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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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꿈
  • 배은정
  • 승인 2015.01.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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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정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공보이사
고려대학교 강사
치과캐드캠 세미나 강사 

여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를 낳아 예쁘게 키운다는 소망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딩크족이 늘어나면서 아이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직장이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닌 자신의 꿈이자 능력을 발휘하는 곳이며, 사회에서 나라는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흔히 ‘바깥일’이라고 표현하는 직장생활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있다. 주로 육아와 관련된 일이다.
아이가 아프거나 학교에 학부모 상담을 가야 하거나 아이에게 급한 상황이 생길경우에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아빠보다는 엄마가 나서게 된다.
‘안사람’이라는 표현을 들어봤을 것이다. 예전에는 아빠는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인물로 ‘바깥양반’이란 표현을 썼고, 엄마는 집안 살림을 돌보며 아이를 키우므로 ‘안사람’이라는 호칭으로 불려졌다. 그러나 최근 그런 호칭을 쓰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워킹맘’이란 호칭이 생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 라는 속담이 있다.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을 권유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마 직장과 아이 중에서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아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보다 아이가 우선시 되는 것이 사회적 통념상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한 개인의 인생을 놓고 보자면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버리고, 포기해야 하는 그녀들의 입장은 생각해 봤는지 말이다.
 얼마 전,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느낀 점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 한 아이의 엄마가 머리를 대충 질끈 묵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푸드코트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었다. 아이는 칭얼거리며 입에 넣어준 밥을 뱉기 일쑤였고 엄마는 주위사람의 시선을 느꼈는지 벌게진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질끈 묵은 머리는 다 헝클어졌고, 아이가 뱉은 음식들로 인해 옷은 얼룩이 졌다. 그러나 그 아이 엄마는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얼룩이 진 옷을 입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서까지 마트에 아이를 왜 데리고 오는 것일까. 우리는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키워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나라는 존재가 단지 아이를 키우기 위해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은 출산한 여성이 일을 하는 이유가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곤 한다. 물론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은 남편 혼자 부담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기에는 일을 하는 동안 아이를 맡기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과 따져봤을 때 큰 차이가 없다. 시간제 도우미나 종일제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게 되면 약 1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상황이 좋아서 할머니가 돌봐주시게 된다 해도 다달이 용돈이라도 챙겨드리다 보면 결국 내가 직접 키우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과 정신적 부담까지 더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일을 하겠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안에서 가사 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인생의 꿈은 아니었을 것이다. 현모양처가 꿈인 여성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점차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있으며, 택할 수 있는 직업군도 다양해졌다. 아이를 키우며 집안에만 있기에는 흘러가는 시간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고되거나 보람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를 보며 어느 엄마가 품안에서 떨어뜨려놓고 싶을 것인가. 내 일도 해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 하는 엄마들의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말이다.
 얼마 전에 종영한 미생이란 드라마에서 워킹맘으로 일하는 선차장이란 인물에 깊은 공감이 갔다.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하고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돌아서는데, 문득 아이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에 뒤를 돌아보았다. 유치원 입구에 서서 아이는 언제나 출근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장면에서 선차장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인정받고, 자신의 능력을 펼치기 위해 아침마다 아이를 맡기고 뒤돌아서는 이 시대의 워킹맘에게 그리고 그렇게밖에,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엄마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기 보다는 그녀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해주는 것이 진정한 버팀목이 아닐까한다. 잊지 말자, 엄마에게도 꿈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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