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SPEECH] 조선판 신데렐라 장희빈의 허와 실 -③편

‘취선당의 서쪽에 몰래 신당을 설치하고, 매 때마다 사람들을 물리고 기도하되, 지극히 빈틈없이 일을 꾸몄다.’ -숙종실록중 ‘빈어가 후비의 자리에 오를 수 없게 하라.’ -숙종실록중

2025-11-12     베스트라인치과기공소 대표 권영국 소장

 

장희빈의 어머니가 산후조리 차, 궁궐로 입성하던 중 신하들이 그녀를 태운 옥교를 빼앗아 불에 태우게 되자, 숙종은 불같이 화를 내며, 신하 중 이 일에 관련된 두 사람을 잡아서 엄벌을 내린다.
그 체벌이 얼마나 가혹했는지, 잡혀 온 두 사람은 고신을 견디다 못해 죽게 된다.
숙종의 절대적인 총애와 왕자까지 생산한 장희빈을 막을 자는 이제 아무도 없었다.

1689년 1월 갑자기 궁에서 큰 소란이 일어난다.
숙종은 장희빈이 낳은 아들을 세자로 책봉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이에, 신하들은 정비인 인현왕후가 아직 젊은데 숙종이 100일도 되지 않은 후궁의 아들을 세자로 책봉하겠다고 하니,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서지만, 숙종은 이를 무시하고, 단 하루만에 장희빈의 아들을 세자로 책봉함에 이어서 장희빈을 정1품 빈으로 승격시키며, 이로써 역사 속의 장희빈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다. 

이에 더해, 장희빈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인현왕후를 되지도 않는 명분을 만들어 폐비시켜 버린 후, 왕비의 자리에 장희빈을 앉히게 된다.
궁녀 출신의 여인이 최초로 국모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남자가 여자에 빠지면 눈에 보이는 게 없는 모양이다. 또한, 이는 장희빈으로 인해 남인이 득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장희빈의 행복도 잠시, 숙종은 한 궁녀에게 마음을 두게 되고, 심지어 그 궁녀가 임신까지 하게 되니, 장희빈의 불안함은 극에 달하게 된다.
그 궁녀는 다름 아닌 숙빈 최씨로, 훗날 영조의 어머니가 되는 여인이다. 

숙종의 마음이 장희빈을 떠나면서 숙종은 다시 환국을 하는데, 조정을 서인으로 물갈이하게 된다. 이런 정치쇼가 벌어진 것은, 당시 장희빈을 등에 업고 득세를 하던 남인들의 무능력으로 인해 숙종이 실망하였고, 이에 더하여 장희빈의 오빠인 장희재의 부정부패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기 때문이었다.

서인이 득세하자 숙종은, 인현왕후의 폐비 사건이 잘못되었다며, 인현왕후를 5년 만에 다시 궁으로 복귀시켰고, 이에 장희빈은 사면초가에 놓이게 되었다.
숙종은 궁궐 안에 왕비가 둘이 될 수는 없으니, 결국, 장희빈을 왕비에서 후궁으로 강등시켜 버리면서 장희빈의 5년간 영화는 끝이 나게 된다.

다시 복위되어 왕비가 된 인현왕후는, 안타깝게도 복위 7년 만에 후사도 없이, 35살의 나이에 사망하게 된다.
훗날 인현왕후전에서 전하기를, ‘인현왕후의 죽음에 숙종이 대성통곡을 하였다.’라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던 중, 인현왕후가 죽고 한 달 후, 슬픔에 잠긴 숙종에게 한 사람이 밀고를 한다.

‘취선당의 서쪽에 몰래 신당을 설치하고, 매 때마다 사람들을 물리고 기도하되, 지극히 빈틈없이 일을 꾸몄다.’
-숙종실록중

즉, 장희빈이 신당을 차려 매일 인현왕후를 저주했다는 밀고가 들어온 것이다.
이를 밀고한 사람은 다름 아닌, 숙종의 총애를 받은 궁녀 숙빈 최씨였다.
이에 분노한 숙종은, 바로 장희빈의 처소로 달려가 병풍 뒤에 숨겨진 신당을 찾아내는데, 그 신당 벽에는, 화살에 맞아 구멍이 숭숭 뚫린 인현왕후의 초상화가 놓여있던 것이다. 
인현왕후의 저주 사건이 숙종에게 발각되면서 밀고가 사실로 드러났고, 분노한 숙종은 이 저주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을 잡아들여 혹독한 국문을 한 결과, 인현왕후를 저주했다는 자백을 받아내면서 이 사건으로 장희빈은 결국, 43세의 나이로 숙종의 손에 숨을 거두게 된다.

‘빈어가 후비의 자리에 오를 수 없게 하라.’
-숙종실록중
장희빈이 죽기 직전에 숙종이 내린 어명인데, 즉, 후궁이 왕비의 자리에 오를 수 없게하라는 명으로, 이른바 장희빈 특별법을 공포한 것이다.
장희빈은 사사되었지만, 그가 낳은 아들은 숙종에 이어 왕위를 계승하는데, 그가 바로 병약했던 경종이다.
경종은 재위 4년 만에 후사도 없이 승하하였고, 그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인물이 경종의 배다른 동생이며, 숙빈 최씨의 아들인 영조가 되는 것이다.

장희빈에게 영광과 비극을 안겨줬던 숙종, 보통 드라마에서는 이 스토리를 숙종과 그의 여인들의 사랑과 암투로 묘사하고 있지만, 숙종은, 세 번의 환국을 통해, 정치쇼를 한 것뿐, 숙종은 그의 여인들을 희생양으로 이용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장희빈의 이야기는 말도 안 되게 드라마틱하여, 지금도 시리즈의 사극을 통해, 여러 차례 재해석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