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머나먼 아메리카에서 고국으로 전하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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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머나먼 아메리카에서 고국으로 전하는 목소리 
  • 윤준식 기자
  • 승인 2021.01.26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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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인생 뜻있는 젊은이들과 함께 테크닉 나누고파

루크 강(Luke Kahng, 한국명 강석원)은 한국 출신으로는 아주 드물게 미국 치과기공사와 치과의사들이 심미보철 분야의 대표연자로 꼽는 유명 치과기공사다. 1996년 이래로 미국 일리노이주 내퍼빌(Naperville,IL)에서 ‘LSK121 Oral Prosthetics’를 운영 중에 있으며 미 전역 48개 이상의 주와 거래하고 SNS와 유튜브 등에 임상 케이스를 매일 업로드하고 있다. 또 과거 QDT, AACD, AAED 등 저널에 110개 이상의 Article을 기고하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도 스타다.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6만 6천명, 페이스북 팔로워가 1만 7천명, 유튜브 구독자 수가 7만여 명으로 기공계에서는 세계적인 스타다.  도미 치과기공사의 신화와도 같은 그가 본인의 지난날을 회고하며 한국의 숨은 보석을 찾는다. 이번 인터뷰 지면은 루크 강 선생의  연재 스토리 첫 도입부이며 3월호에는 칼럼의 형식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ZERO>는 일리노이주 LSK121의 불이 꺼진 후 그와 유선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 특별 인터뷰는 그의 구술을 토대로 정리했다.

윤준식 기자 zero@dentalzero.com

 

Q: 오랜만에 제로와 다시 뵙는군요. 선생님께서는 미국 이민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제가 낯선 미국 땅에 발을 내딛은지 30여 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네요. 그때가 1988년 즈음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기공경력이 전무했던 터라 지인이 운영하던 치과기공소에서 일을 배우며 기공을 시작했습니다.

 

Q: LSK121 Prosthetics는 어떻게 설립하게 되셨는지요.

A: 그때 당시 급여보다 몇 배는 비싼 수강료를 지불하면서 각종 세미나를 들으며 제 스스로에게 투자하며 성장했어요. 약 8년의 세월을 밑바닥부터 시작해 착실히 테크닉을 배워나갔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어떻게 하면 더욱 많은 환자에게 High-end 보철치료를 선사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정확하게는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High-end 보철 제작을 하고 싶었죠.

지금에야 솔직히 말하자면 그 당시에 터무니없는 꿈을 꿨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기공소에서 어떻게 누구나 만질 수 있는 High-end 보철 제작을 목표로 삼았는지 말이죠. 혹자들은 비즈니스와 보철 제작에만 포커스를 두고 치과기공사는 그저 치과의사의 의뢰대로만 잘하면 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기공이란 자존심과 결부된 일이었어요. 특히 한국인으로서 ‘왜 일본인이나 독일인에 뒤져있나’라는 생각에 창피했던 심정이 컸었죠.

이런 요소들이 결합해 지금과 같은 LSK121 Oral Prosthetics의 컨셉이 탄생했고 25년 전인 1996년에 기공소를 설립했습니다. 저는 한국인으로서 미국인은 물론, 일본인, 독일인 등 기공 선진국의 테크니션들에게 지고 싶지가 않았어요.

 

Q: LSK121 Prosthetics를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현재 기공소 인원은 40명 정도 수준이고 48개 주 이상에서 보철물을 의뢰받고 있습니다. 연 매출은 약 70억원 정도 기록하고 있어요.

신터링 퍼니스, 밀링 머신, 스캐너 등 기공소 내부의 장비는 모두 최신의 사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엔비전텍, 다트론 D5, 롤랜드 장비를 사용하고 있죠. 그 외에도 쥬블러 퍼니스, 암만길바흐, 데케마, 이보클라 비바덴트의 장비도 두루두루 사용하고 있습니다.(장비와 지르코니아 블록 등에 대해서는 차후 연재할 계획이다.)

 

Q: 미국의 근로 환경은 어떤가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특히 복리후생은요?

A: 미국의 치과기공 근로환경은 한국이나 기타 아시아권 국가와는 다릅니다. 제가 운영하는 LSK121도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4대 보험 적용과 주 40시간 근무, 401K와 일치하는 복지혜택은 아주 기본적으로 지키고 있어요.

