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r Interview] 노력은 배가 되어 돌아올 것, “좋은 기공사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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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r Interview] 노력은 배가 되어 돌아올 것, “좋은 기공사 꿈꾼다”
  • 윤준식 기자
  • 승인 2020.07.24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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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단단히 다져 지식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기회 포착해야

퀴리 부인으로 잘 알려진 마리 퀴리, 우리나라의 신사임당 등 모든 역사적인 여성 인물들은 나름 그 시대에서 본인의 사회적 활동과 육아를 병행했던 워킹맘들이었다. 이와 같이 김현정 드림치과 보철 팀장도 이 시대의 워킹맘이다. 두 아이를 키우며 치과기공사로, 또 세미나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작은 체구임에도 선명한 눈빛으로 아우라를 뿜어냈다.

기공사로서 좋은 본보기로 남고 싶다는 김현정 드림치과 보철팀장의 기공 인생 히스토리를 들어봤다.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 치과기공사를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또 팀장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당시 치과기공사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직업이 아니었어요. 그러다 IMF 이후 취업률이 높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이미지로 인해 보건계열 직종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군인이셨어요. 엄하기도 하셨지만 가정적이기도 하셨죠. 아버지께서 제 성격을 잘 파악하고 계셨던 것 같아요. 조용히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꼼꼼한 편인 걸 아시고 치과기공사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입학원서를 제출하러 갔는데 재학중이던 선배님들이 나와계셨어요. 입학만 하면 많은 돈을 벌수 있다는 말에 설레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교 입학 초기에는 그저 대학생이 되었다는 해방감을 만끽하느라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었어요(웃음). 학구파도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선배님들이 제가 졸업하고 계속 기공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신기해하신다니까요?(웃음)
 
▶ 학창 시절을 포함해 기공인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들이 있으신지요.
1학년 재학 시 3학년 선배님이 우리는 면허증과 졸업장만 있으면 된다고 하셨던 조언을 참 잘 들었던 것 같습니다. 취업하면 즐길 틈도 없을테니 대학 때 즐기자 생각했었죠. 학창 시절보다 취업 후 전환점이 생기고 빈틈 많았던 제가 단단해 진 것 같아요.
2년차에 라바 밀링센터로 이직하게 되었는데, 당시 소장님께서는 포세린 세미나도 하시는 실력있는 분이셨어요. 1년차 시절, 왁스 조각을 했었던 제게는 포세린 빌드업만으로 자연치를 그대로 묘사하시는 소장님을 보고 꼭 배우고 싶다는 의욕이 솟아났습니다. 또 지르코니아 블록과 캐드캠 도입 초반이어서 독일에서 가브리엘 씨가 직접 찾아오셔서 지르코니아와 관련해 교육을 해주셨는데, 세계 각국을 방문하며 본인이 갖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고 지식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나 감명깊고 멋져보였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세미나 연자에 대한 꿈이 저도 모르게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 신구덴탈 아카데미에서 세미나 강사 활동을 이어가고 계신데, 신구덴탈과의 만남에 대한 히스토리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어찌보면 신구덴탈과의 만남이 제 기공인생의 두 번째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육아 휴직기를 보내고 다시 기공사로 돌아와 드림치과에 입사했을 때 1~2년 정도 다시 적응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그 시기에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았어요. 단순한 밥벌이가 아닌 무언가 성취감을 느끼고 의미있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우연히 노리타케 콘테스트 전단지를 보게 됐고 도전했는데 운이 좋게도 2위를 수상했습니다. 그 계기로 열정이 다시 살아났고 신구덴탈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 워킹맘으로서 세미나 및 인스트럭터 활동이 체력적으로 힘드실텐데 꾸준히 활동하실 수 있는비결이 궁금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떻게 다 했나 싶어요(웃음).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결혼 후 아이를 둘이나 키우고 있는 제가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인스트럭터까지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워킹맘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동등한 입장에서 주어진 일을 소화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또 지금은 아이들에게 전업주부 만큼의 정성을 쏟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를 응원해주고 자랑스러워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힘을 내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 최근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여성 치과기공사들이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을 끊지 못하고 있는데요, 팀장님은 어떤 경험을 하셨고 극복하시게 됐는지, 앞으로 여성치과기공사의 경력단절과 관련해 바뀌었으면 하는 제도나 바라시는 점이 무엇인가요?
저 역시도 출산 후 계속 일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공사라는 직업이 손기술을 요하는 기술직이라 공백이 있어도 그동안 잘 다져놓은 실력이 있다면 손이 기억을 합니다. 다른 직업군에 비해 큰 장점이죠. 실력을 잘 다지고 일하는 곳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분이라면 충분히 이어가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기공사는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탄력근무제가 도입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또래 여성 친구들 중 지금까지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비율이 매우 낮아요. 그 부분에 있어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이전에 비해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출산휴가와 육아 휴직 등의 제도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육아휴직을 시행하는 사업주에게도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가 기공계에도 자리잡고 근무 시간을 배려해주신다면 경력 단절 및 인력난이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강사로 활동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또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지 듣고 싶습니다.

