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r Interview] 치아에 대한 지식인 기공 소프트웨어 발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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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r Interview] 치아에 대한 지식인 기공 소프트웨어 발전해야
  • 윤준식 기자
  • 승인 2020.04.24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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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형태의 자연치가 최고의 스승, 끝없는 관찰 필요

세라믹 핸즈온 코스로 활발히 활동중인 임영빈 실장이 이제는 한 기공소를 대표하는 임영빈 소장이 되어 우리곁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그의 세라믹 코스는 잠시 휴식을 맞게 됐지만 지난 3월부터 김가민 소장과 함께 시작한 ‘Oral Design Seoul’에서 만난 임 소장의 손은 무척이나 분주해보였다.
예술인의 거리 홍대, 마치 하나의 공방같은 분위기의 아담한 기공소에서 그와 만났다.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기공소를 개업하시고 처음 뵙네요. 오래전부터 준비를 하셨었나요?
 
작년부터 계획하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했어요.
심미보철을 위주로 제가 만들고 싶은 컨셉의 보철물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싶었습니다.
 
치과기공은 어떻게 접하게 되셨나요? 저는 치과위생사인 누나의 권유로 진학하게 되었거든요.
 
진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함께했던 동료가 대전보건대학교를 다니고 있어 학교와 보건계열 전공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IMF의 후폭풍으로 학비가 저렴한 국립대나 전문대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던 시대였죠. 저도 역시 전문대 진학을 원했고요. 치기공과와 물리치료과를 고민하다 부모님의 권유로 다니게 됐습니다.
하지만 저는 원래 만화가가 꿈이었어요. 애니메이션 전공도 합격했었지만 취업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에 기공과에 등록했습니다(웃음).
 
소장님의 학과 시절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기공인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들이 있나요?
 
솔직히 1학년 시절에는 기공에 큰 흥미가 없었습니다. 학점도 엉망이었고요(웃음).
그러다 군 제대 후 같은 동네에 살던 동기가 기공소를 다니고 있어 실습을 함께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부터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고 2학년 여름방학에 기공소로 실습을 나갔죠. 때마침 종합학술대회가 열려 박종윤 소장님의 NAT 강의를 우연히 듣게 됐는데 정말 자연치같은 Wax up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됐어요. 그 후 기공에 대한 열정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결정적인 사건이 찾아왔죠. 그 당시 치과기공과 관련된 인터넷 카페에 어떤 분이 업로드한 악골모형의 왁스업 사진을 보고 저는 감탄을 금치 못했었습니다. 저도 그 분처럼 만들어보고 싶어 그 분께 악골 모형을 구할 수는 없는지 직접 메일을 보냈고 결국 열심히 조각한 상·하악 6번 작품과 함께 직접 만나자는 답장을 받았었죠. 대전에서 잠실까지 직접 찾아갔습니다(웃음).
 
그 결과, 악골 모형을 받게 됐고 처음으로 롤모델이 생겼습니다. 그 분이 바로 지금 호주에 계신 배청훈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은 제게 자연치가 스승이니 끝없이 관찰하라고 조언을 해주셨죠. 그 후 실습을 나가면 인상체를 모아 개강 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석고를 구매해서 모형을 만들고 복제해 자연치를 그대로 Copy하는 조각 연습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최문식 실장과 함께요. 또 ‘마이더스’라는 스터디 동아리를 만들어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심미보철과 포세린을 전문적으로 제작하시는데, 이 분야에 어떤 매력을 느끼셨는지요.
 
평소 자연치아 같은 보철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컸습니다. 보통 크라운 작업은 형태적으로는 자연치처럼 부여할 수 있지만 색까지 재현하기 어렵죠. 하지만 포세린은 색까지 자연치아처럼 만들 수 있고 케이스마다 색과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케이스가 끝없는 도전이며 지루할 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자연치를 보면 층으로 형성되어 있어 색이 굉장히 오묘해요.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지만 조물주가 만들어낸 것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소장님도 일본에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도전하셨으며 그곳에서의 경험담을 일부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SHOFU 인스트럭터 우리사카 선생님의 포세린 강의를 듣고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서양의 케이스도 많이 봤지만 그 강의를 들은 후 ‘일본은 같은 아시아권인데 왜 이렇게 잘할까’라는 생각을 갖게 돼 일본에서 직접 배워보고 싶었어요. 마침 최문식 실장의 도움으로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의 외국인 코스에 등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다녀오게 됐습니다.
 
