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Not Bad
상태바
[ZERO LETTER] Not Bad
  • 최범진 닥터스글로벌 이사
  • 승인 2023.07.03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ot bad’는 글자 그대로 보면 ‘나쁘지 않다’의 뜻으로 해석이 된다.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고, 듣는 문장으로 굉장히 친숙한 표현이다. 친한 지인 중에 무언가에 빠지면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그 지인과 대화 중 최근에 가장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Not Bad’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럼 좋다는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그 의미를 물어본 적이 있다. 지인의 대답은 ‘좋다’였다. 그럼 안부를 물을 때, ‘좋다’라고 대답하면 될텐데 ‘나쁘지 않다’라고 대답하느냐를 물어보니 최근 2년 사이에 골프에 집중하면서, 많은 모임에서 자기도 모르게 이런 표현을 많이 듣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마다 느낌을 전달하는 단어나 문장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나쁘지 않다’라는 의미는 곧 ‘좋다’ 또는 ‘매우 좋다’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또 이해하고 있다.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매우 좋다, 좋다, 보통이다, 조금 나쁘다 그리고 매우 나쁘다는 방식의 5가지 분류를 감안한다면 나쁘지 않다는 의미는 ‘보통이거나 나쁘진 않은데 매우 좋지도 않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나쁘지 않다가 곧 ‘좋다’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의 사회적 분위기나 문화적인 해석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든다. 좋다는 의미는 나쁘지 않으면 만족하고, 불행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충분하거나 행복하다의 의미로 재해석이 되는 분위기에 한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어느 업종이나 ‘매우 좋다’라는 평가가 그리 많이 들리지 않는다. 조금 더 나아가 해석하자면 힘들거나 어렵다의 평가가 조금 더 맞는 것 같다. 예전만 못하다, 더 어려워졌다, 먹고살기 힘들다 등등. 경제적으로나 감성적으로 다소 가라앉은 느낌의 표현들이 더 많아진 것이 원인인지도 모른다. 대외적 경제적 성장과 소득 지표는 높지만, 그에 못 미치는 행복지수나 개인별 만족 지수의 하향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준 것이라 생각한다. 자기 자신의 기준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준에서 자신을 비교하거나 주변에서 평가를 받는 사회적 분위기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치과기공사 업무도 최근 몇 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많이 변화했고 지금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급여나 복지 부분과 더 나아가 개인의 업무에 대한 만족과 삶의 질 부분에서 특히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 기술적인 술식과 테크닉 수련과 습득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 됐다. 하지만 요즘은 뒤따르는 이점들이 의미를 많이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치과 기공업무가 핸드 테크닉 위주라는 특성으로 일을 잘하기 위해 열정페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과 열정을 바탕으로 훗날 핑크빛 미래를 위해 정진하던 시기를 많은 치과기공사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업무에도 테크닉의 변화나 시스템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바로 디지털의 영향과 그에 발맞추어 발전한 기술력의 향상이다. 사람의 손에서만 진행할 수 있었던 업무가 시스템, 장비 그리고 프로그램과 재료 등의 발달과 발전으로, 세계적인 스포츠카의 제로백 시간보다도 빨리 우리 곁에 와서 자리를 잡았다. 물리적인 움직임이 줄어든 대신 눈에는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흐름이 빨라졌고 지속적인 데이터의 누적과 그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의 발전으로 사람의 손대신 장비와 프로그램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지만, 일일이 손으로 만들던 모델들이 거래처에서 전송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공소에 설치된 장비에서 형상을 갖춰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이런 부분은 과거부터 언급되었던 내용이다. 요즘 치과 진료실에서 직접 뜬 구강스캔 파일로 기공소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델을 만드는 것부터 커스텀도 디자인하고 보철물도 디자인과 출력으로 마무리까지 완성하는 부분이 가장 큰 관심사로 엄청나게 주목받고 있다. 아직 이러한 흐름에 직접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기공소 체질 개선을 위한 정보와 공부의 목적으로, 이미 사용을 하고 있던 기사용자들은 더 많은 케이스를 만들고, 보다 효율적인 업무 진행을 위해서 지금 이시간에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치과기공업무 상황도 바로 ‘Not bad’라고 일축해서 해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의 일에 만족을 얻기 위한 부분도 큰 맥락에서 본다는 흐름에 맞추는 또는 맞춰지는 시대의 한 예라 볼 수 있다. 긍정적이고 보다 적극적인 노력만이 ‘Not Bad’의 해석을 나쁘지 않다가 아닌 좋다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젠 보다 한 걸음 먼저 내딛는 노력으로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드는 부분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