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한국석고 제조기술 국산화로 애국(愛國)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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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한국석고 제조기술 국산화로 애국(愛國)의 길을 걷는다
  • 윤준식 기자
  • 승인 2020.12.2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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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제품 위한 부자(父子)의 도전과 열정

㈜한국석고는 1968년 이후로 지금까지 석고 산업 분야 한 길만을 우직하게 걸어온 기업이다. 해외 기술 위주였던 시대에 제조 기술 국산화에 매진하며  현재 한국의 석고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치과용 석고인 ‘KOROCK’을 출시하며 치과용 석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 품질의 석고를 제조하겠다는 사명감과 뚝심있는 기업가 정신을 창업주인 류영조 대표 회장과 그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아들 류지호 대표 이사를 통해 들어봤다.

부산 =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대한민국의 석고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
부산광역시 강서구 서낙동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석고는 2015년 설립해 현재 중국의 원료 광산을 담당하는 지사를 포함, 8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기업이다. 표면적으로는 불과 5년의 업력이지만 한국석고의 역사는 대한민국 석고산업 역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여기에는 대표자인 류영조 회장의 살아 숨쉬는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는 1968년 고향인 경북 경산에서 처음 석고를 만들기 시작해 도자기 공장에 납품하며 맨몸으로 석고산업에 뛰어들었다.  
류영조 회장은 “당시에 도자기형재용이라는 도자기 형틀을 만드는 석고를 처음 만들었죠. 그 시절에는 일본제품이 국내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를 처음 만들어서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했어요”라며 “최고의 원료를 위해 중국의 고비사막부터 최남단 운남성까지 광산이라는 광산은 모두 뒤졌어요. 아프리카, 모로코 등 세계를 누볐죠”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당시 모로코 원광석에 대한 전 세계 판권을 일본이 독점하고 있어 구매하기 힘들었다. 한번 구매 하려면 1만톤에 달하는 양을 구매해야 했기에 엄청난 자금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이 때 류영조 회장은 어려움에 부딪혀 석고업에서 손을 놓을 지경에 이르렀고 그 결과 다른 사업을 모색해 토건업을 운영했던 시기도 있었다. 

다시 타오른 불씨, 굽히지 않은 신조
하지만 때마침 국내의 분필 제조 기업들이 류 회장이 제조한 석고를 사용해 본 후 품질을 인정하며 기술이전을 부탁했다. 류 회장은 “왜 그 좋은 기술을 사장시키려 하느냐, 국가적으로 손해 아니겠느냐 라는 한마디에 고민했어요”라며 “결국 기술 교육을 위해 모 기업에 몸을 담게 됐죠”라고 전했다. 꺼져가던 한국 석고굴기의 촛불이 다시 켜지게 된 순간이었다. 
류 회장은 “3개월을 예상했던 작업이 한달 반만에 완성이 됐습니다”며 “결국 기술이전을 위해 3개월 정도만 몸담으려던 그 회사에서 정확히 20년을 근무하게 됐죠”라고 기억을 되짚었다. 그는 좋은 품질의 석고를 만들어 국가에 공헌하고, 세계의 1인자가 되지는 못할지언정, 국내에서만큼은 1인자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일본어와 중국어를 공부하며 밤잠을 지새웠다. 
하지만 결국 시대가 흘러 산업에 변화가 일어나는 와중에 본인의 이상을 실현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자 한계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 
류 회장은 “그 당시만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아주 열악한 환경 속에 살았어요. 작은 회사라도 대기업 못지않게 대학교육까지 학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며 “하지만 경영주들의 생각은 달랐나봅니다. 그 때 이 이상은 어렵겠구나하고 깨닫게 됐죠”라고 털어놓았다.

부자유친(父子有親)으로 일궈낸 기술력
류 회장은 그렇게 석고 산업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아들인 류지호 이사가 이를 가업으로 계승했고 석고분야에 대해 수년간의 밤을 지새워 공부하며 모든 실험과 연구, 생산을 도맡았다고 한다. 그 결과 석고 원료 공급부터 출발해 1998년에 식품 분야로 석고를 납품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모 굴지의 기업을 비롯해 다수의 식품 기업과 거래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일본 및 동남아, 중동 등지에 석고를 수출하고 있다.   
류지호 이사는 “유통과 식품 방면의 사업에 안정화를 이루고 나니 제조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라며 “다른 사업을 했다면 돈은 많이 벌었겠지만 아버님의 기술이 너무 아까웠고 치과용은 아버님의 꿈이셨어요. 또 아버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치과용 석고 분말 제조에 뛰어들게 됐습니다”라고 전했다. 
류영조 회장은 “한편으로는 좋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어렵고 힘들 것을 알고 있기에 강하게 반대 했었습니다”라며 “국내 치과용 석고 시장 규모와 판매구조상 너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었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했던가. 류 회장은 아들의 도전을 허락하며 그의 곁에서 기술은 물론, 정신적 지주 역할을 담당했다. 결국 류 부자(父子)의 고집과 노력으로 치과용 석고 제조 기술 완성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게 됐다.    
류 회장은 “류 이사 덕분에 세계적인 제품에 못지않은 석고를 제조하게 됐습니다.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류 이사가 대신 이뤄줬죠”라며 “부모로서는 그 이상 흡족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미소지었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이 바로 ‘KOROCK’이다.

