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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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것처럼
  • 최문경 여성회 공보이사
  • 승인 2016.03.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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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문경 여성회 공보이사

 

치과 기공의 시작

남들과 같은 치과기공과를 나왔다. 그리고 남들과 같은 국시를 봤고, 야근도 하며 기공사로서 열심히 일했다. 그동안은 일이 힘들고 지쳐도 남들도 나와 같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냈다.

이런저런 어려움은 기공사라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슬럼프의 시작

하지만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면서 무기력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과연 이 일을 잘 하고 있는 걸까, 내가 진짜 이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기공을 하지 않는 다른 친구들과 내 처지가 비교도 되고 생각만큼 내 자신이 따라와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많은 회의감도 들었다.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오는 순간 치과기공이 너무 하기 싫었다.

 

외도(?)

그런 절망감에서 탈출하고 싶어 그랬는지 몰라도 무조건 다른 걸 배워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엔 내 자신이 치과기공사를 오래 할 것 같지도 않았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선택 했던 건 치과 코디네이터였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녔다.

성격이 소심한 관계로 외도를 하더라도 치과계열 연관성이 있는 걸 선택한 셈이다. 4달간의 과정을 수료하며 자격증을 취득했였는데도 또 다른 걸 하고 싶었다. 그래서 취득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2급 자격증까지...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기공을 포기할 수 없었다.

 

한통의 전화

그러던 와중 2014년 11월 여느 때와 같이 일하고 있던 중 전화 한통이 울렸다.

“혹시 여성회에 들어오실 생각 있으세요?” ‘여성회? 치과기보에서 자원 봉사하는 기사를 보면서 관심은 있었지만 선뜻 들어가기 어려웠는데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오다니’ 어디에서 나온 용기였는지 모르겠지만 대뜸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 뒤 처음 참여한 행사는 여성회의 가장 큰 행사였던 낭만연회. 그 후로 아동복지센터와 함께하는 치과 진료 자원봉사에도 참여하고 현충원 묘역정리 봉사, 스마일 마라톤대회 봉사 그리고 전국 여성회 정기 모임까지.. 기공사의 여성 비율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내게 마주치기 힘들었던 여성기공사를 이곳 여성회에서 만나면서 다른 회원들과 교류하며 그동안의 나의 생각을 전하고 공유하게 되었다.

친구들과 만나도 풀리지 않았던 저의 감정과 마음들이 답을 찾아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점점 여성회에 흥미를 느끼게 되고 치과기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면서 더 이상의 외도는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아낌없는 도전!

그와중에 열정도 생겼고 든든한 동지도 만났다. 그동안 방황했지만 치과기공이 나의 마지작 직업이라고 생각하니 열심히 노력해서 후회 없는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전공심화도 수료하여 학사도 취득하고 세라믹 콘테스트에도 참여하여 입상도 했다. 그리고 요즘은 마음 맞는 기공사들과 스터디도 하고 있다.

특히 내게 동기를 부여해준 여성회에서는 협력이사에서 공보이사라는 큰 직책을 맞겨 책임감도 생겨났다. 모든 게 예전과 바뀌었고 내 마음도 달라졌습니다.

 

나는 평범하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지금도 나는 평범한 기공사다. 하지만 마음만은 평범하지 않다.

아직도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지금 나와 같은 평범한 기공사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전환점이 필요하다면, 가능하다면 외도도 해보세요”

그래서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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