 인공치아를 배열한 후 열중합 레진을 주입해 중합시켜 밀링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교수는 “인상채득을 위한 개인 트레이는 구강 스캔이나 기존 올드 덴쳐를 스캔하는 과정을 거친다”라며“그 후 3D프린터로 출력해 제작하고 국소의치의 프레임 워크를 캐드 소프트웨어로 디자인해 메탈 자체를 밀링하거나 Wax를 밀링해 주조한다”라고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방식의 혼합을 통한 제작 방법을 소개했다.
박 교수는 “치과의사와 기공사도 디지털 덴쳐의 명확한 한계를 이해하고 여러 가지 활용방법이 있다는 점을 아셨으면 한다”며 “한계점과 가능 범위에 대해 충분히 숙지를 해야 협력이 가능하며 치과의사와 기공사가 서로 진료과정과 기공과정을 공부하고 적용해 나가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와 같이 현재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덴쳐의 디지털 제작 방식은 충분한 소재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 밀링장비를 이용한 제작이나 3D Printing 전용 덴쳐 제작 방식을 시도하기 위한 일종의 전초전으로서 현재 활용 가능한 각종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아날로그 제작과정에 디지털 제작 과정 일부를 접목하는 과도기로 평가된다.  
헵시바 김성복 이사는 “아직 일반적인 전통 방식대로 하되 디지털을 병합하는 단계로 제작하는 것이 한계지만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덴쳐 분야가 완전히 디지털로 제작이 가능한 날이 곧 다가올 것이다”라며 “수술가이드와 임시치아, 교정 분야의 소재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덴쳐 분야는 아직 상용화에 이른 시기지만 ‘디지털 덴쳐는 한국으로부터’라는 슬로건으로 시장을 먼저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다”라고 소재와 재료 개발에 대한 포부를 일부 밝혔다.

관심높은 디지털 덴쳐, 전망은 밝아
위와 같은 여러 문제로 현재 국내에서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덴쳐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100% 조성되지 않아 보급화에 더딘 상황이지만 계속된 연구 개발을 통해 허가를 받은 제품이 속속들이 생겨나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는 일반 보철분야처럼 디지털화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C업체 관계자는 “외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디지털 덴쳐에 대한 관심이 높아 활발한 연구 및 제품화가 실현되고 있어 향후 몇 년 이내에 디지털 덴쳐가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연세대 박지만 교수는 “일단 중합 수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적합이 좋다”라며 “기공사의 숙련도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디지털 덴쳐는 그 영향에 약간이나마 덜 받을 수 있다는 면에서 장점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국형 디지털 덴쳐의 가이드라인을 여러 동료들과 연구중에 있어 향후 가까운 미래에 디지털 덴쳐의 술식이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을 밝혔다. 

* ZERO는 연세대 치과병원 보철과 박지만 교수의 자문을 얻어 현재 어느 과정까지 명확히 디지털로 제작이 가능한지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8월호는 디지털 덴쳐를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중인 여러 장비들과 유저 인터뷰를 뒤이어 소개하며 9월호에는 재료와 소재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상세히 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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