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초보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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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초보운전
  • 최범진 이사
  • 승인 2021.09.02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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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운전-양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황하면 종종 후진합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말이나 살걸 그랬나봐요’
‘극한초보-지금까지 이런 초보는 없었다. 이것은 액셀인가 브레이크인가’
‘개초보-차주 성격있음’
‘왕왕초보’

도로에서 차를 운전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초보운전 문구이다. 물론 위에 예시를 들었던 문구 외에도 사자성어를 활용한 ‘결 초보 은-이 은혜 다른 초보님께 갚도록 하겠습니다’, 노래 가사를 인용한 ‘내 거친 운전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등등 정말 여러 가지 문구가 있는 것 같다.

운전 면허증을 취득하고 기쁜 마음을 가지기에 앞서 자동차를 바로 운전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실전에서 직접 자동차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생각해보면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운전을 하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좁은 골목길에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그리고 시속 100km/h 이상으로 빠르게 달려야 하는 고속도로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인가 잘한다는 것은 결국 수많은 경험이 바탕이 되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지극히 당연한 논리이다. 운전도 그렇고 기공 업무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한다. 

쉬운 작업이나 반대로 어려운 작업이나, 간단한 작업이나 복잡한 작업이나 수많은 반복과 직/간접적 경험을 통해 변수의 극복과 노련함이 생기는 것이다. 수많은 경험이 베테랑을 만든다. 특히, 직접 경험을 필요로 하고 우리의 신체를 사용하는 작업의 경우 매우 작은 차이 소위 말하는 디테일의 차이에 따라 결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비단 자동차 운전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우리가 보통 업으로 삼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새로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고 일반적으로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내용과 관련된 실습이나 실무 과정을 배우게 된다. 학교나 학원 그리고 외부 세미나 과정을 통해 배우게 되는 부분도 있지만 해당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현장에서 교육과 실무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아가면서 배우는 것도 보편적 방법이다. 우리가 늘상 하는 기공업무의 경우에도 대학에서 해당 과목의 이론과 실습 과목 수업을 들으며 기본적 모델 제작부터 재료의 사용에 대한 부분 그리고 다양한 보철물 제작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임상업무를 행하는 치과기공소나 치과 기공실에서 케이스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게 된다. 매우 단적인 예로 석고로 만드는 쉬운 모델 작업 케이스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이쑤시개 보다 가는 굵기의 지대치 두께가 있어 정말 기포 없이 잘 만들어야 하는 케이스도 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모두 기포 없이 석고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작업 과정이지만 경험이 많은 분들은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지고 잘 만드는 경우를 보게 된다. 

물론 보철물을 제작하는 기본 과정뿐 아니라 모델을 스캔하는 과정, 디자인하는 과정 그리고 적합 및 그 이후의 과정 등 모두 수없이 많은 직접 경험을 통해 다양한 오류의 변수를 줄이느냐가 결국 성공적인 보철물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비슷한 일을 반복하면서 몸으로 익힌 직접 경험을 토대로 한 기술이나 노하우는 사라지지도, 타인이 빼앗아 갈 수도 없는 무형의 자산으로 우리 몸에 남게 된다. 

요즘은 시대가 바뀌고 또 수많은 자료들이 우리의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자동차를 잘 운전하기 위한 VR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있고, 상황별 보완과 극복을 위한 동영상이나 기타 형식의 자료들도 정말 많아서 실습이나 직접 경험 전에 많은 부분 도움을 받게 된다.

우리 치과기공사의 업무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직접 해보기 전에 실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많은 동영상 자료나 기타 문서 자료 등이 우리의 주변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것이 사실이다. 미리 학습을 통해 과정의 오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결정적으로 보철물을 쉽게 만들기 위한 시스템이나 재료 그리고 자료 등도 우리를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있다.

새로운 일을 함에, 우리가 입고 있는 가운 뒤에 ‘왕초보 치과기공사’의 스티커를 붙일 필요는 없지만, 우리 스스로가 베스트 드라이버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경험이 필요한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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