 

최소의 팽창률, 높은 강도 구현에 성공하다
KOROCK은 강도와 팽창률에서 가장 고급 제품으로 주로 임플란트와 캐드캠 모델용에 사용하는 ‘KOROCK 20 프리미엄’과 일반적인 초경석고인 ‘KOROCK 20’, 경석고 ‘KOROCK 23’, 일반석고(Plaster)인 ‘KOROCK 70’이 있다.  
특히 초경석고와 경석고 제품은 소비자들의 요구와 선호도에 맞춰 다양한 분말 색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캐드캠 모델을 위해 스캐너 광원의 반사를 고려해 일반적인 골든브라운의 색보다 조금 더 짙게 개발했다. 
석고는 경화 팽창률과 최종경화 후의 강도, 매우 조밀한 입자로 기포 발생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 핵심인데, 0.01mm의 오차도 크게 작용하는 정밀한 치과보철물 제작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또한 치과용 석고는 모델 작업 시 작업치의 재현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작업해야할 공간을 부여하는 적층 공간(Base)이 잘 형성돼야하는 것도 핵심이다. 정확한 혼수비로 교반해도 적층 시 흘러내림이 심해 혼수비를 조절하게 되면 최대한의 물성을 발휘하기 힘들뿐더러 작업 공정 자체도 길어진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 더욱 다루기 힘들다. 한마디로 조작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한국석고는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류 이사는 임상 허용 범위 이내의 최소한이며 균일한 팽창률, 더욱 높은 강도를 실현하기 위해 밤낮으로 애썼다고 한다.
그는 “KOROCK은 입자가 매우 조밀해 곱고 부드럽지만 적층 시 무너지지 않고, 강도가 강하면서도 쏘잉 시 깨져나가는 현상도 없다는 강점이 있습니다”며 “사용해보신 몇 분의 소장님들께서 최소의 팽창률과 조작의 용이성, 높은 강도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석고라는 좋은 평가를 내려주셨습니다. 모델에서의 오차로 발생하는 리메이크에 대한 걱정이 말끔히 사라졌다고 말씀하시더군요”라고 전했다.

품질 위해 이익 뿌리쳐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한국석고였기에 류지호 이사는 고난이 많았다고 한다. 
류 이사는 “초기에는 국내 치과용 석고 시장은 규모가 작고 가격이 국산 제품치고 비싸다는 평이 많아 힘들었다”며 “가격을 낮추면 품질이 위태롭다. 영리만을 위해 기공 작업의 기초인 석고의 품질을 낮추고 싶지 않아 직접 발로 뛰며 조금씩 넓혀나갔고 품질이 매우 좋다는 입소문을 타게 돼 현재는 소수의 업체를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가격 보다는 제품 그 자체를 봐주셨으면 합니다. 가격을 낮추면 품질은 떨어지기 마련이거든요”라며 “아직은 저희 한국석고의 브랜드 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진정성 있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겸손의 말을 전했다.  

디지털 시대, 석고의 중요성 사라지지 않을 것 
한국석고가 바라보는 치과용 석고 시장규모는
작지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3D 프린터로 모델을 출력하는 시대에 과연 한국석고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류지호 이사는 “작은 시장 규모에 3D프린터와 구강스캐너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없지 않겠냐는 우려는 수년전부터 나왔습니다”라며 “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석고 시장에서도 가장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치과용 석고는 특히 빨라요.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많죠” 라고 피력했다.   
또한 “석고가 치과와 기공소에서 금방 없어질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치과 시장에서 석고만큼 완벽한 모델을 만들어주는 제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앞으로 더욱 디지털화되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날로그 시장도 있고 국가마다 기술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미래가 마냥 어둡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학자금 지원 등 직원 복지 실현 꿈 꿔  
“경영철학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류 이사에게 늘 강조하는 신념이 있습니다” 
류영조 회장의 철학은 ‘국내 최고의 품질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와 ‘제조업을 운영할 때는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한다’ 는  이 두 가지이다.  
류 회장은 많은 부를 얻지 못하더라도 공부를 끝까지 하며 최고가 되어 국가에 이바지하는 것이 제조업을 운영하는 사람의 신념이 돼야 한다며 아들인 류 이사도 이런 생각을 갖고 한 분야에서 기억에 남을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
그는 “젊었을 적부터 꿈이 있었어요. 근로자들이 자녀 교육은 철저히 시킬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도록 학자금 지원이나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욱 노력해서 규모가 커지면 가장 우선적으로 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류 이사는 “우리네 인생에서 돈을 버는 것은 좋은 사람들에게 베풀기 위함이 아니겠습니까?”라며 “버는 만큼 베푸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세계적 기업 토대 마련에 집중할 것  
한국석고는 KOROCK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관계로 향후 일정 기간 동안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고 홍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필요하다면 사업의 다각화도 고려하고 있다. 
류영조 회장은 “앞으로 류 이사가 해줬으면 하는 방향은 기업이 국내외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특수공법을 연구해 좋은 원료를 이용해서 세계적인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한다면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라며 “돈을 벌 생각 보다는 본인이 연구, 개발에 노력해서 세계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긍지를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라고 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류 회장의 집념과 류 이사의 패기가 함께 만난 한국석고는 디지털 시대에도 굳건히 대한민국 석고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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