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DMZ
상태바
[ZERO Letter] DMZ
  • 최범진 박사
  • 승인 2020.08.27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는, 그리고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DMZ’는 비무장지대를 말하며, 사전적 정의로 ‘국제조약이나 협약에 의해 무장이 금지된 지역 또는 지대’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휴전협정 시 설정된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과 북으로 각 2Km까지 비무장지대로 설정되어 있고, 임진강 하구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총길이 248Km의 길이로 되어 있다. 한 개의 선이 아닌 4km의 폭으로 큰 띠가 형성되어 있는 형상이다.
군에 복무하면서 비무장지대를 직접 보고 경험한 성인 남자의 경우 그 실체와 분위기를 충분히 기억할 것이다. 여러 방송 매체나 남북 관계를 다룬 특별 프로그램에서 어느 정도 소개되기는 했지만, 만약 기회가 되어 밤마다 울려 퍼졌던 남북 양쪽의 대북, 대남 방송과 대문짝만하게 표기된 선전 문구들을 직접 듣고 보게 된다면 많은 생각이 들 것이다.
전방에서 군복무를 한 남성들의 경우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비무장지대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무용담(?)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그 곳의 인상이 깊게 남아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이 비무장지대가 과거에는 군사분계선의 의미만이 크게 부각 되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TV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DMZ에 대한 해석을 했던 것 같다. 그간 보아왔던 군사적 의미만이 아닌 DMZ가 가진 자연생태에 대한 내용이었다. 분단 이후 거의 7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사람의 접촉이나 간섭이 거의 없었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 생태계가 바로 DMZ에 보존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전쟁의 폐허 이후 DMZ안에는 자연 스스로의 생태복원 능력으로 자라는 희귀한 식물들이 있고, 이미 남한에서는 사라져버렸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들이 너무도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으로, DMZ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원시 생태계의 표본이라는 내용의 다큐멘터리였다. 또한 방치되다시피 했던 공간이 계절마다 철새들의 휴식처가 되고 그 안에 서식하던 동·식물들이 안정을 얻는 공간으로 변모한 부분을 프로그램에서 소개했다. 비단 DMZ 안쪽이 원시 자연의 형태를 갖추었다고는 하지만 남과 북에서 완전히 사람의 발길이 끊긴 것은 아니다.

현재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대치하고는 있지만, 지역을 담당하는 군인 이외에 허가된 소수의 사람들은 그곳을 통해 직·간접적인 소통을 하고 있고 그 소통의 과정에서 자연스레 연결 고리가 형성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요즘은 이러한 물리적인 소통의 루트 말고도 다양한 연계 방법이 그 역할에 힘을 더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집단, 계층 그리고 개인 간의 소통에 대한 의지와 방법이 중요하게 인식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된 업무를 행하는 치과기공소에도 DMZ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다른 업무 파트가 나뉘어 있고 자기가 속한 곳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포세린 파트 안에도 작업모형에 Metal framwork을 제작하는 소위 캡 파트가 있고, 본격적으로 포세린을 축성하고 완성하는 빌드업 파트가 있다. 업무의 진행 상 이전 단계에서 과정이 완성되면 바로 다음 파트로 의뢰서와 보철물이 이동하게 된다. 빌드업을 주로 하는 곳에서는 캡 파트에서 넘어온 구조물에 기반해 보철물을 완성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분리된 두 파트 사이에 소통이 가능한 일종의 DMZ가 생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CAD/CAM 시스템의 본격적인 도입과 함께 주로 보철물을 제작하는 지르코니아와 올세라믹 재료의 사용을 바탕으로 Framework만을 제작하고 빌드업 파트로 넘기면 술자의 소임(?)이 끝나는 시대는 사라져간다고 할 수 있다. 보철물의 전체적인 쉐이드와 형태 그리고 많은 완성요소 등의 결정이 CAD/CAM 파트에서 진행되는 부분으로 양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완성을 하는 빌드업 파트와의 소통이 이루어지지만 전적으로 쉐이드를 책임졌던(?) 파트의 역할에 변화가 생긴 것은 시대와 시스템의 흐름과도 자연스레 연결되는 부분일 것이다.
우리 치과기공사가 하는 업무는 보철물을 제작하는 시스템과 재료의 변화를 바탕으로 그 양상이 변했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바로 비무장지대가 상징하는 ‘분리와 분단’이 아닌 ‘소통과 이해’의 의미로 재해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함께 인정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기공소 안에서 우리 업무의 효율성과 발전 그리고 설계하는 꿈을 위해서 기존에 우리가 알고있던 DMZ라는 단어의 의미가 ‘DeMilitary Zone’이 아닌 ‘Dream Making Zone’의 의미로 재해석되기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