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Note] 소통의 기본은 토킹 스틱(Talking St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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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Note] 소통의 기본은 토킹 스틱(Talking Stick)
  • 신종우 교수
  • 승인 2020.10.29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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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쳐(Shut up)!”
참으로 듣기 거북한 ‘입 닥쳐’라는 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1차 TV토론장에서 바이든 후보 발언 도중에 시종일관 끼어드는 트럼프에게 바이든이 한 이야기다. 한 마디로 민주주의 나라로 선봉에 있는 미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선 주자들의 대화형식으로는 국격이 너무나 떨어지는 모양새다.
물론 대한민국의 2020년 국회 국정감사도 예외는 아니다. ‘국정감사(國政監査)’는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비롯한 여타의 국가기관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감사이다. 역시나 21대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여·야 의원 간 고성과 막말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 마무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름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의 토론 및 감사 진행행태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할 수 있는 대목으로 우리의 일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해도 실언이 아닐 것이다.

토론이나 회의진행 방식에 원주민들의 ‘토킹 스틱(Talking Stick)’을 이용하도록 하여 일상의 습관으로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토킹 스틱은 회의나 토의할 때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거나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칙을 정하고 토킹 스틱을 들고 있는 사람만 발언권을 주는 회의 방식이다. 사실 토킹 스틱의 진정한 의미는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경청)으로 한사람이 말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끼어들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말을 모두 경청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토킹 스틱은 말하는 것을 도와주는 도구가 아니라 경청을 도와주는 도구로 필자 또한 소장하고 있는 애장품 중 하나이다.
토킹 스틱의 기원을 살펴보면, 아메리카 원주민 ‘이로코이(iroquois)’족이 회의 때 사용하는 1.5m 길이의 막대기이다. 인디언 원주민 중에서 이로코이라는 연방은 여러 부족이 연합으로 모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분쟁이나 다툼이 거의 없는 연방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연방 추장의 지팡이에 있었는데 회의나 논쟁을 할 때 이 추장의 지팡이를 들고 있는 사람만 발언권을 주는 것으로 지팡이를 들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말하도록 했고 나머지는 경청하도록 했다. 발언자는 자신의 뜻을 모든 사람이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 후 다음 사람에게 지팡이를 넘겨준다. 이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과 논쟁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이를 통해 모두가 자기의 의견을 충분히 말하도록 했고 과반의 요구를 따라 소수가 굴복하는 형식이 아닌,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제시하게 되는 민주적 토론 방식이다.

 

이처럼 원주민들도 민주적 회의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고의 교육을 받고 있는 현대인들은 다소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경청보다는 아집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아집(我執)은 생각의 범위가 좁아서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 중심의 한가지 입장에서만 사물을 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방식으로 한번 빠지면 잘못된 버릇으로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교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토킹 스틱을 회의나 토론에서 이용할 때에는 제한된 시간 내에서만 말할 수 있도록 규칙이 필요하다. 규칙으로 발언의 주제와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 감정을 전달하려다 보면 말의 논리가 없거나 중복된 말을 다수 하게 되어 시간이 길어지거나 회의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토크계의 전설인 래리 킹(Larry King)은 ‘말을 제일 잘 하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자기 말보다 상대방이 하는 말에 집중해 주는 것이 대화를 잘 하는 방법이라는 이야기이다. 발표를 마칠 때까지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것은 상대의 자존감을 크게 높여주는 일로 관계형성에 매우 유용하다.
이처럼 인간관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도 경청일 것이다.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태도로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적극적 경청이야 말로 사람들과 두루 원만하게 지내고 평생 지속될 우정을 쌓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소통의 방법이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글로벌 세상에서는 서로가 이해해주고 협력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원주민 인디언들의 토킹 스틱 회의문화를 교육현장에 적용해 습관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인디언 토킹 스틱 이야말로 대화와 회의 문화에서 필요한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대표적 경청 명언을 소개해 보면 첫째, 카네기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경청의 태도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나타내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 가운데 하나다’, 둘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다른 사람의 말을 신중하게 듣는 습관을 길러라. 그리고 가능한 한 말하는 사람의 마음속으로 빠져들도록 하라’ 그리고 셋째, 딘 러스트의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등이 있다.
위의 명언에 필자 또한 부족한 것이 사실로 말(Talking) 보다는 경청(Listening)하는 학습의 자
세로 살아갈 수 있도록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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