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현실이지만 대한민국 모든 젊은이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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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현실이지만 대한민국 모든 젊은이들 파이팅!
  • 김영옥 여성회 부회장
  • 승인 2017.06.28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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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부회장
•현 아림치과기공소 운영
과거 치과기공사들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이 섬세한 기공사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김영옥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부회장의 원고를 게재했다.

기공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어언 강산이 세 번하고도 네 번 바뀔 정도로 세월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한편으로 뒤돌아보면 그 많은 세월이 유수처럼 흘렀건만 남들에게 특별히 내세울 만한 일을 해 놓은 것이 없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든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기공사들 역시 각 개인마다 많은 사연을 갖고 있으리라 미루어 짐작한다. 내 자신도 사연이 길다.
대학 입학 전 업종에 발을 디딘 세대이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기공일을 배울 당시를 생각하면 서러움도 많았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해라 뭐가 잘못되었으 니 이렇게 고쳐라 선배들은 제대로 얘기도 해주지 않았다. 힘들게 조각해 놓으면 이것도 조각이라고 해놨냐며 발바닥으로 비벼도 이만큼 하겠다면서 부숴버리는 모습도 수차례 경험했다.
마음에 상처를 너무 받아 화장실에서 헤아리지 못할 만큼 눈물도 많이 흘렸다.
자전거 타고 치과에 배달까지 하고, 도로에서 접촉사고도 여러 번 경험하면서도 묵묵히 참고 일했다.
그때는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절이었다.
주조하고 뜨거운 산소 불대에 손이 데여 몇 달 동안 일을 못 한 적도 있다.
가정이 넉넉한 형편이었으면 하루에도 수십번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잠깐 치과에 근무할 때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시골에서 오신 할머니께 유니트 체어에 앉으시라고 말씀드리니,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으신 후 유니트 체어 아래쪽에서 엉금엉금 기어서 올라 오시는 모습이 우스운 모습이었는데 웃지도 못하고, 언니들하고 눈만 마주치기도 했다. 안쓰럽기도 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양치하세요”하니 석션을 쭉쭉 빠는 일도 있었으며, “아 하세요”했더니 입천장에 껌이 딱 붙어있는 웃지못할 일들도 있었다.

당시에는 힘들었던 모든 일이 시간이 지나고 나니 추억으로 남는다. 생각해보면 기공계도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3본 브릿지 이상인 것을 단관 하나하나를 만들어 솔더 블록을 만들고 족동식(foot 방식)으로 발을 계속 밟아 움직여 공기 주입하여 납착하는 과정도 있었다. 또한, 메탈 크라운을 빠른 시간에 완성하기 위해 매몰 후 굳으면 곧장 연탄불 위에 올려 일정시간 되면 주조했던 시절도 있었다. 링 퍼네스라곤 멍텅구리라고 하는 온도 측정기도 없는 퍼네스였다. 대충 눈 대중으로 온도를 감지해 주조했다. 퇴근 시간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었고 거의 밤일이었다. 그것도 군말 없이.... 요즘 같으면 난리 났을 것이다. 그렇게 일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금은 너무나 행복한 환경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해상 3차원 프린팅 캐드캠 등 글로벌 시대가 옴으로 인해 기공계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후배님들께 감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노력하는자는 못 당한다”이다. 소싯적 생각하면서 기공소에 나오는 학교 실습생들을 너무나도 친절하게 잘해주니 해마다 학생들이 서로 올려고 한다. 예전에 고생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은 열심히 잘 하기도 한다. 요즘 젊은이들 열정과 패기를 보면서 희망이 있다는 혼자만의 생각도 해 본다. 대한민국 모든 젊은이들 어려운 현실이지만 파이팅하길 바란다.
자녀를 둔 젊은 후배들께 한 말씀드린다. 노후를 설계해야 한다. 경험상 하는 얘기다. 부모는 누구나 자녀가 잘 되길 바란다. 자녀 교육에 올인하다시피 했더니 나의 노년이 조금 미흡하다고 느낀다. 따라서 노후 설계를 꼭 염두에 둬야 한다. 후배님들! 노래 가사처럼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중얼중얼 노래해본다. 어렵게 자녀교육 시키고 나니 이쁜 주름만 남았다. 후회는 밀물처럼 밀려오고 언젠간 좋은 일 있겠지 하며 마음속에 썰물을 만들어 내보내곤 한다. 이제는 자녀들도 둥지 틀 나이가 되니 주변에선 품안에 자식이니 놓아주고 보내주는 마음에 연습하라고 한다. 그래야겠다. 남편이 있으니.... 그리고 제일 잘한 것은 아들과 딸을 낳았다는 것으로 위안 삼으며 긍정 마인드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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