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빌드업(Build­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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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빌드업(Build­Up)
  • 최범진 닥터스글로벌 이사
  • 승인 2022.12.01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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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치과기공사에게 너무 친숙한 단어인 빌드업(Build-up). 
사실은 빌드업은 주로 축구 경기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 중 하나이다. 팀플레이로 진행되는 대표적인 구기종목 축구에서 골키퍼를 포함한 수비수와 공격수로 이어지도록 공의 패스 루트를 만들어 골을 넣기 위한 과정을 말한다. 
하지만 빌드업이라는 단어를 축구뿐만 아니라 팀플레이를 하는 운동경기에서 골을 넣거나 득점을 위한 과정과 단계를 설명하는 단어로 사용하기도 한다. 
치과기공 과정에서 ‘빌드업’을 정의하자면 치과 임상에서 수복하고자 하는 케이스에 맞게 최적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포세린 파우더를 축성하는 과정을 뜻한다. 그 중에서 치아의 쉐이드와 형태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의 변화로 보면 치과 분야에서 CAD/CAM System의 안정적인 정착으로 빌드업을 위한 베이스 재료의 기본 Shade가 어느 정도 결정된 상태에서 보철물의 완성이 조금은 수월해진 상황이 많다. 하지만 전통적인 포세린 보철물인 PFM(G)의 제작과정을 순서대로 생각해 보면 완성도 높은 보철물의 기본이 되는 Metal framework의 디자인부터 Wax에서 Metal 또는 Gold로 바꾸기 위한 매몰과 주조 그리고 Trimming, 기본 색상 형성 및 포세린 파우더와 금속간의 화학적 결합을 높이기 위한 Degassing 또는 Oxidation 과정과 Opaque 처리까지 그 과정이 많고 또한 오랜 임상경험과 수련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부분이다. 
위의 과정까지 완벽하게 진행된 상태에서 비로소 포세린 파우더 Build-up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단순히 파우더를 케이스 형태에 맞게 축성하는 부분이 아닌, 인접치와 대합치 그리고 주변 치아와의 자연스런 조화를 고려해서 최종 결과물의 Shade와 특징까지 부여하는 작업이었으니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작업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루에도 색상과 형태가 모두 다른 다양하고 많은 케이스의 결과물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빌드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케이스별 치아의 색상과 형태가 모두 다르다는 것 그리고 다음 과정인 컨투어링 과정까지 고려한 예지성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일반 보철물의 꽃’이라고까지 인식되는 빌드업 작업은 개인적으로는 세라미스트인 치과기공사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였고, 공적으로는 몸담고 있는 기공소의 보철물 제작 수준을 보여주는 기준으로 인식되곤 했다. 그래서 그 단계까지 가는 길에 끊임없는 배움과 연습 그리고 정성이 필요했다. 
최근에는 심미보철물을 제작하는 방법과 술식 그리고 시스템 및 재료의 다양성 등 전체적인 보철물 제작과 과정 등이 변화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주변 지인들 중에는 전통적인 Hand made 또는 Hand expression의 심미적 감성을 그리워하는 분들도 제법 많은 것 같다. 
비단 대한민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인 보철물 제작의 방법에 디지털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 더욱 그런 것이다. 보철물의 제작 방식이 디지털 시스템으로만 완전히 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디지털 강국에 살고 있고, 보철물 제작에 적극 활용하는 우리 치과기공사들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심미보철물 제작 분야에서만큼은 아직 전통적인 빌드업의 테크닉을 따라올 수 없는 것도 대부분의 치과기공사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작업의 효율성이나 제작 기간 그리고 갖추어진 시스템을 이용한 편의성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빌드업의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물론 장비와 재료의 뒷받침 그리고 관련 술식의 발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도 직접 빌드업을 하는 경우가 줄게 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축구 경기에서 상대방의 수비벽을 깨뜨리고 골을 넣기 위해 패스 루트를 확보하고 공격수에게까지 공을 전달하는 빌드업이 결과를 위한 노력이라면 우리 치과기공사에게 빌드업은 테크니션으로서의 자신감과 존재감 등이 반영된 과정이고 동시에 결과인 것이다.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CAD/CAM 장비의 활용을 통해 빌드업에 대한 경험만 있다면 현재의 보철물 제작과 결과물에 더 업그레이드가 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결과를 위한 하나의 과정에만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추구하고 결과로의 직접 연결 그리고 심미적 완성에 진짜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찾기 위한 과거와 현재의 노력 그리고 미래를 준비함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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