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사 선망하는 후배 많이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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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사 선망하는 후배 많이 나와야
  • 박혜원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사업이사
  • 승인 2016.09.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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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아카데미치과기공소 근무
•단국대 보건복지대학원 석사수료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사업이사
•심미치과보철기공학회 협력이사
과거 치과기공사들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이 섬세한 기공사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박혜원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사업이사의 글을 싣었다.

 

분주히 일하던 오후 저녁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모교인 이천 양정여자고등학교 진로부장님이 주신 연락이었다.
대학 진학을 앞둔 수험생을 대상으로 동문초청 진로강연회가 있을 예정인데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을 맡아 직업을 소개해 달라는 강연 요청이었다.
모교를 졸업한지 14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기억해주신 은사님이 너무나 반가웠고 감사했기에 요청에 흔쾌히 응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엔 조금 얼떨떨하기도 했고, 모교를 갈 생각을 하니 지난해 다녀온 몽골 강의와는 사뭇다른 너무나 설레이고 긴장되는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내 여고시절 모습을 기억하시는 은사님들 앞에서 내가 강연을 한다는 것이 약간은 쑥스럽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긴장도 많이 됐다.
강연을 2주정도 앞두고 받은 연락이었기에 강연준비를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나는 치과기공사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우리 직업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정성들여 만들었다.
 
내가 들어선 교실은 3-원반. 우리 모교는 특이하게 숫자반이 아닌 한글반 이름이었다.
3-원반(치기공사)라는 팻말을 보고 교실로 입장했다.
순간 너무 예쁘고 순수해보이는 학생들로 교실에 앉아 있었다.
강연을 하기 전 나는 은사님께 “선생님! 아이들이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많이 있나요? 혹여 교실에 아이들이 몇 없으면.. 어쩌죠?”라고 여쭸던 질문이 무색할 정도로 교실은 빈자리 하나 없이 꽉 들어차있었다.
주말이라 휴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 모교를 방문한 보람이 두배가 되는 순간이었다고 할까! 긴장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나는 우리 직업에 대해 소개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우리 직업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이어 많은 질문
들이 쏟아졌다.
“선생님 치과기공사는 손재주가 많이 필요한가요? 선생님 치과기공사가 되려면 수능 몇 등급을 받아야 하나요? 선생님 연봉은 얼마나 되나요?”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도 꽤나 있었지만 비교적 편안하게 1시간의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직업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지 않도록 나는 우리 직업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해 주었다.
강연이 끝나고 아이들은 내 핸드폰 번호와 각종 SNS아이디를 물으며 연락을 이어가기를 원했다. 너무나 보람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강연이 끝나고 은사님들과 담소를 나눈 후 동문들과 의 만남도 갖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몇년 전 타지역으로 이사를 해서 지나갈 일 조차 없던, 나의 모교를 산책하며 여고시절의 행복했던 추억을 회상해보는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기공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직업으로 기공사를 선택했다 이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강의를 하기 전에는 후배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의욕적인 젊은 후배들이 기공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선배로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문제는 기공사를 선망하는 아이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선배 기공사들이 기공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후배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간이 흘러 내 이야기를 들어준 이 아이들 중에 멋진 후배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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