연장 근무(야근) 시 무엇 때문에 연장 근무를 하고 있는지를 매니저에게 설명해야 하고 모든 일과 시간이 굉장히 짜임새 있게 흘러갑니다. 또 제작 기간이 짧은 보철물의 경우에는 그만큼의 추가 요금이 청구되죠. 이를 지켜주지 않는 치과의사와는 되도록 함께하지 않는 편입니다. 좋지 않은 파트너(치과의사)와 함께하면 치과기공사가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미국의 근로 문화는 모든 직업을 막론하고 굉장히 프로페셔널 합니다. 정해진 근무 시간에서만큼은 허투루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습니다. 복리후생이라면 미국의 일반적인 기업처럼 LSK121에도 충분한 휴가제도가 있습니다. 2주 정도의 휴가가 주어지고 10년을 근속한 직원에게는 3주의 휴가를 부여합니다. 그 외에도 병가 3일, ‘Holiday pay’를 제공하고 있어요.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휴일 근무 수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Holiday pay는 노동절, 독립기념일, 새해, 크리스마스, 추수 감사절 등이 포함되는데 7일 정도입니다. 쉽게 말해 1년에 한 달 정도의 휴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Q: 미국 치과기공시장은 한국과 비교해 얼마나 다를까요?

A: 미국 치과기공시장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의 High-quality와 80%의 Production으로 분류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진정한 High-quality는 5~10%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High-quality 보철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스텝, 기공사가 정말 좋은 합을 이뤄야 하고 환자와 충분한 교감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죠.

다시 말하지만 미국이나 한국이나 큰 차이가 없어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고 기공은 기공입니다. 미국 기공도 쉽지 않습니다. 중국 치과기공소나 덤핑 기공소가 상당히 많아서 덤핑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단 제작 시간은 여유로운 편인 것 같고 하이엔드 테크니션에 대한 대우가 아주 좋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High-quality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한다면 차별화된 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Q: 흔히 ‘미국식 자본주의가 진정한 자본주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험해 보고 느끼셨던 부분을 공유해주신다면.

A: 미국의 자본주의는 정말 차갑습니다. 아주 냉철하죠. 받는 것이 있다면 확실하게 주는 것이 있어야 하는 개념입니다.

모든 일은 Unit이 아닌 Time으로 평가받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만큼의 일을 했느냐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미국식 자본주의인 것 같아요.

 

Q: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계신 선생님께서 왜 한국인 기공사를 찾고 계신지요.

A: 기공사가 최고의 보철물로 치과의사에게 환자가 끊임없이 오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이것보다 고마워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있는 기공사는 많지 않아요. 아부는 한 번 하면 끝이 없고, 계속하게 되면 차별이 오게 됩니다. 차별이 오면 끝에서는 굴욕이 오죠. 기공사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우리 치과기공사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돈에 욕심이 생겨서죠.

갑자기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면, 저도 젊었을 때 그래왔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길을 올바르게 걷고 싶을 뿐입니다. 한국의 치과기공사 선생님들은 저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실패했던 경험을 꿈꾸는 이들과 공유해 그분들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어요. 꿈을 공유하고 재능기부를 하며 서로 커나가는 드림팀이 됐으면 바랄 것이 없습니다. 또 저는 이 기공 사업을 Branch(분점)화 할 꿈을 갖고 있습니다. 이 꿈의 퍼즐을 함께 맞출 수 있는 분을 찾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식당도 Branch화 하는데 치기공은 왜 못하냐는 생각도 듭니다. 기공사의 닫힌 문화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을 닫고 공유하지 않고 믿지 않으며 상호 교류가 없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언제든지 개의치 말고 LSK121의 문을 두드려 주셨으면 합니다.

 

Q: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바람직한 인재상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생각하는 치과기공사는 그야말로 전사와 같아야 한다고 봅니다. 싸움을 하러 나가는 장군처럼 말이죠.

제가 원하는 인재상은 준비된 사람입니다. 굉장히 추상적이겠지만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으면 타국에 정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마인드도 필수죠.

많은 재능을 갖고 계신 분들이 주변 환경에 의해 그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그분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죠. 어쩌면 그런 분들은 굉장히 소심하거나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일 것입니다. 그런 분들이야말로 LSK121에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또 적어도 포세린 경력 5년 이상은 있어야 이곳 미국에서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쉽게 따라와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1B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약력과 프로필, 작품 사진 등을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선별해서 직접 연락을 드릴 예정입니다.

 

Q: 한국 치과기공사 선생님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요.

A: 기공은 마라톤입니다. 내가 갈 길이 어디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계속 고찰해야 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여러분의 앞날을 위해 도전하십시오. 아주 간단한 일이에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여러분의 나래를 펼치길 바랍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공유를 하고자 이제야 고국에 노크를 합니다. 제 젊었을 때의 치부와 실수를 만회하고자 남은 인생은 뜻있는 젊은이들과 함께 보내려고 합니다. 원대한 포부를 갖고 도전하는 모든 분들이 잘되길 소망합니다.

다른 세계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감하게 제가 도전했듯이 여러분이 조용하고 담대한 마음으로 이 문을 노크하고 열길 바랍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인생에서 보고 듣지 못했던 일들을 앞날에 보게 될 것임을 장담합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join 하십시오. 언제나 반기겠습니다.

희미한 불빛아래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부디 열정을 잃지 말고 분발하길 바랍니다.

곧 뵙겠습니다. Happy New Year!!

<다음 호에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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