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Speech] 백성에게는 천사, 신하들에게는 악마였던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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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Speech] 백성에게는 천사, 신하들에게는 악마였던 세종
  • 권영국 소장(베스트라인치과기공소)
  • 승인 2021.03.25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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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 후손들은 교훈을 얻는다. 현대인들의 지나온 삶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측면에서 역사는 중요하다. 치과기공사로서는 드물게 역사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는 권영국 베스트라인치과기공소장(비전포럼 명예회장)의 색다른 역사이야기를 지면에 담았다.

역사를 말할 때 왕의 이야기는 그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종! 이순신 장군과 더불어 우리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에 한 분이기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조나 연산군 같은 임금은 이놈 저놈 하며 막말을 할 수 있지만 세종은 절로 존댓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진심으로 존경하기 때문일 것이다. 해시계, 물시계, 혼천의, 칠정산, 훈민정음 등 우리 역사에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기신 것도 그렇지만 그의 업적의 궁극적인 목적은 백성을 위한 애민의 마음이 깊게 깔려 있기에 그를 높게 평가하고 싶다.
백성들은 성군이라며 칭송이 자자했지만 그 반대급부적인 상황을 보면 그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했던 신하들의 입장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세종은 세자로 책봉되고 불과 10개월 만에 조선의 4대왕 세종으로 등극하게 된다. 관료가 열심히 일하면 백성은 살기 좋아진다는 원칙을 갖고 국정을 운영하셨으니 신하들은 죽을 맛이었을 게다.

 

세종 시절에는 지금도 그 명성이 자자한 대표적인 신하들이 있었는데 바로 황희. 맹사성. 김종서. 신숙주 같은 탁월한 충신들이다. 이중 황희 정승의 일화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사실 황희는 장자 계승원칙을 주장하며 세종의 즉위를 반대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은 그를 중직에 기용한 것으로 봐서 그 그릇의 크기를 대략 짐작할 수 있겠다.
또한 세종은 신하들을 퇴직시키지 않은 왕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황희 같은 사람이 “전하 내가 나이가 먹어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려 이제 그만 퇴직을 해야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세종은 “무슨 말씀이십니까? 더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퇴직을 안 시키니 울면서 86세까지 일을 했다.
본인이 죽어야 공직도 끝나는 상황이니 신하들 입장에선 실로 대단한 악덕업주가 아니었나 싶다. 여기에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다. 한 신하의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이제 삼년상을 치러야 하는데 세종은 장례가 끝나자마자 “이제 그만 돌아오시지요. 부모 잃은 슬픔이 삼년상을 했다고 가실 수 있겠습니까?”하고 한우 선물 세트를 보냈다. 당시 관습이 상중에 고기는 금기되어 있고 먹게 되면 그 상은 끝나는 것이었다. 임금이 하사한 음식은 무조건 먹어야 하니 신하는 “전하, 망극하여이다”하며 울면서 고기를 먹고 궁궐에 다시 불려갔으니 악마가 따로 없었던 것이다.
사실 백두산 호랑이로 알려진 김종서도 너무 과로에 시달려 세종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방의 4군 6진도 본인이 자처해서 갔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하물며 훈민정음을 완성해 반포식이 있었던 중요한 날, 집현전의 학자들은 반도 참석을 못했다고 한다. 대부분 과로로 병이 나서 몸져누워 있었던 것이다.
세종이 백성을 사랑한 마음이 컸던 만큼 그를 도와 국정을 운영했던 신하들은 과중한 업무로 피를 말리는 고단함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 대가로 우리는 한글이라는 익히기 쉬운 문자를 갖게 되어서 지금 우리는 휴대폰 문자도 쉽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백성의 안위를 위해 신하들도 힘들었고 당신도 몸도 아끼지 않으셨기에 조선 전기 최고의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백성이 없다면 과거의 임금도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지금의 대통령과 국무총리도 국민이 없다면 어디에 써먹는 자리이겠는가? 국민이 주는 녹을 먹고사니 주인은 국민이고 공직자들은 고용된 사람들인 것이다.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작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복잡한 세상에 전문성이 있는 자들에게 교통정리를 하라고 고용한 것일 진데, 의무를 권리로 착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또한 근본적인 원칙을 잊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각성하며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민법. 형법보다도 더 무서운 법이 하나 있다. 그것이 바로 국민정서법이다. 웬만하면 잘 나서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들이지만 정말 고용주인 국민을 화나게 하면 우리가 보아왔듯이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용서는 없는 것이다. 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은 세종의 리더쉽을 다시 한 번 상고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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