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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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기
  • 김진홍 부회장
  • 승인 2015.04.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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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부회장
과거 치과기공사들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이 섬세한 기공사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이에 본지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 Woman Sense를 1월호부터 게재한다.

"교수님 ~저는 어느파트로 가면 될까요~~?"
제가 가르치던 학생들이 3학년 2학기정도되니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더군요.
그러나 딱히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직업이나 대부분 그렇듯 실무라는 부분이 바로 졸업한 후 학창 시절 배운지식을 가지고 나가서 바로 실전에 투입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우리 기공사같은 경우 환자의 구강이라는 특수한 케이스를 다뤄야하기 때문이 더더욱 그렇습니다.
얼굴이 똑같이 생긴 쌍둥이라도 구강구조는 다 다를것입니다
암에 걸린 어떤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전에는 환자를 의무적으로 진료했었는데 본인이 막상환자가 되어보니 환자한명한명이 소중하고 꼭 고쳐주어야겠다는 마음이 절실하게 들었다는 겁니다.
저도 치아가 좋지 못해 많은 보철 치료를 받다보니 모델을 보고 상태가 좋지못하면 얼마나 치료받고 prep하느라 아프고 힘들었을까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기공일은 기술력과 예술적인 감각이 있어야 일을 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손재주가 너무 없어서 그냥 무조건 배우고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앞만 바라보고 일을 해왔습니다.
그래도 모르면 잘한다는 선배 기공소에 가서 어떻게 하는지 살짝 보고 오기도 하고 세미나를 찾아다니면서 습득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떨 때는 받는 월급보다 세미나에 더 많은 지출을 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모두 추억의 한자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 그렇게 하라면 할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지만 조금의 후회는 없습니다.
캐스팅이 제대로 안 나와서 옥상에 가서 하늘 한번 쳐다보고 도망가고 싶은 적도 있었고 엄청나게 혼나고 울면서도 용케 지금까지 잘 버텨왔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그런 질문이 좀 낯설기까지 한것같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실습을 나가서 약간의 경험이 있는 친구도 있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임상에 투입되는 것은 조금은 성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잔일을 하라는 애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기공업무가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흐름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수학에는 사칙연산이 기본이듯 기공일도 기본을 알고 해야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선배님들께는 외람된 말씀이지만 제가 처음에 기공일 할때가 생각납니다. 이것 저것 일을 하면서도 나중에 오픈해서 오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행복했습니다. 비록 힘들었지만 견딜수가 있었습니다. 기공일을 20년 넘게 해도 매일 새로운 케이스를 보는 듯 할때가 많습니다. 그만큼 단조롭지도 쉽지도 않은 게 기공일인것 같습니다.
요즘 다들 죽을 만큼 힘들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본인은 이 힘든 일을 하면서도 후배들에게 기공일을 왜 하냐고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럼 그런 분들에게 기공일을 왜 하시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기공일도 열심히 하면서 공부도 하고 자기 발전도 해나가는 후배들을 보면 후배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듭니다.
저번 여성회 연수회에서 한 선배님과 과거 기공일하던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미스김, 김양~~~~’ 그때는 여자 기사를 기사라고 부르던 기공소가 거의 드물었습니다.
그런 시절을 견디면서 보내다보니 지금은 협회 산하단체가 된 여성회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의 우리 여성회에서는 여러 가지 봉사활동과 기공사를 알리는 홍보등 많은 활동들을 합니다.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고있는 여성회 임원, 회원들 항상 음양으로 참여해주시고 도와주시는 그때의 “미스김 김양”선배님들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저는 그분들을 보면서 그분들과 함께 느리게 천천히 걸어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기공일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신 여성회 이수연 회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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