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FOCUS] 독일 진출 8년, 마이스터가 되어 돌아온 이상효 기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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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FOCUS] 독일 진출 8년, 마이스터가 되어 돌아온 이상효 기공사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1.10.1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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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일 모두 WIN-WIN 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목표”

독일 진출 8년 만에 마이스터가 되어 한국으로 복귀한 이상효 기공사가 지난 9월 6일 경기도치과기공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마이스터 취득 과정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밝혔다. 2018년 경기도치과기공사회 선정 ‘자랑스런 치과기공인’에 선정됐던 그는 부산가톨릭대학교 치기공학과를 졸업 후 수원 한길치과기공소에서 일하던 중 마이스터를 목표로 독일로 건너갔다. 듀얼시스템으로 3년 6개월 동안 뒤셀도르프 Albrecht-Drer Berufskolleg에서 이론을 공부하고 Schler Dentaltechnik에서 실기를 공부해 치과기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 후 Sauerhoff Dentaltechnik에서 올라운드 기공사로 2년 동안 근무했고 HWK Dsseldorf Meisterschule에서 2년 동안 공부 후 올해 7월 독일 치과기공사 마이스터 시험에 최종 합격해 ZTM(ZahnTechnikerMeister) 자격을 취득했다.  

김민경 기자 zero@dentalzero.com

 

 

졸업 후 한국에서 근무하다 독일로 건너간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부터 마이스터를 목표로 독일로 가게된 것인가? 
대학교 재학 당시 학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을 포함해 스위스, 체코, 이탈리아를 방문해 직업 탐방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유럽의 근무환경과 생활을 직접 눈으로 보며 ‘나도 언젠가 이 곳에서 일을 배워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시 국가마다 느꼈던 분위기가 달랐는데 독일의 경우 여유롭고 자신의 일에 대해 진중하게 대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다가왔고 특히 마이스터라는 제도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졸업 후 수원 한길치과기공소에서 일하면서 권수안 소장님의 가르침과 도움으로 해외 진출과 마이스터라는 목표를 구체화하고 너무 늦지 않은 나이에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독일로 떠나게 됐다.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마이스터 과정은 총 네 가지 시험으로 나뉜다. 전공관련 이론 능력과 실기 능력에 대한 시험은 보통 동시에 진행되며 1~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다음으로 각종 관련 법률과 경제학에 대한 시험은 6개월~1년 정도 소요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육학을 진행하는데 짧게는 2주에서 3개월까지 걸린다. 교육학을 진행하는 것은 마이스터는 후배 양성의 역할까지 담당해야되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과목에 합격하지 못하면 최대 2번의 재시험 기회가 주어지고 총 3번의 시도에서 합격하지 못 할 경우 시험 응시 자격 자체를 잃게 된다. 
모든 과목을 합격하게 되면 마이스터라는 타이틀을 부여받게 되는데 치과기공사의 경우 마이스터 코스에만 집중해서 짧게할 경우 1년 반, 기공소 근무와 병행할 시 3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독일에서의 생활은 어떠한가?
어느 곳과 마찬가지로 생활에서 최우선 되는 것은 독일어이다. 영어가 많은 도움이 되지만 영어로는 생활에 한계가 있다. 
독일의 생활은 굉장히 여유로운데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 속에서 살아온 나에게 그런 여유로움이 불편함으로 다가온 적도 있었다. 한국에서 2~3일이면 처리될 일들이 이곳에서는 길게는 한 달까지 소요되면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이런 여유로움이 기공사의 일에도 적용되다보니 한국에 비해서 굉장히 여유롭게 일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었다. 기본적으로 주 40시간의 업무를 하고 8시 출근하면 월, 화, 목요일은 오후 5시 30분, 수요일은 오후 4시, 금요일은 오후 2시 30분에 퇴근했다. 퇴근이 빠르다보니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 볼링, 피트니스 등의 취미생활도 가지고 친구들과의 만남도 자주 가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독일 생활에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일에서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하고 치과기공소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한국과의 차이점은 어떤 부분이 있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독일은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추가 근무 시 추가 수당이나 추가 휴가일로 대체 지급되어야하고 이런 부분들이 노동청에서 철저하게 관리된다. 그러다보니 되도록 연장근무를 피하는 분위기이고 불가피하게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 연장근무를 하게 되면 추가 수당을 받거나 다음 날 조기 퇴근을 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독일의 경우 한 기공사가 맡은 케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른 동료와 같이 일을 처리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이 맡을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처리하는 시스템이다보니 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조금 길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각자 책임감을 확실히 가지고 일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치과의사와 기공사가 대등한 관계에서 기공물에 대한 소통이 굉장히 잘 되는 편이다. 한 기공사가 케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하다보니 치과의사와의 소통에서도 서로 용이한 부분들이 있다. 우리나라보다 보철물 제작시간에 여유를 두는 편이라 최소 제작기간에 일주일 이상을 투자한다. 또한 보철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부터 한국과 독일의 차이가 있어 독일의 경우 보철물 자체가 비싼 경향이 있다. 단적인 예로 크라운의 기공료가 30만 원 수준이라 기공료의 차이가 곧 기공사들의 월급으로 이어진다. 

