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cturer Interview] 테크닉 향상에는 “무작정 따라 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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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r Interview] 테크닉 향상에는 “무작정 따라 해보기”
  • 윤준식 기자
  • 승인 2021.03.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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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통한 마음 수련에 심취, 재능 기부 세미나 꿈꿔
황보아 BOA&RIO 덴탈랩 소장

황보아 BOA&RIO 덴탈랩 소장은 세라믹 심미보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강사이다. 늘 밝은 웃음과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 그녀가 최근에는 새벽의 고요한 힘에 매료돼 독서 활동에 여념이 없다.
북미풍의 따스한 기공소에서 재능 기부 세미나를 꿈꾸고 있는 책벌레 황보아 소장과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소장님은 어떤 계기로 치과기공사를 접하게 되셨나요?
감사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공부를 강요하시기보다는 제 적성을 찾아주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어요. 그래서 동생과 함께 예체능과 관련된 여러 경험을 많이 했었습니다. 부모님의 관심과 노력으로 저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할 때 집중도가 높고 재능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후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제게 가장 적성이 맞는 전공이 무엇일지 부모님과 상의한 결과 어렸을 적의 경험을 토대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치기공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소장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활발하면서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셨을 것 같아요. 또 기공 작업은 위험한 요소가 많아 여성으로서는 힘드셨을 것 같은데요. 
하하. 글쎄요. 제 기억으로는 친구들과 열심히 놀았던 기억 밖에는 없어서 저희 06학번 동기들에게 제가 어떤 학생이었는지 물어봤어요(웃음). 친구들이 저는 매 순간을 즐겼다고 해요. 또 제 실습 작품에 노력도 많이 하고 뿌듯해했으며 교수님께 여쭤보고 제 스스로 감탄했다고 합니다. 실습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고 열정만큼은 유노윤호 부럽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기공 작업에 폭발 위험성도 있고 아무래도 힘든 점이 많죠. 하지만 저는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힘든 일이든 무서운 일이든 처음 접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임하는 편입니다. 어렸을 때 불주사도 제일 먼저 맞고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학생 때 캐스팅이나 다른 위험한 일들을 오히려 제가 맡아서 도와주기도 했어요.

소장님을 떠올리면 단연 세라미스트인데, 세라미스트는 색을 분별하거나, 형태학과 관련한 부분에 예술적 재능이 꼭 있어야 할까요?
아무래도 예술적인 재능이 있으면 유리할 것 같습니다. 남들보다 색을 더 섬세하게 구분할 수 있고 정밀하게 형태를 관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다른 사람보다 더 자연치에 가깝고 쉽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재능을 반드시 갖춰야만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매일 3시간씩 10년을 훈련하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 아시죠? 저는 이 법칙을 굳게 믿고 있어요. 일을 할 때 하루에 3시간만 할애해서 반대편 동명치를 관찰하고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해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완성형은 아니지만 이 인터뷰를 보고 계실 선생님들은 저보다 훨씬 더 잘하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소장님 기공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를 말씀드려도 되나요?(웃음) 첫 번째는 당연히 노리타케 세라믹 콘테스트입니다. 그 당시 저는 5년차였는데 제가 정말 잘하고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운이 좋게도 2위를 수상하면서 콘테스트 경험을 통해 연자로서의 기회를 얻고, 그 경험을 통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분들과 나눌 때 큰 보람을 느낀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두 번째는 지금입니다. 아버지께 책 한 권을 추천받아 읽었는데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내 사업장을 꾸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해준 책이었고 기공소를 개설한지 이제 한 달이 조금 안 됐는데, 직원으로 일할 때와 다르게 개설을 준비하는 내내 신경 쓸 것도 많고, 처음해보는 것 투성이라 힘이 들긴 했지만 그만큼 성장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일을 대하는 태도가 직원일 때보다 더 진지해졌고, 세금에 관심을 갖고 직원을 대하는 마음과 행동까지 내일 더 나은 사람, 그리고 이 기공소를 잘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오래전부터 세미나 강연을 활발히 하고 계신데, 세미나를 하시게 된 계기와 소장님만의 세미나 컨셉 등을 듣고 싶습니다. 
평소에 어떤 일을 할 때 계획을 세우고 하는 편이 아니라 순간에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성격이라 세미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준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노리타케 콘테스트 이후 세미나 제의를 받았을 때 그 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그리고 그 당시에는 여성 인스트럭터가 거의 없었던 때라서 더더욱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저보다 더 훌륭한 여성 인스트럭터가 많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고, 실력 있는 여러 여성 기공사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싶었어요.

