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왕현 덴타피아치과기공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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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왕현 덴타피아치과기공소장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3.04.30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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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물은 공산품 아닌 예술품”

 
정도(正道)를 걷는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쉽지 않은 일이다. 치과기공소에서 정도라면 바른 재료로 기공물을 제대로 만들고 제 값을 받아 직원들에게 좋은 대접을 해 주는 것일 게다. 그러나 덤핑이 오히려 당연한 듯 활개 치는 현실에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안왕현 덴타피아기공소장은 기공소 문을 처음 연 82년부터 만 30여 년 동안 이를 실천하며 원칙을 지켜왔다. 안 소장으로부터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지 들어 본다.

Q 정상적인 기공료를 받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가
모든 부분의 경기가 어렵고, 기공계도 누구나 같은 조건에 있다. 그러나 어렵다고 기공료를 내려 받거나 덤핑을 하면 당분간을 괜찮아도 결국 서로를 죽이는 일이 된다. 기공계가 살 길은 기공가격을 지키는 것이다.

무리하게 거래처를 늘리려 하지 않고 두 개 할 것을 하나 하는 마음으로 일하면 된다. 두 개 할 것을 하나 하면 재료비도, 인건비도 덜 들어간다.

기공물은 공산품이 아닌, 사람 입에 들어가는 의료기구이자 예술품이다. 무리하게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원가를 줄이면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공에서 박리다매는 남는 게 아니다. 기공물의 질을 지킬 수 있어야 이윤도 기대할 수 있다.

남보다 좋은 재료와 좋은 인력으로 좋은 기공물을 만들면 치과와 기공소 모두 Win-Win하는 것이 된다. 이 점은 우리 기공소와 거래하는 치과 원장님이 더 잘 알고 있다. 싼 가격보다 좋은 질을 원하는 원장님들이 우리 주변에 더 많다.

Q 그렇지만 가격 부분에서 망설이는 원장이 많을 텐데 어떻게 설득하는가
“원장님이 잘 돼야 저도 잘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로 소개를 받아 치과에 찾아가게 되는데, 모르는 원장이 저를 만나자고 하는 것은 우리 기공물의 품질이 좋기 때문이다.

처음 만나면 꼭 하는 얘기가 “모든 조건, 납기라든지 품질이라든지 모두 원장님이 원하는 대로 맞춰드린다. 그러니 기공료 만큼은 제가 제시하는 가격에서 깎지 말아 달라. 그리고 수금은 월말 5일 전, 최소 말일까지 맞춰 달라”고 한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우리 거래처가 되는 것이고, 아니면 안 한다.

거래를 시작하면 치과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세세하게 검토하고, 최선을 다해 기공물을 만든다. 대부분의 치과에서 기공물의 품질에 대해서만큼은 만족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 부분을 다시 얘기하기도 하고 결재를 미루기도 한다. 가격부분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지만 결재는 보름 정도는 봐드린다. 그러나 보름을 넘기고도 미안해하지 않으면 거래를 끊는다.

Q 직원 대접은 어떻게 하는가
많은 기공소의 작업 환경이 열악하다. 저는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0년에 한 번 꼴로 기공소를 옮긴다. 그냥 리모델링을 하려면 작업을 보름 이상 멈춰야 하는데 그게 곤란하기 때문에 이사를 하는 것이다.

기공소도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환기와 조명 등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줘야 기공물의 질도 보장된다.

저는 직원들에게 바닥청소를 시키지 않는다. 청소부를 따로 쓴다. 기공사는 기공물을 잘 만드는 데만 전념해야 하고, 나머지는 소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또, 우리 기공소에는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 본인이 할 일을 본인이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부분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지만, 개인적으로 일찍 퇴근하고 싶으면 그만큼 일찍 나와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퇴직자가 없어 3년째 신규직원을 뽑지 못하고 있다. 사람 키우는 것도 재미가 있는데, 그 재미를 못 봐 서운하다.

Q 최근 디지털 프렙가이드를 개발했다는데
KOD에서 개발한 디지털 프렙가이드 시스템은 지대치로 사용할 치아의 주변 정보를 스캔해 데이터를 얻은 후 컴퓨터에서 지대치의 프렙 형태를 결정한다. 그 다음 3D 프린터를 이용해 구강 내에서 프렙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는 가이드 제작이 핵심이다. 특히 교합면과 인접면을 제외한 측벽 삭제를 법랑질 층에서 2도 내외로 함으로써 치아삭제를 최소화하면서 유지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교합 및 인접면 조정을 위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고, 환자는 마취의 고통을 피하며 임시치아의 불편감을 없앨 수 있다.

현재 정밀한 구강스캐너 개발과 함께 지르코니아로 내원 당일 프렙과 수복이 가능한 전자동 원스텝 보철수복시스템을 개발하는 중이다. 앞으로 전국 시 지역에 1곳 정도씩 모두 80여 곳의 협력기공소를 유치해 양질의 기공물을 제작, 공급할 계획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대한치과기공사협회 수석부회장이기도 한 안왕현 소장은 오는 7월 대전에서 막을 올리는 제5회 국제치과기공학술대회에 회원들이 많이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현재 일본에서 300명 이상이 등록했고 중국도 재료 전시까지 계획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외국 기공사만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학술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그는 “기공계의 국제화 시대가 열리는 만큼 이번 학술대회에 많은 국내 기공사가 참여해 학술적인 도움을 받는 동시에 내년 기공사 신고제에도 대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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