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가치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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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가치창조
  • 최범진 박사
  • 승인 2020.11.2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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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창조’라는 단어를 근래에 자주 듣게 된다. 가치창조의 의미를 단순히 ‘전에 없던 대상이나 사물 그리고 무형의 자산에 대해서 새로이 그 값어치를 이루는 것’으로만 해석하기에는 적용대상과 범위가 매우 넓어졌음에 틀림이 없다.

과거에 존재했던, 또 별다른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있던 유형, 무형의 대상이나 방법에 시대의 흐름에 맞춘 새로운 의미를 찾아 평가되는 과정 또한 가치창조의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대상의 발견을 기업이 추구해야 할 이념으로 삼아 ‘가치창조’를 회사의 신년 슬로건으로 삼는 경우를 하나의 예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비단 과거에 의미 없이 버려지거나 방치되어 있던 것들이 새로운 역할과 기능을 인정받아 전혀 관련이 없는 부분에서 새로운 값어치를 한다는 개념으로만 본다면 다소 그 해석의 범위가 좁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인적재원’, 소위 사람의 가치를 금전적인 잣대로 해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고, 도덕적으로도 사회적 지탄과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의 가치는 금전적인 평가가 아닌 정서적이거나 인도적인 부분으로 해석을 해야만 한다. 산업화가 본격 진행되면서 사람의 가치에 대해서 공장이나 회사를 움직이고 운용하는 작은 부품 정도의 개념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노력은 현대 사회에도 계속되고 있고, 개개인이 그 나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한 개체로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이라는 집단에 속하게 되며, 그 직장에서 주로 맡아서 하게 되는 본연의 업무를 부여받게 된다. 직장의 외적 규모가 크고 작음과는 상관없이 그 조직 안에서 각자의 전공 또는 전공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었거나 본인이 잘하는 분야의 업무를 행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치과기공 대학교를 졸업하고 학창시절 전공한 치과기공의 업무를 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곳이 치과기공소이건, 치과기공실이건 아니면 치과와 관련된 업체이건 본인의 전공과 관련된 부분을 최대한 잘 활용해 일을 하고 있다. 물론 요즘은 예전(?)과 달리 반드시 치과보철물을 제작하는 치과기공사로서의 업무만을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에서 자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또 인정받을 수 있는 곳에서 일하기를 원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의 가치평가는 내가 지금 있는 장소의 가치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규모가 크고 멋진 식당의 음식이 반드시 맛있는 법은 아니다. 지금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앞으로 자기 발전을 할 수 있는 곳이 좋은 직장의 기본이 되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지금의 치과기공 업무는 많은 부분이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치과보철물을 제작하는 추세이며 가까운 미래에는 이러한 흐름이 보편화를 넘어 일반화가 될 것이다. 치과기공소나 치과기공실에서도 디지털 솔루션이라는 부분이 거의 대부분의 보철물 제작 과정 중 한 부분이 되면서 보철물의 제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만 제작하는 경우는 점차 그 범위가 현격히 줄어든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바로 여기에서 소위 인적가치라는 부분 즉, 우리 치과기공사로서 직업적인 가치를 새로이 평가할 부분이 발생하게 된다. 보철물 제작을 위한 재료는 이제 쓸 만한 좋은 재료들이 우리의 편의와 작업의 효율성에 바탕을 두고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을 거치며 소개되고 있다. 동시에 그 재료를 사용해 보철물을 제작하는 시스템 예를 들어, 밀링머신이나 3D 프린터 같은 장비들도 그 성능과 기능이 최고의 정점을 찍고 또 새로운 기능과 적용 기술이 탑재되어 우리에게 소개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부분이 바로 치과기공사의 업무가 되며,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쌓이는 노하우를 전문 치과기공사의 입장에서 컨트롤 해야하는 부분을 강하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시스템의 종류나 개발사의 위상이 우리가 만드는 치과보철물의 가치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또한 내가 지금 일하는 장소가 나의 가치를 대변하지 않는다. 나의 가치는 나의 업무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충분한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섬세함과 열정인 것이다. 새로운 가치창조의 시작점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오늘도 거울속에 있는 나 자신을 보며 자신의 열정과 업무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창조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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