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판에 내 기공 인생을 건다!

기공계도 당구대회 생겼으면 하는 바람

2018-01-26     하정곤 기자

치과기공사는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기공소내에서 보철물 작업으로 보내기 때문에 특성상 취미생활을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여느 직업 못지않게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취미생활은 더욱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이번 호에는 평소 당구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박만식 샤이닝치과기공소장을 만났다.
하정곤 기자 zero@dentalzero.com

박만식 샤이닝치과기공소장

■ 언제부터 당구를 배우기 시작했는지
중학생때인 14살에 처음 당구를 접했고, 구력으로는 20년이 넘는다. 대전 변두리에서 살다 대전 시내로 진학하면서 당구를 배웠다. 기억을 되살려보면 당시 당구장들은 대부분 낙후되었고, 10분에 300 원으로 기억한다.

■ 당구의 매력과 본인의 실력은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수학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당구에서 좀더 소질을 발휘한 것 같다. 당구는 신이 내린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칠 수 있고 공평하며 한계점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3때는 4구 200정도였으며, 고교 시절에는 300~400으로 기억된다. 지금은 400~500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기공일을 하면서는 4년간 당구장에 출입하지 못했다.
‘몬스터 빌’이란 동호회에 속해있어 개인시간이 날 때마다 친다. 한달에 1~2번 당구장에 가며 예전에는 내기당구도 종종 쳤다. 승부욕이 있는 편이다.

▲동호회 회원들 및 프로선수들과 함께(박상현 선수(2번째), 오성욱 선수(4번째), 이영천 선수(5번째))

■ 당구에 대한 선입견도 많은 것 같다
당구도 엄연한 스포츠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당구장을 불온한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래도 옛날 당구장에서 담배 피고, 내기를 걸거나 싸우는 모습 등으로 기억해서 그런 것 같다.
소장님들 중에서도 당구를 치시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런 편견때문에 남에게 잘 드러내지 않는 것 같다. 마치 기공사가 보철물은 제대로 안 만들면서 당구나 친다는 삐딱한 시선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당구가 저변에 확대되려면 불온한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 당구가 스포츠로서 더욱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짜장면과 흡연이 금지돼 아쉽지만 요즘 당구장은 가족들 공간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퀴퀴하고 지저분한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세련된 인테리어에 전체적으로 깔끔해졌다.

■ 기공사들에게 당구를 적극 추천한다면 그 이유는
칠 때는 고개를 들고 공을 바라보게 돼 보철물을 만들 때처럼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전신을 고루 활용할 수 있고 허리도 단련돼 앉아서 일하는 기공사들에게는 좋은 운동이다.

■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와 존경하는 선수는
예전 1000을 치는 선수와 경기를 했다. 그 선수가 일정한 점수를 잡아주고 경기했는데 마지막에 역전승한 기억이 난다. 한편으로는 20세 초반에 만원을 잃고 집까지 쓸슬히 걸어간 기억이 있다. 좋아하는 선수는 한 때 국내 1위였던 고  김경률 선수와 세계 1위 브롬 달 선수다. 스페인의 산체스 선수도 좋아한다.

■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치과의사들이 매년 골프대회를 열어 우의를 다지는 것처럼 기공계도 스트레스를 풀고 체력도 다질 겸 기공사 당구대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 시도별로 예선을 치른 후 대표를 선발해 협회 주관 하에 치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