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Sense] 결혼이 준 인생과 기공일의 ‘전환점’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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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 Sense] 결혼이 준 인생과 기공일의 ‘전환점’을 생각하다
  • 김성아 유경덴탈워크 디자인팀장
  • 승인 2020.06.25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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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치과기공사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여성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기공사라는 직업 자체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치과기공사들의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타이트한 업무 강도와 출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Woman Sense는 여성치과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고백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결혼과 신혼여행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깨닫게 된 김성아 유경덴탈워크 디자인팀장의 원고를 게재한다.

 

나는 올해 2월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 중 하나인 결혼을 맞이했다.

어느 순간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됨으로써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전환점은 내게 큰 행복과 기쁨을 선사했다. 더불어 나의 기공인생도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결혼 준비는 평소 일과와 같이 마냥 행복하게 준비하는 나날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신경 쓸 일도 많았고 하기 싫은 숙제를 마지못해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다들 ‘그때가 재밌었지’ 하시는 주위 선배님들의 말씀도 들어가며 준비하곤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부분이 바로 신혼여행기간동안 기공소의 내 업무와 관련된 문제였다. 휴가 일주일, 이렇게 긴 기간을 통째로 쉬어본 적이 없었다. 11년 동안 기공일을 하면서 한 번의 이직, 그때 2주 동안 휴식을 취했던 것이 전부였다. 재직 중에는 이렇게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워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또 디자인팀의 팀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매일 적지 않은 양의 업무를 하고 있던 나였다. 그리고 내가 혼자 맡아서 작업하는 부분들도 더러 있었다. 몇 달 전부터 그 일주일을 위한 인수인계를 시작했다. 나도, 팀원들도 걱정이 매일 앞섰다.

그리고 얼마 후 행복한 결혼식을 마치고 유럽 신혼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 로마, 바티칸을 거쳐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고 돌아왔다. 이것이 나에게 작은 전환점이 되었다. 바로 생각의 전
환점이었다. 로마에서의 여행은 너무나도 좋았다. 생각보다 도시가 방대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유적들과 예술작품들이 널려있었고 그곳을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날씨 또한 화창했다. 모든 게 화사했고 바티칸시티, 로마는 너무나도 좋은 기억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다음 여정인 파리로 향했다. 사실 파리는 모두의 로망이지 않은가. 부푼 기대를 안고 공항을 나왔다. 첫날은 비바람이 불었고 생각보다 너무 추운 스산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드디어 파리에 왔구나’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했다. 에펠탑과 개선문, 몽마르뜨 언덕, 베르사유 궁전, 오르세 박물관 등등 내가 여태껏 가보고 싶었던 곳을 방문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작품들을 실제로 보게 되어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그리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이번 여행을 통해 얻게된 전환점에 대해 생각해봤다. 생각 끝에 깨닫게 된 것은, 주위 환경에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왔던 ‘나’였다. 날이 좋을 때 여행한 것은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어도 ‘너무 좋다. 이게 바로 여행이구나’라는 느낌을 팍팍 받았는데, 파리에서는 스산한 날씨 속에 긍정적인 감정을 덜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만약 좋은 날씨속에서 파리여행을 했었다면 이렇진 않았으리라.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날씨라는 하나의 변수에 의해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 이게 바로 내가 이번 여행에서 느낀 생각의 전환점이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업무에 복귀하게 됐다. 많은 걱정과는 달리 나에게도, 우리 팀에게도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일단 각자의 역량을 체크할 수 있었다. 할 수 있는데 늘 하던 것만 하다 보니 능력이 정체되어 있었던 것이다. 조금 힘들었겠지만 각자 발전의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로써 더 크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됐다. 결혼은 나에게는 자의적인 전환점이었고, 우리 팀원들에게는 ‘팀장님의 결혼으로 인한 부재’ 라는 타의적인 전환점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모두 저마다의 전환점이 있다. 전환점이란 그동안 익숙했던 것들을 자의든 타의든 새로 시작하는 것,그래서 전환점은 기회이고 희망이다.
나는 앞으로도 크고 작은 다수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다. 결혼과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출산과 육아라는 전환점과 그것으로 영향을 받을 나의 기공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어떤 전환점이 될지, 또 언제 다가올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아마 희망적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닥쳐오는 전환점들을 기꺼이 맞이하고 지난다면 우리 인생은 아마 반짝반짝 빛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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