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의 무수한 소음 가운데, 크림치과 기공실에서 하나의 보철물에 집중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주변은 고요하다 못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했다. 이곳에서 만난 이남익 치과기공사는 7년이라는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앳된 모습과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다. 창업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깊은 울림이 가득했다.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치과기공을 접하게 된 계기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에 부모님께서 추천해 주셔서 우연히 알게 됐다. 비록 의료인은 아니지만 환자의 아픔을 회복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있는 직업이라고 느꼈다.
현재 크림치과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됐고 지금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5년차가 되던 시점에 캐드캠 파트로의 전환을 생각하며 도전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운이 좋게도 합격하게 됐다. 지금 맡고 있는 업무는 임플란트 지르코니아, PMMA 보철물의 전반적인 작업과 스테인과 글레이징도 함께 하고 있다. 포세린 빌드업 파트를 더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7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사건, 사고는?
1년차에는 덴쳐 파트에서 근무했었다. 그 당시에 2차 매몰하기 전에 분리제를 바르지 않아서 함분리가 되지 않았었다. 엄청 당황했고 식겁했는데, 다행히도 사수분이 너무나도 여유있게 해결해 주셨다. 그때 그 사수분이 정말 위대하게 보였던 기억이 난다.
기공계가 어려워지면서 요즘에는 졸업과 동시에 다른 직업을 택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어떤 목표를 갖고 임상에 임하게 됐는지.
기공일이란 적성이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직업으로 이직한 친구들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 많은 동기, 후배들이 치과계에서 근무하고 있다. 기공사로서 최근 인재 배출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지만 치과계 다양한 분야에서 치과기공사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계획을 자주 세우는 습관이 있다. 7년간 일하면서 길게는 1년 단위로, 짧게는 한달 단위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치과기공은 오픈할 수 있는 길이 있고 전문 기술이기 때문에 창업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평소 동경했던 롤모델은?
기공계 선배님들은 아니지만 아버지를 인생의 롤모델로 삼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늘 책임감을 강조하셨고, 힘들고 손해를 보더라도 떳떳하게 살기를 바라셨다. 아버지도 그렇게 살아오셨기에 앞으로의 내 인생과 기공도 아버지처럼 살고 싶어서 롤모델로 삼았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기공이란? 또 그 중에서 어떤 것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기공에는 정답이 없고 오차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치아 형태, 교합 양식과 이론 등 중요한 부분이 많지만 작업과정에서의 오차와 모델과 구강 내의 오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평소 테크닉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지금까지 일하면서 테크닉은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쌓인다고 느꼈다. 기본적인 이론 공부나 자연치 형태 관찰, 왁스업 연습을 틈틈이 한다.
끝으로 어떤 기공사로 기억되고 싶은지.
기공계에서 유명하고 실력 좋은 기공사로 기억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가 ‘저 사람과 일했을 때 손발이 정말 잘 맞았고 좋았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는, 늘 같이 일하고 싶은 기공사로 기억되고 싶다.
향후 계획과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지금 근무하는 크림치과에서 실장님들을 도와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잘해나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심미보철을 더 많이 공부하며 연습해 나갈 계획이다.
기공일이 결코 쉽지 않은데, 현직에 계신 모든 분들에게 존경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고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시기인데 모두 함께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