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바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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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바란스
  • 최범진 박사
  • 승인 2020.04.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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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 번 웃고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영단어 Balance를 영어발음[bæləns]대로 발음하고 한글로는 밸런스라고 표기하며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지만 과거에 우리의 부모님이나 그 윗세대 어르신들은 발란스 또는 바란스라고 발음하셨던 기억이 난다. 무슨 단어인지, 어떤 뜻인지도 알고 있지만 처음 바란스라는 발음을 들었을 때는 왜 그리 어색하고 이상했던지...... 다시 생각해보면 살짝 웃음도 났던 것 같다.
단어의 발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균형이라는 부분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아주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 간의 균형은 사회적 상황이나 개인의 특별한 조건에 의해서 그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일대일 입장에서의 균형이라면 그 두 개체만의 조건이나 상황을 맞춰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일대 다수의 입장이 된다면 지금 처한 상황의 과거(전)-현재(현)-미래(후)로 이어지는 그 균형의 조건 또한 분명 다를 것이다. 또한 겉으로 보이는 표면상의 균형은 일대일의 조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의 상황은 셀 수 없을 정도의 크고 작은 균형추들이 매달려 또 하나의 저울 형상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나의 개체가 그룹이나 집단의 구성요소가 되고 그 집단이 하나의 새로운 큰 집단의 개체가 되어 또 다른 균형을 이루는 작은 구성 요소로 작용하는 부분도 이제는 눈으로 보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관계에서 밸런스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개체로 살아가고 있다. 나를 중심으로 한 주변인과의 관계는 물론 개개인 간의 물리적, 정서적 거리 그리고 개체를 잇는 연결선의 굵기는 모두 다르지만 인적 네트워크의 구성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매우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인간관계의 연결선이 중요시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그들의 정서 그리고 개인의 생각도 이제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Social Network Service’ 형태로 구성돼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냥 문맥상의 연결 관계가 아닌 실질적인 연계화 소통이 실시간으로 가능한 사회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개인 간, 개인 대 집단 간 그리고 집단 대 집단 간의 균형은 직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개인의 업무 범위는 개인만의 것이 아니다. 내가 하는 업무가 같은 부서 또는 전, 후 업무와 연계된 파트의 개인의 업무가 되는 동시에 내가 속한 작은 집단의 한 부분이 되고 또 다른 소집단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에게 친숙한 환경인 치과기공소에서도 매우 잘 나타나게 된다. 물론 치과기공소에서 나타나는 업무의 균형은 여타 다른 업종의 경향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치과기공소의 경우 개인 간 연결선이 더 투명하고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일반 회사의 경우에는 눈으로 직접 확인이 가능한 서류나 데이터의 이동이 이루어지지만, 치과기공소의 경우 눈으로 직접 확인 가능한 과정의 결과물이 직접 사람의 손을 거쳐 이동한다. 작업모형을 포함한 제작 라인에 있는 모든 보철물들이 눈과 손으로 직접 확인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치과기공소 안에서 업무처리를 하는 과정에 하나의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드시 치과기공소의 대표가 아니더라도 거래처별 치과기공물의 특징들이 파트별 책임자에 의해 즉시 제작컨셉이 반영되며 또한 거래처별 특징이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나 미흡한 부분이 수정 가능한 단계에서 재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파트에서 과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같은 파트에 있는 사람들과의 업무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업무량 배분의 균형, 경력 및 일처리능력에 의한 난이도의 균형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직장내 사람들과의 균형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치과 보철물 제작 업무는 우리 치과기공사의 손을 거쳐 완성하게 된다. 디지털 장비만으로 손 한 번 보지 않고 완성되는 보철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문명의 이기를 통해서 우리의 업무가 과거와 비교해 간소화, 데이터화 되었지만 결국 완성을 해내는 것은 바로 우리 열정과 경험 많은 손인 것이다. 한 단계 전에 그 열정과 손을 완성하는 기반이 사람과의 관계 즉, 사람과의 밸런스이며 단순히 업무적인 부분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닌 같은 직장, 같은 지역과 출신학교 심지어 같은 세미나 동기 등...... 그리고 업무에 대한 컨셉과 철학이 중요한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시원한 커피를 한 잔 나누며 다시 한 번 밸런스를 맞춰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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