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ZERO,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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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ZERO,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를 가다
  • 윤준식 기자
  • 승인 2019.12.26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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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뭉친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의 24시
 
국내를 비롯해 세계의 세라믹 보철 관련 학회나 세미나를 둘러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일본인 강사들이다. 세라믹 기초과학 분야에서 일본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지만, 재료와 그것을 다루는 테크닉은 엄연히 다르다. 그렇다면 이들이 세계에서 우리보다 더욱 잘 알려져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또 그들은 치과기공을 어떻게 학습하는지에 대해 국내 유명 강사들도 거쳐왔다는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와 일본의 캐드캠 테크닉 또한 알아보고자 한다.
ZERO는 신년호와 2월호, 2편에 걸쳐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의 하루와 설립자인 ‘Shigeo Kataoka’선생 외 여러 선생들의 치과기공에 대한 철학, ‘Dental BIOVISION’의 ‘Takahiro Tsuji’ 대표가 전하는 기공인생 이야기를 소개한다.
일본 오사카=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 국내 치과기공사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또 유명 세미나 강사의 프로필에서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공사 중에 ‘과연 저곳은 어떤 곳일까?’또는 ‘어떤 교육을 하고 있길래 국내 유명 연자들이 다녀오게 된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며 기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난 7월부터 불이 크게 번진 한·일 무역 분쟁으로 좋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된 와중에 일본과 관련된 기사를 보도한다는 것이 무리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들은 무엇이 다른지, 어떤 부분이 우리와 차이가 있는지, 왜 세계적인 세라미스트는 일본인 위주인지’에 대해 ‘이들의 시스템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은 커져만 갔다.
그러던 지난 11월 25일, 혈혈단신으로 비행기에 몸을 싣고 마침내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 알 수 없었던 그 미지의 장소를 방문했다.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와 만나다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는 간사이 국제 공항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오사카부 히고바시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궁금증에 휩싸여있던 그 곳의 문을 열자 익숙한 장면이 펼쳐졌다. 여느 기공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과 흡사 국내 기공대학의 실습실을 축소한 듯한 느낌은 기자가 떠올리고 있었던 익숙한 학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맹렬히 돌아가는 핸드피스 소리만 있을 뿐, 학생들은 저마다의 고요함 속에서 대단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한편, 그 사이에 많은 이들의 시선을 일제히 받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이곳의 설립자인 Shigeo Kataoka 선생님이었다.
카타오카 선생님은 기자를 환하게 맞이해 주었다.
카타오카 선생님의 첫 인상은 세라믹의 대가답게 사뭇 근엄해 보였고 그 만의 무게감이 있었다. 
 
 
36년의 역사, 서양에서도 많이 찾아
약간의 담소 후 카타오카 선생님은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에 대해 소개했다.
1983년에 설립된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는 매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년간 공부하는 형식으로 주말 코스와 일반 코스, 외국인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말코스는 월 1회로 금, 토, 일요일에 진행하며 1년에 10회, 10개월의 기간으로 진행하고 일반 코스는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평일에 운영한다.
외국인에게는 4주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처음 36년 전에 10명 정도의 인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20명, 30명으로 점점 늘어나 현재 1년 코스는 15명, 주말 코스로 5명 등으로 1년에 약 100여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으며 오사카와 미야자키에서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 코스는 6~8명이 한 조가 되어 4주 코스로 아시아 이외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그리스, 리투아니아, 포르투갈 등 서양에서 많이 찾는 편으로 지금은 오히려 아시아보다 다른 지역에서 학생들이 더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형태 학습을 기본으로 한 교육 컨셉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의 컨셉은 명확했다.
세라믹 기술을 습득하기위한 교육 센터로 설립돼 치아의 명암 표현과 자연치의 형태학을 연구하기 위한 조각 연습, 세라믹 제작 및 형태 수정에 관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기본 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모든 과정에는 자연치아 모델의 형태 조각에 대한 교육이 기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치의 형태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다른 치아의 표면 특성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연습하며 치주 조직과 일치하는 적절한 모양을 마스터하는 것이 목표이다.
형태에 대한 공부 뿐 아니라 세라믹 기술에 대한 교육도 깊이 공부한다.
모델 제작부터 시작해 메탈과 e.Max 및 지르코니아를 사용한 세라믹 빌드업과 Contouring 프로세스를 자세히 배울 수 있다.
 