코스를 다니는 중간에 우리사카 선생님을 만나고 싶었지만 그때는 성함을 잘 몰랐고 기억나는 것은 단지 선생님이 일하시는 건물명뿐이었어요.
그런데 오사카에서도 아주 유명하셨나봅니다. 트레이닝 센터의 아오키 선생님께 우리사카 선생님의 외모와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물명만 말씀드리니 바로 아시더라고요(웃음). 아오키 선생님 덕분에 다시 만나게 됐고 그 이후에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느낀 점은요?
 
오사카 세라믹 트레이닝 센터를 다니면서 충격을 크게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석고 카빙을 경력에 비해 너무 잘했었어요. 특히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오전 1시간 동안 석고 카빙을 하는데 종료 알람이 울리자마자 모두 일제히 손을 놓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문화가 ‘내일은 오늘보다 시간 안에 더 높은 퀄리티로 완성해야지’라는 동기를 부여하게 되는 환경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방문했던 기공소도 있었는데 가는 곳마다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내심 부럽기도 하고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되새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어요.

 

 
어떤 노력을 통해 강단에 오르시게 됐는지,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강단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았습니다. 오로지 자연치같은 보철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추상적이죠. 그 추상적인 목표를 뒀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연습하는 것이 싫지 않았어요.
많은 연습을 하다보니 형태와 색이 자연치와 비슷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고 SNS에도 올리니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포세린을 시작하면서 주말에 혼자 연습했던 적도 많고요. 막히면 해결할 때까지 공부를 했고 특히, 세미나를 들으면 반드시 당일에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어요. 세미나는 3년차였던 2007년, 후배가 다니는 기공소 소장님을 통해 서울회 학술대회에서 왁스업 강의로 처음 시작하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처음 진행했던 세라믹코스가 기억에 남습니다. 6~7년 정도 전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처음 진행했던 세미나라는 점도 있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 코스였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수강생들과 여행까지 갔을 정도로 친근하게 지냈어요. 지금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분도 계시고요.
 

강단에 오르는 것을 꿈꾸는 학생이나 후배 기공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선 이론 공부에 충실해야합니다. 보철물이라는 것은 기공사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이것 역시 두뇌가 통제를 하죠. 소프트웨어를 통해 하드웨어가 제대로 구동되듯이 기공사에게는 손이 하드웨어고 치아에 대한 지식이 소프트웨어라고 봅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철저한 이론공부에서 나오는 지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기공’이라는 것은 머릿속에 내가 무엇을 만들 것인지 그린 후에 손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급적 학생이나 저년차 시절에 머릿속에 형태가 완성되어있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향은 모델을 보고 똑같이 따라해보는 것입니다. 물론 같은 시간에 많은 양을 카피하는 것보다 1개를 만들더라도 정말 똑같이 재현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작품이나 스터디 모델을 따라하는 것은 솔직히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형태를 가진 자연치 모델을 그대로 카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정말 강조하고 싶어요.
 
좋은 말씀 정말 잘 들었습니다. 소장님은 생각하고 계신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물론 창업하신 이 기공소의 번창도 있겠지만요.
 
우선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평생의 꿈입니다. 가까운 미래에도 열심히 만든 이 기공소에서 파트너인 김가민 소장님과 지금처럼 일했으면 좋겠고요. 개인 세미나도 꾸준히, 더욱 좋은 내용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더욱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독자분들에게 추가로 전하고 싶으신 말씀은?
 
저와 김가민 소장님이 함께하는 ‘Oral Design Seoul’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홍대 근처를 지나가실 때 오셔서 차 한잔 하고 가셨으면 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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