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레터] 양념치킨
누런 종이봉투가 있었다.
그 옆면에 치킨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다. 접시 위에 놓여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킨이 통째로 놓여있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표현이 되어 있었다. 손잡이 아래에는 통닭이라고 씌어 있었다. 봉투를 만져보면 따뜻하다 못해 뜨겁기까지 했다. 그리고 봉투를 열었을 때 가장 윗부분에 흰색 깍두기 형태의 무가 투명한 비닐봉지 안에 국물과 함께 가득 채워져 있었고 혹여 물이 샐까 봐 꼭 묶여 있었다.
치킨은 우리가 주변에서 너무 쉽고 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며, 술안주로 인기가 가장 좋은 메뉴 중 하나이다. 사람들 중에 후라이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양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후라이드를 양념에 찍어 먹는 방법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후라이드는 깨끗한 기름에 튀겨야 치킨의 맛이 살아나고, 오래된 기름 냄새와 맛이 나지 않아서 하루에 튀김 닭의 마리 수를 정해놓고 광고와 영업을 하는 곳이 있을 정도이다. 백숙의 껍데기는 안 먹어도 후라이드 치킨의 껍데기는 고소하고 바삭한 맛으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당연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튀김 옷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그 맛과 비주얼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 남녀노소 누구 하나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메뉴이다.
이런 기본 후라이드 중심의 치킨 요리에서 양념을 묻혀 바삭함을 살려주면서 매콤 달콤함을 더한 요리가 양념치킨의 시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 중반부터 선보인 양념치킨은 고추장이 베이스가 된 특별 소스를 만들어 사용하면서 누가 또는 어느 회사가 원조냐를 따지는 법정 공방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히트 아이템이었고, 외국에서는 Korean Fried Chicken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자칫 기름 때문에 느끼할 수 있는 치킨의 맛을 양념과 함께 먹으면서 새로운 맛을 창출해 낸 것이다. 처음엔 후라이드 치킨을 찍어 먹을 수 있게 양념을 조금 넣어주었고, 그 맛을 본 사람들이 맛에 매료되어 버무려 먹었더니 더 맛있었다는 이야기도 양념치킨이 본격적으로 하나의 메뉴로 자리 잡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이야기한다. 양념치킨을 처음 먹어본 사람들도 최근 10년 동안 치킨의 변화는 그 종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함에 놀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양념치킨은 전통적인 후라이드 치킨에서의 큰 변신으로, 우리 치과기공사에게 전형적인 아날로그 보철제작 형태에서 디지털 보철제작 형태로의 과감한 변화의 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숙련된 우리 치과 기공사의 손에서 비롯된 치과 기공 테크닉은 하루아침에 얻어질 수도 없고, 누가 뺏어갈 수도 없는 무형의 자산이었고, 현재도 자산이다. 동시에 자부심이다.
기계 같은 정밀한 두 손의 섬세한 컨트롤을 통해 작업 모형과 환자 구강 안에서 최고의 피팅감과 쉐이드 그리고 형태를 재현할 수 있었다. 물론 자연치와 임플란트 보철물을 막론하고 상부 보철물의 퀄리티를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비단 CAD/CAM 시스템의 발전에 기인해서만이 아니라 최종 보철물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즉, 보철물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오랜 시간 숙련된 치과기공사의 능력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디지털 베이스의 업무에서 보다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잘 튀긴 후라이드 치킨위에 각종 양념과 다양한 토핑이 더해진 것처럼 다양한 형태와 여러 가지 술식을 바탕으로 한 보철물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임플란트 보철물 초기에 제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어버트먼트의 종류와 특징에 따른 상부 보철물의 결합 방식도 다양해졌다. 물론 상부 보철물을 제작하던 전통적인(?) 방식 중 하나였던 PFM에서 Full Zirconia 그리고 All on X 중간에 결합에 대한 매개체 또는 결합 방식의 다양성 및 다변화로 각 재료의 특징들을 잘 살려 보다 안정적이고 심미적인 보철물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름이 느끼하다면 조금 더 매콤함을 더한 양념이 필요할 것이고, 신선한 기름을 최소로 사용해 기본 닭튀김이 완성되었다면 새콤함이나 달콤함을 더하고 그 위에 다양한 맛과 식감의 토핑이나 파우더를 뿌린 형태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반드시 후라이드만 좋아한다가 아닌 보철물 제작 시스템과 사용 재료의 발전을 통해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변화가 생긴 것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렇게 다양한 보철물의 변화를 위한 시도와 술식공유가 진료실 파트와 더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저 또는 의뢰한 곳의 니즈를 맞춰주는 재료의 선택과 활용이 중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관련 정보의 수집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양념치킨의 조합을 생각하며 다변화의 흐름에 맞춰가는 우리의 노력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