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틀니봉사에서 발견한 천국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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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틀니봉사에서 발견한 천국의 미소
  • 라인실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
  • 승인 2016.11.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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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치과기공사들중 다수는 남성이었지만 10여년 전부터 여성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공사라는 직업이 섬세한 기공사의 손길이 필요한 만큼 여성 기공사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않은 업무 강도와 출산 등 여성으로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Woman Sense는 여성 기공사들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담은 지면으로 이번 호에는 라인실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의 글을 싣었다.

                      라인실
•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 회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 같이 행보한다는 건 언제나 긴장되고 조심스럽다.
9월 10일부터 16일까지 6일이라는 짧지만은 않은 일정을 준비하기 위해 며칠 무리한 때문인지 감기 기운을 안고 향한 인천공항은 많은 인파들로 정신이 없었다.
몇 번의 통화로 어렵게 찾은 일행들과 사전 모임으로 낯은 익지만 어색함이 남아 짧은 인사만 한 뒤 진료에 사용될 짐들을 수화물에 실은 후 우리 일행은 라오스 비엔티엔으로 향했다.
일의 마무리가 늦어져 비행기를 놓칠 뻔한 일행도 있었지만 6시간 뒤 무사히 비엔티엔 공항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선발로 와 계신 분들의 안내를 받아 숙소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 숙소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선발팀에서 준비해 준 열대과일을 먹고, 짧은 인사와 담소를 나누며 거리감을 조금씩 좁혔다.
새벽 내 들렸던 빗소리와 천둥번개로 아침에 만난 비엔티엔 거리는 촉촉했다.
우리가 가야 할 최종 목적지는 씨엥쿠앙으로, 육로를 이용할 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국내선 비행기로 이동한다고 했다.
출발 시간까지 몇 시간의 여유가 생겨 그 시간을 이용해 알차게 짧은 관광을 한 뒤 우리는 씨엥쿠앙으로 출발했다.
 
씨엥쿠앙에 도착한 전국여성치과기공사회원 7명과 사랑나눔의사회원 9명으로 구성된 우리 일행은 도립병원으로 이동해 다음날부터 시작될 진료를 위해 각자의 역할에 따라 준비를 했다.  준비해온 장비를 배치하고 재료들을 정리하며 필요한 부분 확인 및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나니 작은 작업 공간이 갖춰졌다.
이곳이 3일간 작업이 이루어질 공간이었지만 낯선 느낌이 들어 작은 걱정을 안고 도립병원을 나왔다. 이동 중에 우리가 도착하기 전까지 비가 많이 내려 걱정했었는데 비가 멈춰 다행이라는 사랑나눔의사회 직원분의 말을 들으니 출발이 좋다는 생각과 작은 걱정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

 
서로를 격려하고 땀흘리며 봉사

서로를 격려하며 진료가 시작된 첫날, 이른 아침부터 모여든 환자의 수는 생각보다 많아 정신이 없었다. 지나갈 틈도 없이 가득 모인 환자들을 보니 마음이 급했다. 서로 손발을 맞춰 본 적도 없이 마음만 앞서서인지 처음에는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지만 각자의 경력과 노하우로 우리는 곧 안정된 흐름으로 작업이 이루어졌다. 집진기가 없어 작업장은 먼지가 눈발처럼 날리고, 선풍기 한 대가 천정에 달려있었지만 작업 방해로 사용을 할 수가 없어 땀을 흘리며 장치를 만들어야 했다.
간간히 작은 빗줄기가 내려 시원함에 감사하며 3일간 작업은 원활하게 이루어졌고,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우리는 예약된 25명의 틀니 환자의 장치를 제작하고, 추가로 5명의 환자에게 장치를 만들어 주었다. 장치를 끼우러 온 대부분의 환자들은 우리 작업 공간까지 찾아와 우리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었다.
 

 
고맙다는 인사에 가슴이 먹먹
주름진 손으로 내 양손을 잡고 날 안아주며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몰려와 가슴 한 켠이 먹먹했다.
내가 한 일에 비해 너무 많은 인사를 받는 것 같아 민망함에 자리를 피해 밖으로 나오니 조금 전 날 안아주셨던 분이 보였다.
그분은 도립병원에서 청소를 하고 계시는 할머니로 10년 전부터 치아가 없었는데 이번에 틀니를 하게 되었다고 고맙다며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인사를 해 주셨던 분이었다. 그분은 지나가는 동료들마다 틀니를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계셨다.
마치 천국에서 본 듯 순수하고 밝은 미소가 정말 행복해 보였고 동료들도 함께 기뻐해 주고 있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라 더 많은 분들에게 웃음을 주지 못한 것이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번 계기를 시작으로.. 그 시작은 끝이 없길 바라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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