제 세미나 컨셉은 ‘기본에 충실하자’에요. 무슨 일이든 마음이 앞서서 기본을 무시하면 결과는 좋지 않잖아요. 그래서 붓을 잡는 방법부터 강의를 시작합니다. 쉽게 잘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고 싶고, 그 잘하는 방법은 기초에서 시작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베이직을 중시하며 정도를 지키는 세미나를 하려고 해요. 또 여러 가지 화려한 파우더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덴틴의 양과 3단 축성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본업을 유지하며 세미나 강사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기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에는 이른 아침에 독서도 하시더군요. 이렇게 활동하실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글쓴이가 새벽이 주는 엄청난 힘을 경험하고 강력추천하는 내용입니다. 저는 올빼미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이 책을 읽고 정말 나에게도 변화가 생길까 하고 2월부터 도전하고 있습니다. 새벽 5시에 기상을 해서 감사 일기를 쓰고, 내가 오늘 하루 이것만은 꼭 지키고 싶은 것들을 적고 독서 한 시간을 하고 출근 준비를 합니다. 물론 기공소를 하면서 새벽에 퇴근해서 지키지 못한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은 다음날 꼭 지키리라 생각하고 하루를 더 밀도 높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오늘도 새벽 기상을 하고 출근했는데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집중해도 되는 고요한 새벽이 주는 힘이 정말 좋습니다. 꼭 한번 도전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은 체력입니다. 자랑할 정도의 체력은 아닙니다만 격한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신랑과 크로스핏 짐을 다니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못 다니고 있었는데 다시 신랑과 다니려고 합니다.

강의를 하시지만 많은 강의를 청취하시기도 했는데, 세미나 강사 혹은 지금까지 인연을 맺어 온 분들 중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기공분야에서는 일본의 나오토 유아사 선생님이 있고, 인생에서는 청울림 선생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 포세린을 잘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랐을 때 유아사 선생님의 세미나를 들은 날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작업에 몰입을 하실 수 있다는 것에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청울림 선생님은 자기계발 동기부여가로 사람들에게 삶의 목적과 경제적 자유를 위한 강의를 하십니다. 책도 저술하셨고요. 기공 외엔 관심 없는 저에게 사고를 트이게 해주셨고 일과 삶, 돈을 대하는 태도와 끊임없는 동기부여로 독서를 통해 생산가로서의 삶을 살게 해주신 분입니다. 책도 쓰셨는데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강사로 활동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또 강단에 오르셨던 수많은 강연 중 기억에 가장 또렷하게 남아있는 순간은 언제신가요?
제가 일단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이에요(웃음). 작정 제 눈에 기공천재로 보인 선배님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물어봤고 답변해 주신 내용을 무작정 따라했죠. 석고카빙이 기공 실력 향상에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때부터 일과를 마치고 시간을 내서 석고카빙을 했어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만 더 잘하기 위해 무작정 해보기를 실천하고 있어요. 일단 실행해 보세요!(웃음)

제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 강연은 오사카에서 했던 일본의 국제적인 학술회인 IFAA 강의에요. 그 강연 제의는 SNS 메시지를 통해 일본의 이보클라 연자인 쯔즈키 선생님으로부터 받았죠. 선생님은 일본에는 여성 연자가 없는데 한국에는 여성 인스트럭터가 있다고 들어서 제게 연락을 하게 되셨다고 말씀하셨죠. 저를 조금 신기하게 생각하셨나 봐요(웃음). 
그렇게 저의 첫 국제 강연 무대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그리고 노리타케 페스티벌 역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세계적인 연자분들과 함께 무대에 섰던 것 자체가 영광이었습니다. 그때 주제로 정했던 한개 의 치아, 세 개의 팁을 준비하면서 저의 기공 인사이트를 잡아갈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함께 작업했던 박성만 선생님과 기회를 주셨던 이용림 대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또 기억에 남는 수강생분도 계세요. 모녀 기공사셨는데, 어머니께서 먼저 제 세미나를 들으셨고 그다음 세미나에는 따님이 오셨죠. 

강단에 오르는 것을 꿈꾸는 학생이나 후배 기공사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조언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는 조언보다 응원을 해드리고 싶어요.
‘갈매기의 꿈’이라는 책을 읽어 보셨어요? 책의 주인공인 조나단 리빙스턴은 먹이를 찾기 위해서만 비행하는 다른 갈매기와는 다르게 비행 자체를 좋아하고, 높이 나는 꿈을 가진 갈매기에요. 꿈을 이루기 위해 비행을 연마하던 조나단은 끝내 무리에서 따돌림을 받고 추방당하게 되죠. 조나단은 이런 고통의 과정에도 꿈을 향해 노력하다가 끝내 본인이 목표한 것을 이루고, 추방당한 무리에 돌아가서 자신이 터득한 비행 기술을 나누기까지 해요. 조나단은 그 과정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기공도 마찬가지예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따른다는 것을 알기에 응원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후배 기공사 선생님들이 조나단과 같은 갈매기가 될 거라고 믿고 있어요.

향후 세미나 계획과 개인적인 목표를 소개해주신다면 
신구덴탈에서 진행하는 세미나와 별개로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세미나가 있는데, 마침 많은 기공사 선생님들이 보는 ZERO에 실리는 기회가 생겨 정말 감사합니다.
우선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치과기공사를 위한 재능기부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제 제 기공소도 생겼으니 이곳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경력단절 여성치과기공사 선생님들께 제 노하우와 동기부여를 나눠드리고 싶어요. 사실 얼마나 모일지는 모르겠습니다(웃음). 이 인터뷰를 읽고 관심이 있으신 기공사 선생님께서는 friendent@naver.com으로 메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세미나는 하반기 즈음에 계획하고 있어요. 이 세미나를 시작으로 졸업생들을 위한 재능기부 세미나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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