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r Interview] 디지털이 가장 늦은 덴쳐도 이제 관심 가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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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r Interview] 디지털이 가장 늦은 덴쳐도 이제 관심 가질 때 
  • 제로 취재팀
  • 승인 2021.01.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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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종속되지 않는 치과기공사가 되려면

이대우 소장은 치과기공계의 눈부신 성장과 각광받던 리즈 시절을 경험한 세대다. 이대우 소장이 치과기공사로 처음 출발했던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 치과기공계는 다양한 테크닉을 열심히 배우던 세미나 전성기로 치과기공사는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직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 기공계는 치과기공소 증가와 디지털화로 인한 수가 경쟁 속에 급격한 레드오션을 경험하게 된다. 이대우 소장은 이 같은 치과기공계의 냉온의 역사를 경험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선, 후배를 아우르는 마음을 가진 이 시대의 치과기공인이다. 디지털 덴쳐 워크플로우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 이대우 소장을 만나 치과기공사로 살아온 삶과 디지털 시대의 파샬 덴쳐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ZERO 취재팀 zero@dentalzero.com

 

파샬 덴쳐 분야에서 디지털 적용은 어느 단계까지 왔나요?

처음 디지털을 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배울 곳이 없었던 점이죠. 파샬 덴쳐는 디지털을 배울 곳도 가르치는 이도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됩니다. 아마 윈도우 버전 방식으로 표현하면 일반 보철 쪽 디지털이 윈도우 28~30 버전쯤 출시된 상태라면 파샬 덴쳐는 이제 1.5 버전 정도 수준이에요. 그만큼 아직은 시작 단계죠.

파샬 덴쳐는 비단 디지털뿐 아니라 일반 아날로그 세미나도 거의 없었어요. 일반 보철 쪽에 비해 디지털화도 안 되어서 초기 부산에서 세미나를 했는데 당시에는 큰 반응은 없었어요. 아날로그 세미나를 진행하던 중 한 원장님으로부터 SNS 메신저로 디지털 분야에 파샬 임상을 접목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세미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날로그에서 시작한 것을 디지털에 적용하면서 디지털 워크플로우 세미나를 시작하게 됐죠. 세미나를 하면서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야 해서 한 1년간 세미나를 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차 제가 디지털로 했던 임상 컨셉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다시 세미나를 시작하게 됐어요.

파샬과 덴쳐 중 파샬은 CAD 프로그램을 3년 전 베타 테스트로 받았는데 자료도 없고 배울 곳이 없어서 해외 유튜브를 보고 강연자의 마우스 커서 움직임까지 일일이 하나하나 따라 하면서 배우는데, 3개월마다 버전이 바뀌어서 많이 힘들었어요.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네요(웃음). 이렇게 어렵게 배운 것을 해외 경험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가르치니 금방 배우더군요. 금방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디지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덴쳐가 늦게 디지털화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어려워요. 일반 보철물을 보면 100% 중 70~80%는 고정성 보철물 분야이고, 나머지 20~30%가 가철성 보철이죠. 아무래도 큰 분야부터 발전하다 보니 파샬 덴쳐는 더디게 발전했어요. CAD와 CAM 분야도 수요가 많은 고정성 보철 부분부터 발전하면서 포화상태가 되고 이제 남아있는 분야인 파샬과 덴쳐가 늦게 출발한 것이죠.

디지털 덴쳐 세미나 참여자들의 관심도는?

저는 과거 아날로그 과정에서 했던 것을 디지털화해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예전 아날로그 세미나를 주로 하던 시절이나 디지털 세미나도 세미나에 참여하는 분들은 아주 저년차는 못 오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 연차 있는 분들이 참여하죠. 보통 10여 년 정도 임상을 하면 자기가 하는 것을 정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하나하나 알고는 있어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우기만 하거나 정리가 되지 않으면 엮지를 못해요. 저는 세미나에 오시는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간혹 이런 질문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강의 중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참석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세미나의 컨셉이나 수준을 바로 반영하기도 합니다. 온라인 강연과 달리 참석자들의 반응으로 바로 수정하고 반영할 수 있어 좋아요.

 

치과의사를 위한 디지털 세미나도 기획하시던데...

맞아요. 치과에서의 인상채득은 아날로그나 디지털 모두 똑같습니다. 치과의사들은 구강 스캐너가 보급되며 잘 사용하는 분은 스킬이 있어 잘 활용하지만 디지털 덴쳐의 워크플로우는 덴처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레진치가 라이브러리에 없어 센터에 요청하고 일일이 앞뒤를 스캔해서 잘라 붙여가며 완성했어요. 치과에서 올드 덴쳐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환자들이 치과에 와서 컴플레인하는 경우를 보면 버티칼이 높아지고 CRO 포지션이 안 맞는 경우가 많죠. Copy Denture라고 명명한 디지털 덴쳐도 기공소에서 올드 덴쳐를 잠깐 스캔해 환자가 만족할 수 있는 덴쳐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의 과정을 한두 단계로 줄일 수 있어 치과의 만족도도 높아지죠.

