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보배와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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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보배와 몸
  • 최범진 박사
  • 승인 2020.05.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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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귀하고 소중한 물건을 의미하는 단어인 ‘보배’는 흔히 귀한 보석이나 귀금속 또는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하며 그 값어치에 대해서는 현재 통용되는 화폐로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것도 있고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것도 있다.
‘여보’라는 단어는 우리가 일상에서 상대방을 부르는 용어로도 쓰이지만, 부부간에 상대방을 존경하는 의미로 부르는 단어이기도 하다.
여보를 한자어로 쓰면 ‘여보(如寶)’로 쓰며 ‘보배와 같은 귀한 존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보와 함께 부부 사이에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단어인 ‘당신’이라는 단어는
‘당신(當身)’으로 쓰고 ‘상대방과 일상 중에 물리적인 거리가 존재하더라도 나의 몸과 같이 생각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결혼한 부부간의 존칭으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여보와 당신이라는 단어의 사용이 비단 부부 사이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며 일상 생활에서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보배와 나의 몸과 같은 소중한 몸을 의미하는 호칭이 기성세대 위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보다 젊은 세대에서 사용하면 소위 노땅(?) 취급을 받게 되는 사회 일면의 분위기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하면 부부간에 부르는 호칭의 다양성이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 일면에 형성된 것이라고 해석해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약 15년 전인 결혼 초에 지인들과 친구들 앞에서 부부간에 ‘여보’와 ‘당신’이라는 호칭을 사용해 놀림 아닌 놀림을 받은 기억이 난다. 이제 갓 결혼한 신혼부부였음에도 여보와 당신의 호칭 사용을 들은 친구들은 나를 기성세대 취급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혼한 부부 사이에 존중과 존경의 의미를 담은 호칭을 사용한다는 것에 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을 했었고 이 호칭을 자연스럽게 입에 붙게 하기 위해 더욱 자주 썼던 것 같다. 결혼 전에는 잘 모르지만 결혼 후에는 쉽게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결혼 후에 새로이 형성되는 인간관계에 있어 나이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기존에 형성되어 있었던 틀에 상호 존중과 상하 관계가 형성되고 새로운 인맥의 틀이 완성되는 것이다.

 

직장에서의 관계는 어떤가 잠시 생각해 볼 부분이다. 직장이라는 장소는 자신의 업무를 하며 생업을 이어가는 곳이다. 모든 직장은 규모와 부서 그리고 형태와 조건 등은 서로 다르지만 그 안에는 직급와 직책이 있다. 원활한 업무처리와 진행을 위해서는 부서 간 직급 간의 수평, 수직적 소통과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떠한 직장이든 직급과 직책에 따른 호칭이 붙게 된다.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직책을 이름 뒤에 붙여서 사용하는데 직장의 분위기와 성격에 따라 다른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우리에게 친숙한 치과기공소의 경우는 호칭 부분에서 어떤지 생각해 보게 된다. 기공소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차이는 발생하지만 OO선생님, OO기사님 또는 OO실장님 그리고 OO소장님까지 거의 직급은 3개~4개 정도로 다소 단순하게 나뉘어 있고 그 호칭 또한 복잡하지 않았다. 거의 수직적 관계만이 존재하던 부분에서의 업무 특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직급이 일반 회사처럼 평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그리고 이사까지 다양하게 나뉘어 있지는 않다. 그래서 사내 직급의 승진 등, 인사 관련 부분에 있어서 업무 관련 발전의 동기 부여가 다소 부족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우리 치과기공사의 업무는 기술적인 숙련도와 케이스 처리능력 등이 매우 중요한 직업군인 것은 사실이다. 이는 덴탈 테크닉을 실현하는 의료기사이기 때문이다. 비약적인 예로 1개의 모델 작업과 분석을 했던 경험과 1000개의 케이스를 처리해 본 경험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작업하는 케이스에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은 지대치의 마진을 찾아 결정하고 그 곳에 표시를 하고 또 그 위에 보철물 제작을 위한 Wax-up을 했던 시기는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에 치과기공소에서 항상 볼 수 있었던 광경이다. 대부분의 보철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Hand-work의 과정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과정이고 이 모든 과정에서 케이스의 작업과 철저한 분석 그리고 경험을 통한 제작과정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게 된다. 자연스레 수직적인 관계가 중시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치과보철물의 제작이 자연스러워진 오늘날에도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인식은 수평 관계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고 실질적인 부분에서 업무의 효율성을 올리는 부분에 일조를 하고 있다.
비단 기공소 내 수평적, 수직적 호칭을 비롯한 실제 업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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