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Y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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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YOLO)
  • 최범진 미라클 CAD/CAM 센터장
  • 승인 2017.03.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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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진 센터장
- 신한대학교 치기공학과 졸업
- 단국대학교 대학원 구강보건학 박사
- 미라클 CAD/CAM 센터장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이다. 물론 공식 영어 단어는 아니지만, 미국의 전 대통령인 오바마의 임기 중 사회 개혁안 홍보 동영상의 일부가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입에 회자됐던 단어이기도 하다. 글자 그대로를 해석하면 한 번뿐인 인생이니 지금을 충실하게 살자는 그런 의미로 볼 수 있다. 물론 일부 계층에서는 한 번만 사는 인생이니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 단순히 즐기면서 살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자는 의미로 받아들여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지나친 과소비 풍조를 조장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의 일부 계층에선 현실만을 보며 미래를 고려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뜻으로 풀이하여 공동체 안에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행동(?)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 던 부류도 실제 있었다고 한다. 현재에 충실하며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글자를 잘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보고 듣고 배우던 내용이었던 것 같다. 오늘 유치원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밥도 잘 먹고 등등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항상 듣고 생활했던 내용이었다. 물론 지금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 시점에서도 초등학교에 등교하는 큰 아이와 유치원에 가는 아들과 딸에게, 과거 부모님이 나에게 말씀해 주셨던 말씀의 단어는 물론 조사까지도 거의 같은 이야기를 하는 나를 보면 흠칫 놀라게 될 때가 있다.

궁극적인 이야기는 오늘 학교와 유치원에 가서 잘 생활하고 오라는 것이다. 그만큼 어린 시절부터 오늘의 삶, 현재의 삶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있으며 그 패턴이 세대를 넘어가면서도 거의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전달과 교육의 방식이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더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를 더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을 졸업하고 치과 기공소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그 당시에는 ‘내일’이라는 개념에 대해 거의 생각을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매일매일 밥집에서 쓰는 커다랗고 네모난 모양의 양은 소재로 된 쟁반 위에는 트리밍한 석고모델이 깔려있었고, 세컨드 모델을 만들기 위해 석고를 추가로 부어야 임프레션이 같은 수로 다른 쟁반 위에 놓여 있었다.
개수대 근처에는 똑딱이 교합기가 상부와 하부가 결합된 채 일렬로 마운팅 할 개수만큼 줄지어 서 있었다. 물론 한 번에 다수의 마운팅을 위한 신문지나 무료 일간지가 항상 준비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일의 업무는 물론이거니와 당일 오후의 일을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늘 모델작업 업무를 하면서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소잉(Sawing) 까지 나오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오늘을 사는 데 충실하자의 YOLO의 의미가 아니고, 택시 룸미러에 달린 펜던트의 글자처럼 “오늘도 무사히”가 더 적절한 표현이었을 것 같다. 유일하게 ‘내일’ 단어를 떠올리며 일을 하는 시기는 개인적인 사정이나 거래처의 상황으로 단 하루라도 모델 작업이 미뤄지거나 늦춰지면 더욱 감당할 수 없는 힘든 내 일이 어김없이 찾아왔던 때였다.  
오늘을 잘 생활하면서 내일을 생각한다는 것은 현실과 제도의 뒷받침이 되지 않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환자가 치과 진료와 치료를 목적으로 병, 의원을 찾았을 때 해당 의료 기관에서는 환자의 상태와 진료계획에 따라 스케줄을 잡게 된다. 물론 제도상의 여건이 치과 보철치료의 경우 큰 진료계획 안에서 스케줄이 잡히게 된다.
거래하는 치과 기공소와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보철 제작관련 작업 시간에 대해 약속(?)이 잘 지켜지는 경우는 조금 문제가 덜 하겠지만, 진료시간 대비 보철물 제작시간이 너무 짧게 되면 ‘오늘은’, ‘내일은’은 생각할 수도 없고 “오늘도 무사히” 밖에는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00미터 달리기 출발선에서 한 발로 뛰어야 하는 페널티를 안고 시작하면, 또 이러한 부당한 분위기가 당연한 것으로 자리매김해 버리면 내일의 계획은 고사하고 오늘도 힘든 하루가 되는 것이다. 물론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의 상황에 따라 부득이하게 일이 진행 되는 경우는 반드시 있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합리적인 자본주의 표본인 미국의 경우 예외 없이 시간적으로 급한 일을 치과에서 치과 기공소에 의뢰하는 경우 당연히 “Quick Charge” 또는 “Fast Charge”를 통해 비정상적인 업무처리에 대한 금전적인 지출을 하고, 치과 기공소는 그 보상을 받는다. 이런 경우라면 부득이한 상황에서도 기공업무 진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YOLO” 단어를 크게 외치려면 보철물을 제작하는 술자의 손만 빨라져서는 턱없이 부족하고, 의식만 바뀌어도 부족하고 궁극적으로 제도적 변화와 문화가 반드시 변해 야 가능할 것이다.
오늘도 우리가 찾아야 할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생각하며 나를 포함한 우리의 삶 안에 진정한 “욜로(YOLO)”를 외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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