또한 아날로그가 못 하는 것을 디지털로 하는 것도 있어요. ‘Digi Flipper’라고 명명한 것인데 와이어와 레진 없이 설측에서 유지를 얻는 방법인데 디지털에서만 가능한 와이어 없는 플리퍼 솔루션입니다.

 

치과기공사가 된 계기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진학 상담 시 치과기공과를 추천해주셨어요. 현재 신한대인 신흥대 88학번입니다. 첫 직장은 벨치과기공소로 당시로써는 드물게 출퇴근 타임과 오버타임 제도를 시행하던 앞선 기공소였죠. 이후 로얄치과기공소에서 13년 정도 근무하다 처음치과기공소를 오픈했어요.

기억나는 순간은 어느 날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거래 치과에서 VIP 환자를 봐달라고 해서 갔더니 환자분이 젊은 시절의 흑백 상반신 사진을 내밀며 가장 좋은 것으로 해달라 해서 상악 풀덴쳐를 해드린 기억이 있습니다. 나중에 TV로 이분이 성공회대 고 신영복 교수님인 것을 알았어요. ‘처음처럼’의 ‘처음’의 인연이랄까? 당시에는 사진을 보고 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죠.

그리고 제가 살아오면서 깨달음을 얻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과거 몽골에서 워크숍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어요. 당시 리도카인도 없던 시절 고 지헌택 박사님이 이끄셨던 치과와 제가 속했던 치과기공소가 함께 참여해서 각종 장비를 가지고 울란바토르에서 캐스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야치과병원 주대원 원장님도 같이 가셔서 강의하셨는데 당시 저도 서울회 등에서 강의를 일부 담당하기도 했지만 원장님이 듣는 대상의 눈높이에 맞는 강의를 하시는 것을 보고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때 많이 느꼈고 돌아와서 많이 변했죠. 전문용어를 쓰는 것보다 듣는 상대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계기가 됐죠.

 

후배들에게 치과기공에 대한 미래를 조언한다면?

지금 치과기공사 국시 후 기공계에 남는 비율이 15%도 안 되는 현실이 암울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후배들이 있어야 기공의 미래도 있겠죠. 제가 조언을 한다면 디지털로 옮겨가도 아날로그의 기초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특히, 형태나 교합 같은 것은 기본이죠. CAD에는 라이브러리가 나오지만 맞는지 안 맞는지, 조정 등은 내가 판단해야 해요. CAD는 교합을 잘하지 못하니 이를 감안하려면 내 머릿속에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사실 디지털을 보면 두려운 것도 있습니다. 세미나를 할 때 느끼는 건데 디지털은 정말 쉬워요. 연차 수에 퀄리티가 반영되려면 열심히 잘해서 그 차이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하는데 디지털은 그 수준 차이가 없어요. 그리고 디지털화되면 편하고, 좋은 환경에서 하려고 장비 투자를 점차 하려 하는데 이것이 자칫 잘못하면 우리 모두 시스템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이 있을 때 아날로그의 기본을 배워라.’ 이것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디지털은 가르쳐주면 2~3년 차라도 금방 배울 수 있어요. 그렇지만 10년 차 이후에도 계속 그 수준에 머물 것은 아니잖아요. 자신만의 그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CAD가 갖지 못한 것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보고 판단하는 실력을 갖춰야 하고, 그것이 바로 아날로그의 기본 즉 기초체력이라고 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질문한 삶의 철학, 신조에 관한 질문에 이대우 소장은 간단하게 “기공소 이름같이 처음처럼 열심히 하는 것이죠.”라며 초심에 대한 자세를 강조했다.

이대우 소장은 올해 ‘디지털 덴쳐 워크플로우’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참석자층은 고연차부터 중견급 기사까지 다양하며 치과의사를 위한 세미나도 기획하고 있다. 통상 첫날은 exocad등을 이용한 디지털 덴쳐의 응응편으로 3D 프린터를 활용한 디지털 덴쳐 디자인과 Copy Denture와 Digi-Flipper의 디자인과 임상적용을 다룬다. 2일 차는 CAD 프로를 이용한 디지털 덴쳐의 적용편으로 Temporary crown과 Denture 디자인과 프린팅, 그리고 디지털 풀덴쳐의 모델 분석에 들어간다.

세미나는 디지털로 할 수 있는 덴쳐 영역과 그 확장 가능성을 살펴본다. 특히 디지털 경험이 없는 참석자들을 위해 파샬과 덴쳐파트에서 디지털을 시작하려면 알아야 할 다양한 CAD 프로그램과 스캐너 그리고 3D 프린터의 장단점과 실사용 후기를 중심으로 디지털 워크플로우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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