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TP(Time P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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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TP(Time Poor)
  • 최범진 기술연구소장
  • 승인 2019.10.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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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무슨 푸어......

문구의 접미사로 쓰이는 ‘Poor’라는 단어가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게 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또는 투기 등의 목적을 위해 과도한 비용투자와 자금의 운용에 있어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단어가 있다. 또한 자신의 소득이나 수입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주변의 분위기(?)에 따라 무리하게 자동차에 투자해 힘들게 할부나 리스를 이어가는 카 푸어(Car Poor)라는 용어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그리 편치는 않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무슨 푸어니 하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푸~~~ 어!” 하는 한숨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단지 자금의 운용에 대한 압박에서 그 대상과 범위를 넘어 이제는 개인의 시간적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 제약에 부딪혀 마음의 편치 못한 단계가 된 것이다. 물론 타임 푸어의 사전적 의미만을 보았을 때, 시간에 쫓겨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사람이나 간접적인 대상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그로 인해 직장업무와 가정사 그리고 여가 등의 시간을 사용하는데 늘상 부족한 현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러한 타임 푸어는 개인의 잘못으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며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러한 현상들을 자꾸 과거와 비교해 ‘그땐 어땠는데, 지금은 이렇다’라고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지는 못하지만 그 일면에는 우리의 시간 운용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세상에서 부자인 사람과 가난한 사람, 적도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과 극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 그리고 뉴욕과 같은 빌딩 숲에 살고 있는 사람과 진짜 수풀이 우거진 정글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정말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하루에 24시간의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고 모두 그 안에서 자신의 일과 개인적인 시간을 적절하게 사용하며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시간의 운용방법과 형식에 있어 직장에서의 업무에 시간 투자를 더 하는 사람이 있고, 개인의 여가 또는 자유 시간에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운이 좋아(?) 업무와 여가를 동시에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 과연 우리의 현재 생활은 어떠한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예를 들어 주중 과도한 업무로 인해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다가도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내려고 할 때, 주중에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로 꼼짝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침대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타임 푸어의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에 비해 개인의 시간 활용이나 여가 활용 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직장에서의 업무와 관련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스레(?) 심지어 당연시되었던 야근 등도 이제는 권하거나 강요할 수 없는 당연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단 일반적인 분야의 직업군 이야기가 아닌 치과 기공 분야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즉, 업무를 하는데 과거에는 너무도 당연시되었던 야근이나 주말 출근 등 심지어 휴일 출근 등의 사례가 이제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치과 기공소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주말에 치과들은 업무를 하고 평일에 휴무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오히려 주말에 더 바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지만 일반 치과 기공소의 경우 평일에 기공소 전체 직원이 휴무를 갖는다는 것은 실현성이 부족한 부분이다. 즉, 평일은 평일대로 진행되는 업무의 영역이 존재하며 주말에는 거래처인 치과 병/의원들이 진료 업무를 하므로 거래처에 눈치 아닌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평일에도 소위 우리가 야근으로 인식하는 오후 7시에 내일까지 치과로 배송되어야 할 업무가 마무리 안 된 상태에서 하던 일을 놓고 퇴근하는 것에 대해서 경영하는 부서와 일하는 부서 간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타임 푸어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무 시간과 개인의 시간을 양팔 저울이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도록 조율을 잘 하는 것이 최종의 목표라 할 수 있고 제도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것이다.
언젠가 바쁜 치과 기공 업무에 쫓겨 야근도, 주말도 없이 일하던 때에 늘 마음속으로 자기최면을 걸듯 되뇌었던 말이 있었다.
 ‘시간은 내 편이다, 내 편이다’
오늘도 바쁜 일과를 등에 업고 힘든 상황이 오면 스스로 주문을 걸듯 시간은 내 편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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