취업 후 베이스 작업부터 조각, 캐드캠 업무를 거쳐 세라믹과 치아형태를 익히기 위해 업무를 마치고 새벽까지 루트 폼을 만들던 노력들, 잠시 CAD/CAM 회사의 교육팀에 입사해 교육을 담당하고 기공사에게 생소한 컴퓨터 업무를 전달하기 위해 애썼던 순간들, 지금의 치과에서 환자가 만족하는 세라믹을 만들기 위해 매 케이스마다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고 더 잘해보려고 노력한 것들이 큰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당연히 작년에 있었던 노리타케 페스티벌이죠. 제 기공인생에서 아주 큰 이벤트였어요. 많은 청중들 앞에서 세계적인 선생님들과 함께 강연했다는 것이 너무나 큰 영광이었습니다. 큰 무대였던 만큼 심적인 부담도 컸었지만 제게는 큰 경험이 되었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 보통 라미네이트와 심미 보철을 어려워하는 편인데 팀장님은 어떻게 접하게 되셨고 또 이렇게 잘하고 계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드림치과에서 라미네이트와 심미보철을 많이 접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기공실에 있다보니 최종결과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 구강에서 어떻게 보철물이 작용하는지를 잘 기억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깊이 관찰했죠. 또 교정과도 함께 있어 자연치가 그대로 살아있는 모형을 얻을 수 있었어요. 그 모형들을 모아놓고 케이스마다 비슷한 자연치가 담긴 모형을 찾아보고 참고해서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심미보철이 어려운 점이 환자 개인마다 아이디얼한 치아나 악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인데요. 이럴 때마다 모아놓은 자연치 모형을 보고 노력했습니다. 또 환자분의 피드백을 바로 바로 얻을 수 있었고 결과에 만족하셔서 감사의 인사를 건낼 때, 열심히 만든 보철이 구강내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네요.

▶ 강단에 오르는 것을 꿈꾸는 학생이나 후배 기공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치과기공이라는 것이 단기간에 습득되는 기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알아야 할 지식도 많고, 또 그것을 손으로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도 막막하고 멀게만 느껴질 겁니다. 저 역시도 그랬던 것 같고요. 기본적으로는 기초를 단단히 다져야하고 이것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합니다. 저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을 공감합니다. 힘들지만 노력하면 그 노력의 대가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점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매 작업마다 정성을 들이면 그 지식이 쌓여 6개월, 1년 혹은 수년 뒤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또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과 결과에 대해 고민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오늘 끝낼 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내가 잘못한 점을 고쳐나가며 그 안에서 나만의 노하우와 일정한 루틴을 만들고 터득하면 더욱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과거보다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졌고 접근하기도 쉬워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실력을 쌓고 내공을 다지면 SNS와 콘테스트 등 자신을 알리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들을 통해 충분히 성장할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미래의 팀장님 모습을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어떤 모습이 상상되시나요?
가까운 미래라면, 계속 열심히 기공사의 길을 걷고 있는 제가 떠오르네요. 지금은 아이들이 캐어가 필요한 시기이지만, 3~5년 후에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서 제가 조금 더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이 보이네요(웃음).
또 저년차 시절에는 모든 것들이 빨리 배우고 싶었고 급하게 지내온 것 같은데,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오랫동안 즐겁게 기공일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학생들과 후배 기공사분들에게 좋은 본보기로 남고 싶고 더욱 실력있는 세라미스트가 되어 사진집을 만들어보는 것도 목표중에 하나입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은?
요즘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관리가 최고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게 된 것도 같아요. 그동안 하고 싶으셨던 일들을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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