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Luminous Energy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색상인 가시광선(可視光線)을 ‘Visible Light’라고 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을 말하며, 빛의 파장 범위는 약 380~800 나노미터(nm)이다. 380 나노미터 이하는 자외선, 700나노미터 이상은 적외선으로 구분한다. 가시광선을 프리즘으로 빛을 분산했을 때, 6~7개의 다른 색상으로 구분되는 특징이 있으며, 빛의 파장대로 나누어 보면, 보라(380~450nm), 파랑(450~475nm), 초록(495~570nm), 노랑(570~590nm), 주황(590~620nm) 그리고 빨강(620~750nm)으로 나타난다.
보통 가시광선을 의미하는 단어는 위에 언급한 Visible light가 보편적이지만 모든 단어가 상황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하는 것처럼 Luminous Energy 또는 Luminous Light 또한 가시광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 범주에서의 Visible light가 가진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영어에서 말하는 Luminous의 의미는 단순히 볼 수 있다는 의미를 넘어 ‘환하게 빛나는’, ‘선명한 빛을 발하는’의 의미를 지니며, 사물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나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이다. 보통 ‘영롱한 빛을 발한다’라는 뜻과 ‘어두운 곳에서 밝게 빛난다’라는 의미로 적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갖추어진 현상이나 조건에서 단순히 볼 수 있는 빛을 내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영롱한 빛을 낸다는 뜻의 의미로 더 해석되면 사람에게 쓸 경우, ‘총명한’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돋보이고, 설령 돋보이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존재감이 없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더 뛰어나고 주목과 관심을 받는 정도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존재가 있음을 주변에서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매우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일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 순간에 적극적인 의견을 표명하지는 않지만, 손을 들어 의사를 표현하고 생각하는 바나 추구하고 검토해야 하는 의견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암묵적 동의나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자기 인생에서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다른 의미로 주변인이나 지나가는 사람 1, 2, 3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면 바라는 상황과는 다른 그렇지 못한 상황을 겪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하나의 큰 업무가 여러 과정으로 나눠진 곳이나, 자신이 맡은 바를 완수해야 다음 과정의 업무가 차질없이 진행되는 업무를 행하는 곳에서 더욱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치과기공 업무가 대표적인 업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치과기공의 업무는 보철물 제작을 위한 임프레션 바디를 받거나, 스캔 데이터가 오는 순간부터 시작하게 된다. 전통적인 방식이나 프린터를 이용해서 모델을 만들고, 보철물 제작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하게 된다. 누군가는 보철물 디자인을 하고 보철물 종류에 맞는 방법으로 제작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지르코니아 보철물을 예로 들면, 밀링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다듬고 컬러링과 약간의 컨터링을 추가로 하면서 신터링 과정까지 하게 되면 1차 업무 프로세스가 끝난다. 물론 전통적인 PFM 제작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디지털 기반의 업무가 보편화된 지금의 상황에서 이해한다면 완성 보철물 제작을 위한 단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손, 즉 우리 치과기공사의 핸드테크닉이 전체 보철물 제작과정에 몇 퍼센트가 적용되느냐는 조금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형태가 완성된 보철물의 완성 과정도 또 하나의 큰 단계로 인식할 수 있다. 지금의 보철물 제작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는 단계이기도 한 ‘쉐이드 표현단계’가 파우더 빌드업이라는 독립된 하나의 과정으로 그 가치가 빛을 발하던 시기가 있었다. 가장 보편적으로 예를 들었던 지르코니아 보철물의 제작과정에서 보면, 기본 색상과 쉐이드를 결정하고 만드는 작업은 사용하고자 하는 블록의 선택에서부터 시작하며, 컬러링과 스테인 과정에서 최종 완성이 된다. 이렇듯 쉐이드 매칭 과정을 전체 과정에서 비교해보면 그 과정이 앞부분에 있느냐 뒷부분에 있느냐의 차이고 그 과정의 중요성은 어느 한 곳으로 기울지 않는다.
보철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계에서만 영롱한 빛을 발하는 과정은 없다. 모든 과정에서 전문적인 테크닉을 발휘하는 업무 하나하나가 모두 ‘Luminous Energy’이다. 그만큼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과정임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지금 하는 업무가 최종 보철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고, 그 업무를 하는 내가 바로 주인공인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겨울을 지내는 이 시점에서 오늘도 필자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들고 영롱하게 빛나는 나의 존재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