 

두 나라를 경험한 입장에서 한국의 기공계가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독일과 한국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큰 차이가 있어 기공계를 직접 비교하기에 힘든 부분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한국 기공계 발전을 위해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한 부분의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기공사의 처우개선이다. 물론 이 부분은 기공사만의 노력으로 개선되기가 쉽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대외 홍보를 하고 관련 직종 종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치과기공사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치과기공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제도의 개선이다. 신입 기공사 처우에 대해 현직에 있는 소장님들과 신입 기공사들 사이에 많은 간극이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의 해결책은 치과기공사를 양성하는 교육에 있다고 생각한다. 직업 특성상 실무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우고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배우는 단계에서 기본적인 실무 처리 능력을 쌓고 사회로 나올 수 있다면 신입 기공사와 기공소 운영자 입장에서 서로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치과기공사 미래 전망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 
현재 기공계는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컴퓨터를 이용한 기술 처리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근무했던 독일 기공소에서도 3D프린터, 디지털 스캐너, CAD/CAM 시스템 등을 이용해해 디지털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변화를 시도했다. 
특히 현재 산업 전반에 AI 기술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치과기공 영역에서도 AI 기술이 접목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공사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시도해야하며 항상 배움의 자세를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전반적인 발전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구강건강과 심미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증가할 추세이기 때문에 치과기공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 보고 미래에 대비하여 앞서 언급한 디지털화를 잘 준비한다면 치과기공의 미래도 밝다고 생각한다. 

마이스터 취득 귀국 했는데 한국에서의 계획과 다시 해외로 나갈 계획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한국의 여러 기공사들과 만나 현재 한국 기공계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길 바란다. 
한국의 기공소들이 치과기공 디지털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데 나 또한 독일에 가기 전 일했던 한길기공소에서 다시 일하면서 한국의 치과기공과 디지털 장비에 대해 깊은 공부를 하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온다면 후배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고 앞으로 모교에서 후배들과 교류의 시간도 계획하고 있다. 
배우자가 독일인이기도 하고 나 또한 독일에서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했기 때문에 독일로 돌아갈 마음은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과 독일의 기공의 장점을 접목시켜 두 나라가 모두 만족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후에는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더 나아가 세계의 여러 나라들과 교류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해외 진출과 마이스터를 꿈꾸는 치과기공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흔히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해외에서의 삶이 달콤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좌절하지는 않길 바란다. 여러분이 항상 최고가 되거나 모든 것을 잘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현재의 상황에서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묵묵히 걸어간다면 여러분이 원하는 곳에 다다른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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