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보철물의 미(美)와 가치 창조, 그 본질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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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보철물의 미(美)와 가치 창조, 그 본질을 논하다
  • 윤준식 기자
  • 승인 2020.05.26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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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의 색과 모양 연구해 상상력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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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치료의 주된 목적인 기능회복이 우선으로 여겨졌던 치과보철물이 시대가 발전하면서 심미적인 요구가 많아짐에 따라 우리는 치과보철물에서 기능과 심미가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치과기공사에게 항상 숙제와 같은 존재가 미(美)와 보철물의 가치이며 이에 대한 해답은 모두 다를 것이다.

이번 호에 만나볼 배지용 청아람 대표는 국내 최초로 할리우드에서 Cosmetic restoration에 대한 정식 Course를 수료했고 현지 유명 치과의사와 함께 Case까지 마친 국내 유일의 세라미스트이다.  

ZERO는 치과기공사에게 ‘ELS Academy’라는 Seminar group을 이끌어가는 대표로, 치과계에서는 ‘Esthetic/Cosmetic Dental Lab’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배지용 대표와 함께 미(美)와 보철물의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Q: 과거와 비교해 최근에는 치과보철물에 대해 기능적인 부분을 기반으로 심미적인 요구사항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느끼는 체감은 어떠신가요?
A: 다른 곳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기공소는 심미보철에 대한 제작의뢰가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심미보철의 주요 술식인 Laminate의 비율이 작년 하반기부터 점점 늘어서 현재는 기공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심미적인 요구사항에만 치중해서는 안됩니다. 심미보철 뿐만 아니라 어떠한 보철 술식도 기능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기본을 다져야 구내에서 생존율을 높이고 안정된 보철물의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요.

Q: Laminate 보철은 꽤 까다롭고, 잘 깨지며 떨어진다는 두려움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A: 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Laminate는 아쉽게도 여러 방면에서 잘못 정착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 이미지의 주된 원인은 원칙 없이 절차를 생략해 생긴 결과인 것 같아요.
이것은 비단 Laminate 뿐 아니라 다른 보철물도 원칙과 기준이 없다면 마찬가지입니다.
Hollywood에서 Dr.samsaleh(좌)과 함께
Hollywood에서 Dr.samsaleh(좌)과 함께

Q: 작년에는 Laminate와 관련해 할리우드까지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해외 소식에 대해 궁금합니다,

A: Cosmetic Restoration으로 매우 유명한 치과의사와 해외에서 주로 Veneer work를 하고 계신 친한 지인분의 소개로 두바이에서 먼저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작업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흰색 바둑알과 같은 보철물을 만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원칙적인 프로토콜을 기준으로 철저한 계획 아래 감각이 더해진 결과물을 보고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낄 수 있었죠. 그 뒤로 Cosmetic에 대해 공부하며 Case를 만들었고, 작년에 미국에 계신 지인분 소개로 할리우드에서 Cosmetic Restoration으로 유명한 치과의사와 함께 직접 임상Case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Hollywood에서 Dr.samsaleh과 함께 작업한 Case 사진

Q: 최근 치과심미보철물에서 환자분들이 원하는 미(美)에 대한 관점이나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되었나요?

A: 우선 형태와 색을 보자면, 상당한 변화가 보여집니다.
자일리톨 혹은 바둑알이라고 칭해지는 보철물의 모습은 더 이상 환자도 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원하는 것이 Natural한 치아의 모습만 고집하는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Natural한 모습을 바꾸기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우리는 환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것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면 한 단계 발전된 보철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Cosmetic Restoration을 익힐 수 있는 팁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기공사 뿐 아니라 미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늘 자연에서 힌트를 얻고 따라가야 한다고 봅니다. 매우 식상한 이야기이지만 자연치의 색과 모양을 연구해 상상력을 높여야 할 것이고 기능의 복원에 대해서는 Full mouth case를 제대로 공부하고 많이 다뤄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Q: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미(美)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A:
노을이 깃든 호수를 거니는 가족들의 뒷모습에서도 가슴 벅찬 아름다움을 느끼고, 장화신은 고양이를 안고 있는 어느 아저씨의 빠진 치아사이로 번지는 함박웃음 속에서도 가득찬 아름다움이 있으며 TV속 대중 연예인들의 모습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美)는 시간과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명제를 피할 수 없고 매우 주관적이며 변덕스러운 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난 20여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치과보철물의 가치라고 표현할 수 있는 보철수가 및 기공수가 등은 제자리걸음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치과보철물의 가치는 어느 부분에서 확연히 달라지는지, 또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표님만의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A:
수가와 관련된 부분은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거래하는 치과 중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거래처들은 늘 가치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드리기 매우 민감한 부분이지만 시장경제에서 보면 환자는 소비자, 치과는 판매자, 기공사는 제조자(생산자)로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소비자의 심리는 싸고 좋은 것을 원합니다. 또한 판매자는 이윤을 조금 더 남기고 싶어하고 생산자는 이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치과 진료행위는 판매도 아니고 주체는 상인이 아닌 인체를 치료하는 의사입니다. 또 기공물은 공산품이 아니죠. 치과기공사도 단순 노동업무가 아닌 전문 지식을 기초로 스킬을 구사하는 테크니션입니다. 본인이 어디에 속하는지 선택의 문제일 것 같네요.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대가가 맞지 않으면 판매하지 않을 줄도 알아야 업에 대한 자존감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에 시청한 영화 중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습니다. ‘당신이 하는 일이 가치가 있다면 그만한 대가를 받아라’라는 말이죠.

 
Q: 대표님의 기공수가는 매우 높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A:
제가 비교적 괜찮은 수준의 보철 수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점은 실력보다 신뢰인 것 같습니다. 저는 진료 계획부터 제게 전달되는 임프레션까지 거래하는 치과에서 진행하는 모든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치과 원장님들도 모델 Pouring부터 제작, 포장까지 제가 작업하는 모든 일을 믿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깊이 신뢰할 수 있는 거래처를 만나는 일은 운이고, 각자 맡은 바 역할을 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높은 수가에 대한 부담감도 클 것 같은데요.
A:
거래처 원장님의 말씀을 인용하면, ‘아무리 힘든 Case도 우리가 함께 준비돼있다면 전혀 어려움이 없다’라고 말씀하셨기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가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 편이죠. 대신 제작하는 Case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Dr. Jaewon Choi · DT. Jiyong Bae
Dr. Jaewon Choi · DT. Jiyong Bae
Dr. Jaewon Choi · DT. Jiyong Bae
Dr. Jaewon Choi · DT. Jiyong Bae

Q: 보철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후배 테크니션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후배 치과기공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분들이 강연도 하고 세미나를 하며 자신들이 가진 지식과 스킬을 공유합니다. 그렇게 연구하고,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 일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더 나아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존감을 가지고 정당한 대가를 받아내려는 노력과 고민을 하는 것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일을 잘하고 싶고, 그 작품을 인정받으려는 기공사는 많은데 가치를 만들어가려는 기공사는 많지 않은 것 같네요.
자존감 혹은 장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혹은 가지고 있는 실력에 대해 배짱도 부리며 수익으로 이뤄냈던 선배님들이 계셨습니다.
일은 삶의 한 부분이고 그 가치와 근본적인 의미와 목적을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기공사이기도 하지만 기공사 이전에 한 부모의 자식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며 배우자이고 또한 기공 선배, 후배, 친구이다’라는 존경하는 선배님 중 한분이 제게 해주셨던 말씀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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