 
       
그들의 하루는 어떻게 이뤄지나
이곳의 하루는 시작부터 특별하다. 학생들은 오전 9시 20분까지 등원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더 이른 시간에 등원해 석고 카빙을 연습하고 있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시간이 되면 모두 함께 아침 인사를 올린 후 청소를 한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매 시간마다 수업을 하지 않고 자율적인 연습을 기본 바탕으로 선생님들과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선생님들도 개인마다 업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자 무서우리만큼 적막했다. 석고를 조각하는 소리만 적막을 깨고 들렸을 뿐이었다. 보통의 기공대학과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었기에 기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기본에 충실한 자유로운 수업
학생들은 기본에 매우 충실하고 있었다. 모델과 최대한 비슷하게 조각하기 위해 자를 이용해 치수를 측정하며 향후에는 감각을 손에 익혀 자를 이용하지 않고도 조각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었다. 그저 단순한 카빙이 아니었다. 자연치 중에서도 가장 최적의 모델을 보며 대학시절 배웠던 형태를 표현하는 것을 넘어 치아를 관찰하는 시야를 넓히고 면과 면, 점과 점의 형태를 하나, 하나 복사하고 있었다.
수업은 매일 석고 카빙 체크를 기본으로 한다.
학생들은 중간마다 선생님들께 자유롭게 질문하고 선생님들은 수정할 부분이나 미비된 부분을 세심하게 설명하며 소통했다. 
다른 수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선생님들마다 담당하는 요일이 다른데, 각자 정해진 요일에는 이론 수업과 핸즈온 강의를 진행한다. 수업 외에는 각자 자유롭게 연습하는 편이다. 석고 카빙이 기본이지만 스테인을 연습하는 학생, 빌드업을 연습하는 학생, 캡을 다루는 학생 등 본인들이 더욱 시간을 쏟고 싶은 분야에 대한 연습을 위주로 학습한다.
 
 
     
열정과 투자, 성장의 밑거름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에는 푸른 눈을 가진 학생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외국인 코스로 4주 동안 학습에 참여한 학생들인데, 포르투갈에서 이 먼 극동아시아까지 찾아온 학생도 있었다. 강사진에도 특별한 선생님이 있었다. 러시아 출신인 Alex 선생님은 구강 사진술과 스테인 기법을 강의하며 기본 석고 조각도 틈틈이 교육하고 있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한 Alex 선생님의 강의가 끝나자, 학생들은 아침과 마찬가지로 함께 인사하며 청소를 시작했다. 이것이 하루의 마무리라고 한다.
모든 일정을 마쳐도 학생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남아 석고 조각 연습을 위주로 개인 자습을 시작했다. ‘그 선생에 그 제자’라고 했던가.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로 학생들과 함께 남아 질문을 받아주고 한명씩 꼼꼼하게 확인해주고 있었다.
오후 7시, 짧은 머리의 남학생의 하교를 마지막으로 트레이닝 센터의 불이 꺼졌다. 숨가쁘게 달려온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하루가 끝난 것이다.
  
 
     
 
기공사로서의 기본 정신 되돌아봐야 할 때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에 걸쳐 정들었던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의 취재를 마무리했다.
첫 만남에는 어색해했던 학생들도 밝게 웃으며 담소를 나눴고, 선생님들의 철학과 기공사로서의 기본자세를 들을 수 있었다. 어느 새 정이 깊게 들었는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고 마치 할아버지를 두고 먼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손자와 같은 마음이 들어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이틀간의 취재 끝에 어떤 점이 우리와 다른지 깨닫게 됐다. 형태 학습을 위한 좋은 자연치 모델이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과 ‘열정’ 우리는 이 두 단어를 바쁜 일과 피곤에 젖어 마음 속 한 켠에 묻어놓은 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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