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r Interview] “생각의 차이는 종이 한 장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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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r Interview] “생각의 차이는 종이 한 장과 같아”
  • 윤준식 기자
  • 승인 2020.04.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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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전환 통해 기공일 자체를 즐겼으면

 

 

강남길 치과기공사는 덴쳐 세미나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연자 중 한명이다.

기공의 시작을 덴쳐 파트로 시작한 그는 20여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덴쳐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한다.
봄을 알리는 향기가 바람을 타고 불어오던 3월의 어느 날,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 만난 그는 카리스마와 푸근함이 공존해 있었다.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어떤 계기로 치과기공을 접하게 되셨나요?
고교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추천을 해주셨습니다. 평소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기타 같은 악기도 조금 빠르게 배우는 편이었죠. 흔히 말하는 잡기에 강한 편이었습니다. 또 사촌형의 친구 분이 기공사셨는데 재밌고 전문직이기 때문에 괜찮은 직업이라는 조언을 해주셔서 1995년 원광보건대학교 치기공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선생님의 대학시절 청춘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으신지요.
저는 아주 즐겁게 다녔어요. 동아리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입학하고 처음으로 찾아간 곳이 통기타 동아리방이었습니다. 동아리 이름이 ‘빠르게’ 또는 ‘활발히’라는 뜻인 ‘알레그로’였어요. 학교 축제나 동아리 정기공연도 했었습니다. 동아리 활동 외에도 친구들과 축구나 농구, 족구도 즐겼죠. 수업과 실습도 재미있었지만 활동적인 학생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덴쳐로 기공일을 시작하셨나요?
전주에 정대흥 소장님께서 운영하시는 대흥치과기공소라는 규모가 큰 기공소가 있었습니다. 학생시절에 그 곳으로 방학동안 실습을 다녔었는데 그 곳에 계신 선배님들이 매일 고기와 커피를 사주셨어요. 또 기공에 대해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셨죠. 그때는 기공소가 천국이라고 느꼈습니다(웃음). 물론 먹고 다시 돌아가서 일을 하는 줄은 나중에 알았죠(웃음). 소장님께서 Removable 파트를 제안하셔서 덴쳐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매력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실습생으로 기공소를 다니게 된 순간부터 Removable 파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제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결과물 자체에 매력을 느꼈죠. 당시에 Removable 파트에 대학 동아리 선배님께서 근무를 하고 계셨는데 디자인과 조각을 아주 잘하셔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덴쳐를 손에 잡고 있는 것 같아요. 그분이 제 첫 스승님이신 우주선 선생님이십니다. 정대흥 소장님 우주선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아주 단순한 질문이지만 대체 어떻게 기공일을 잘하게 되신 건가요?
2001년 졸업 후 ‘친구 따라 강남간다’라는 말처럼 친구와 함께 세미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에 많은 자료들을 찾아 볼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세미나를 제외하면 자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세미나를 진행하시는 선생님이나 대형 치과기공소의 홈페이지에 질문을 많이 했었습니다.
무암 박정기 소장님께서 운영하시는 무암 홈페이지에 그동안 작업한 사진 100장을 올렸던 적도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날 무암 홈페이지가 저 때문에 서버가 다운됐다고 하더라고요(웃음).
2003년에 친구가 포세린 세미나를 추천해서 김구전 선생님께 노리타케 포세린 세미나를 처음으로 듣게 됐습니다. 그 후 김구전 선생님 추천으로 야마다 선생님의 Procera를 이용한 지르코니아캡에 빌드업 하는 세미나를 듣게 되었죠.
Removable 파트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많이 생소했는데 그때 처음 Fixed 파트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 뒤, 김구전 선생님께서 덴쳐 세미나를 추천해주셔서 듣게 됐는데 그게 바로 BPS 세미나였습니다. 2003년의 일이었죠.
그 때 BPS 세미나를 듣게 되면서 저는 BPS system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치과의사와 같이 BPS system을 직접 해보고 싶어 장비와 진료실에서 쓰는 재료까지 모든 세트를 구입하기도 했죠. 그 결과 2006년에는 BPS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2007년까지 세미나를 굉장히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실력이 많이 늘게 된 것 같습니다. 제게 있어 사진은 ‘객관적인 스승’이라고 할까요? 제가 만든 결과물에 대해 가장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그 순간에는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심취하며 찍었던 결과물을 시간이 흘러 다시 보면 부족한 부분이 보입니다. 또 사진을 통해 저도 모르게 행동하는 나쁜 습관을 잡아낼 수 있고 그것을 고쳐나갈 수 있게 됐어요. 슬럼프가 오는 경우에도 촬영해 놓은 사진을 보면서 극복하곤 했습니다. 또 주위에서 하는 조언도 잘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간 부분을 다른 분들이 가르쳐 주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것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렵고 복잡한 이론이 아닌 꼭 필요한 기본적인 부분들만 지켜줘도 좋은 보철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미나를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또 기억에 남는 순간을 소개해 주신다면.

2013년도에 경남 ACE학술모임에서 처음 강의를 하고 2014년 가을에 대구회 2차 보수교육에서 강단에 올랐습니다. 2015년 서울회 보수교육에서 했던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침 아침 첫 강의라 다섯 분만 앉아 계셔서 큰일났다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어요
(웃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수강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기 시작해 다행이었습니다. 1시간 30분 정도를 강의하면서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끝나자마자 대기실에서 3시간 동안 쓰러져 있었는데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웃음).
 
지금 근무하고 계신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 지원하신 동기가 무엇이었습니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면 더욱 체계적으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고민도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했기 때문에 가족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며 느낀 점은 과거에 비해 일을 더욱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됐고 제 자신도 한층 더 발전한 것 같아요. 진료실이 함께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 더욱 좋은 보철을 만들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강단에 오르는 것을 꿈꾸는 학생이나 이제 막 기공 전선에 뛰어든 후배 기공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제 경험상 자신을 남과 비교하게 되면 나를 찾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목표나 꿈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 행동으로 실천하기를 추천합니다.
전공에 대한 공부를 더욱 깊이 해야겠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가 지겹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이 지겨워지는 법입니다. 일이 지겹다고 생각하는 것과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 같아요. 후배 기공사 선생님들도 이 직업을 천직이라고 여기며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강단에 오르고 싶다면 기본적인 이론을 완벽히 숙지해야 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며 무엇보다 사진을 찍고 편집해 자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마무리 된 케이스도 좋지만 잘못된 케이스의 사진도 많이 찍어놓는 것도 좋아요. 자기 PR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요즘은 SNS가 많이 발달해있어 본인의 가치를 홍보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아요.
꿈을 이루려면 노력을 정말 많이 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현실적으로 목표를 단계별로 세워서 이뤄내는 방식으로 한걸음씩 나아간다면 분명 자신이 원하는 꿈에 도달해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 선생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가까운 목표는 무엇이죠?
아날로그 덴쳐와 디지털 덴쳐를 함께 제작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더욱 발전된 나를 만날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덴쳐를 만들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겠죠?
2019년에 치과병원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아리랑요양원에 계시는 고려인분들과 현지인분들께 덴쳐를 만들어 드렸는데 아프지 않고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틀니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한 고려인 할머님의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럴 때 정말 제가 하고 있는 치과기공사에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봉사활동을 많이 다니고 싶습니다.
 
추가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요즘 신종 코로나 감염증으로 모든 분들이 힘든 시기에 계신 것 같습니다. 모두 힘내시길 바라며 이번 재해가 최대한 빨리 종식돼 모든 치과기공사 분들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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