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한다는 의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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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한다는 의미에 대하여
  • 이민영 여성회 회원
  • 승인 2018.03.28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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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치과기공사 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 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 자체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이민영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의 원고를 게재했다.

이민영 회원
•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
• 골든캐슬치과기공소 근무

23살 일을 시작하면서 한곳에서 8년째 일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한곳에서 어떻게 오래 있었냐고 말한다.
나도 일을 시작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저 어느 정도 일을 배우면 다른 곳에서 새로 적응하며 더 나은 일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1년 차 때는 모든 것을 익히기 바빴다. 기공소의 일원으로서 적응하며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사수가 자리를 비우게 되어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이 있듯이 서로 간의 배려와 호흡을 배우며, 맞춘 것 같다.
지금 내가 일하는 파트에서 두 명의 친구와 일하고 있는데 그 친구들에게도 가장 우선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이 배려와 호흡이다.
서로 일을 맞추다보면 믿음과 신뢰가 쌓이게 되고, 그로 인해 모든 일은 수월해진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떤 기공소는 각자의 일이 끝나면 바로 퇴근한다. 업무능력에는 개인차가 있고 개인플레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서로 간의 소통은 줄어들게 된다.
나는 남편과도 같이 일을 하고 있다. 같이 일하는 분들을 많이 못 봤지만, 얘기를 듣기로는 싸웠을 때나 각자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갈등이 시작된다고 한다. 부부가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물론 서로 부딪치는 경우도 있고 불편할 때도 있다.
하지만 불편함보다도 각자의 일 이외에 서로에 대한 정신적 의지가 많이 된다.
먼저 끝났을 때는 서로의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남편뿐 아니라 같이 호흡하는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기공소 근처에는 석촌 호수가 있다.


석촌 호수에서는 매년 4월 초에 벚꽃 축제를 한다. 이 기간에는 하루를 정해서 밖에서 점심을 먹고 모두가 호수 한 바퀴를 산책하며 사진도 찍고 여유를 즐긴다.
흩날리는 벚꽃들을 바라보고 햇살에 일광욕도 하고 웃고 떠들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성큼 다가온 봄에 직원들과 근처에 나가서 서로 사담도 나누고 꽃구경도 하다보면 서로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같이 일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가족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같은 곳에서 오래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서로 끈끈한 정이 생기기도 한다. 
내 생각엔 기공사라면 파트 관계없이 모든 일을 처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라운 기사라고 해서 크라운만 처리하고, 캡 기사라고 캡만 처리할 줄 안다면 빌드업 파트 부분이나 다른 파트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가 없다.
편협한 관점에서 일을 처리할 때와 좀 더 나아가서 부분이 아닌 완성된 보철을 보고 제작을 한다면, 부분마다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모든 전 직원이 같은 관점에서 같은 시각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그야말로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보철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물론,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각 구성원의 생각이 일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한 단계가 되기까지 서로가 이끌어주고 같이 호흡하며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선후배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제일 외롭고 힘이 든다.
여럿이는 아니어도 최소 마음이 통하는 한 사람이 같이 있다면, 일이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힘이 덜 든다. 일을 하고자 할 때도 같이 힘내서 하다보면 시간을 더 단축시킬 수 있다.
물론 일을 하다보면 슬럼프에 빠질 때도 있다. 고민이 생길 때면 소장님과 얘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거나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도 함께 어울리며 일을 즐겁게 하려 노력한다. 다 같이 어울리며 소통하고 즐겁게 일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른 기공사 여러분들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돌아 보며 함께하는 사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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