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응답하라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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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응답하라 2021
  • 최범진 이사
  • 승인 2021.10.10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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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케이블 방송을 통해 소개됐던 드라마 ‘응답하라 19OO’라는 시리즈가 있었다. 1988년, 1994년, 1997년을 그리는 3개의 시리즈가 나왔는데 그 시대를 살았던 고등학생, 대학생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당시의 시대상을 느낄 수 있게 드라마의 배경과 소품, 특히 당시 유행하던 대중가요를 BGM으로 넣어서 지난 시대감성을 물러 일으켰던 것으로 기억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로 등장 인물들과 비슷한 또래 혹은 그 시대에 대한 기억을 가진 세대에게는 다양한 소품과 등장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에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예전에는 이랬는데~’를 이야기하며 요즘 유행하는 ‘라떼는 말이야~’로 이야기의 서두로 표현하고 싶은 것은 절대 아니다. 사회가 계속 변화하면서 현재 관점에서 바라보는 과거의 가치 판단과 평가, 그리고 방법과 결과가 모두 맞는 것도 아니고 또 모두 틀렸던 것도 아니다. 시대의 현실적인 여건과 상황들이 있었고 주어진 환경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 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있었다. 기술력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뚝딱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거나 개선시킬 수는 없는 부분이 있다. 또한 기술력이 있어도 그것을 임상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또는 관련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동반한 과정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업무를 하면서 사용하는 모든 장비, 도구, 기구 그리고 재료에는 많은 기술력이 적용되어 있다. 재료에 대한 원천 기술도 그렇고, 장비에 구동에 대한 메커니즘도 그에 해당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전에서 엔드 유저는 장비와 기구 또는 그러한 재료를 사용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자연스레 사용의 노하우가 되어 또 하나의 기술로 인정 된다. 특히, 치과기공 업무를 하면서 사용하는 장비와 재료에는 이런 부분이 많이 적용된다. 

석고 모델을 부을 때 초경석고나 경석고를 어떻게 해야 기포 없이 튼튼하게 처리하는지, 왁스업과 매몰을 할 때 어떻게 해야 주조가 잘 될 수 있고 주조체가 깔끔한지, 캡트리밍을 할 때, 어떻게 해야 빌드업할 때 트러블이 안 생기는지, 빌드업을 할 때 어떻게 해야 쉐이드가 잘 나오는지, 스캔을 뜰 때 어떻게 해야 디자인에서 무리 없게 되는지, 컬러링을 어떻게 해야빌드업 파트에서 쉐이드 매칭 마무리 업무가 쉽게 진행되는지.

항목을 하나씩 따지면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작업이 없고, 어느 과정 쉽게 해서 넘길 공정이 없다. 그래서 보철물 제작에 대한 정확한 이론, 경험 그리고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 다 맞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반대로 반은 포기하고 했는데 결과가 너무 잘 맞아서 만족하며 미소를 짓기도 하는 것이 우리의 업무 특징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바로 내 손이 만져서 익히고, 내 눈이 확인하고, 내 몸이 느껴서 완성된 소중한 무형의 자산이 바로 우리의 보철물 제작을 위한 노하우가 되고, 그것이 나와 기공소의 큰 무기가 되는 것이다. 기공소나 기공실 어디에선가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말씀이 들린다면 귀에 꼽힌 블루투스 이어폰을 빼고 유심히 듣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디지로그의 기원이 아날로그이고, 그 아날로그 노하우가 최신 장비와 재료로는 절대 대체할 수도 극복할 수도 없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이 우리 치과기공 업무의 특징으로만 간주할 부분이 아니고 보철물 제작을 위한 오랜 경험과 함축된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내용의 단어 하나, 조사 하나에 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꼽는다면 시대와 세대의 분위기와 감성에 공감대가 형성이 되느냐는 것으로 귀결된다. 아날로그로 하던 일들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장비가 하고, 케이스 분석을 통해 전체적, 부분적인 그림을 그리던 크라운 브릿지 대신 라이브러리에 있는 형태를 이용하고, 주조나 프레싱을 하던 일들이 밀링이나 프린팅을 하고, 빌드업 대신 컬러링과 스테인을 하고……. 결국 과거 아닌 과거와 현재의 커뮤니티와 조합을 통해 미래를 그리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조각도나 빌드업 브러쉬 대신 마우스나 스테인 브러쉬를 잡고 있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수학 시간에 집합의 개념을 배우던 시기가 생각난다. 일부러 맞추려고 하는 부분이 아니라 집단과 집단, 업무와 업무 사이에 작은 교집합적인 요소만 있어도 공감대라는 부분은 자연스레 자리 잡고 그 영역은 충분히 넓혀 갈 수 있음을 생각하며 오늘과 내일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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