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호오이~ 호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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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호오이~ 호오이~
  • 최범진 박사
  • 승인 2020.07.24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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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이 호오이’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에서 둘리가 마법을 부릴 때 내는 소리이다. 위급한 상황에서 또는 고길동을 괴롭힐 때 주문을 걸어 멋진 마법으로 위기에서 탈출하곤 한다.
물론 이 소리는 숨을 참고 깊은 바닷속에 잠수해 해산물을 채집하며 살아가는 해녀들의 숨소리이기도 하다. 일명 ‘숨비소리’라고 하는 이 숨소리는 거의 3분 가까이 숨을 참으며 바닷속에서 일을 하고 수면위로 올라와 ‘호오이~ 호오이~’ 소리를 내며 깊은 호흡을 하는 소리이다. 이때 한 번에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많은 양의 산소를 들이마시게 된다. 이 한 번의 긴 호흡을 몇십 번 반복하며 바닷속에서 자맥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해녀들은 그 경력과 실력에 따라 상군, 중군 그리고 하군으로 나뉜다. 정확히 년차의 개념에서 기준은 없지만 당사자의 자맥질 능력과 얼마나 깊은 곳까지 내려가서 작업하는지 또, 얼마나 멀리 나가서 작업하는지에 따라 그 군이 나뉘게 된다. 여기에도 해녀들만의 작업에 대한 나름의 룰(?)이 존재하는데 상군에 속한 해녀들은 중군이나 하군의 해녀들의 작업 영역에서 수산물 채집을 할 수 없고, 중군에 속한 해녀들도 하군의 해녀들이 작업하는 영역에서 수산물 채집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소 간단해 보이지만 경력이 쌓임에 따라 아래에서 위로는 능력에 따른 이동이 가능하지만 한 번 올라간 등급 군에서 작업을 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본인보다 하위 군의 해녀들이 일하는 영역으로는 내려올 수 없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한 번 올린 당구의 점수(다마수)는 내려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실질적 경력이 쌓여야만 하군에서 중군, 중군에서 상군으로의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업무의 이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상위군에 속할수록 더 멀리 나가야 하고, 더 깊은 바다에서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해녀의 실질적인 능력 즉,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 번 상위군으로 자신의 포지션을 올리면 하위군이 일하는 곳에서는 절대 물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하위군에 속한 해녀들의 수확량과 수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소 냉정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렇게 되었을 때 그들만의 일에 원칙이 세워지고 상위군의 해녀들에 의해 소득감소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 또한 상위군으로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어려운 부분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기 때문에 쉽게 판단하거나 단기간의 수확량만을 가지고 결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로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원칙에 어긋(?)나는 현상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대기업은 자본력과 보이지 않는 힘을 통해 소위 동네 상권을 위협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들의 몫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견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리 환영받을 만한 상황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치과기공계는 어떤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요즘 여러 가지 여건으로 인해 작은 규모의 기공소는 경영이나 운영에 있어 쉽지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 날로 상승하는 인건비와 재료 및 장비 관련 비용, 반대로 낮아지는 기공수가, 기타 부대비용 등 지출항목만을 열거해도 꽤 많은 부분이 소규모 기공소의 경영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아울러 우리 치과기공사들의 근무 시간 등을 감안해 업무시간대비 생산성과 수익성을 본다면 결코 높지 않은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경기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오늘날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영향을 주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름대로 자구책을 구상하며 업무에 임하게 되는 우리 치과기공사의 경우 당연히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게 일하고 있으며 그 업무의 바탕에는 국민 구강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기사로서의 사명감과 열정을 기본적으로 의식하고 있다. 치과기공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기공소 나름의 자구책과 매출 증대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소 작은 규모의 기공소와 큰 규모의 기공소가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업무를 하고 있지만, 자본력과 기공물의 수가 경쟁력이라는 부분을 감안해 보게 된다면 그 스토리는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율경쟁이라는 부분에 있어 어떤 것이 맞고 틀리고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하면서 상위군으로의 이동을 꿈꾸는 치과기공사 선생님들에게 이미 상위군에 속해있는 집단에서는 상생을 위해 지킬 부분이 있다면 지키며 일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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