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시간] 2월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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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시간] 2월의 두 얼굴
  • 신구대학교 김경임 교수
  • 승인 2024.02.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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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치과기공인의 삶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간다면 보다 넓은 시각으로 치과기공인의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격월로 만나는 ‘쉬는 시간’은 독자 여러분께 생각하는 여백의 시간을 전하는 코너이다.
신구대학교 김경임 교수
신구대학교 김경임 교수

2월은 두 얼굴을 가진 달이다. 지난 학년이 끝나는 달인 동시에 다음 학년으로 출발하는 달이며, 설을 기준으로 한다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달이다. 또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의 끝이기도 하며 봄의 시작이기도 하다.

정리와 시작이 공존하며, 새 출발에 대한 설렘과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달이다. 한마디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어떤 면에 더 집중하는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대답하며 결정하는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달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첫 질문을 던졌을 때부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인생 대부분을 길 위에서 지냈던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의 말이다. 에릭 호퍼는 매우 불우한 유소년기를 보냈다.

어린 나이에 실명한 그는 청소년기에 직업소개소에서 하루하루의 일자리를 구하는 삶을 살았다. 대공황 시기였던 당시, 구직자에 비해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랐다. 따라서 일용직 희망자 중 고작 한두 명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퍼는 하루에도 여러 개의 일자리를 구했다고 한다. 호퍼의 전략은 간단했다. 호퍼는 ‘어떤 이들이 일을 얻는가?’를 주의깊게 살핀 후, 일을 구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그들은 모두 밝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파악한 호퍼는 그들처럼 행동했다. 호퍼는 여러 구직자 사이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결정했다. 그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하며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부두 노동자였던 그가 길 위의 철학자라고 불릴 수 있었던 것은 어떤 형식이나 차별 없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긍정적이며 올바른 질문을 통해 삶에 대한 통찰과 성찰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나이 쉰 살이 넘어 처음 달리기를 시작한 마돈나 뷰너 수녀는 1982년부터 철인 3종 경기를 350회 이상 완주했다. 현재 91세인 뷰너 수녀에게 ‘노인’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생각이 무엇인지 사회심리 과학자가 질문을 하자, 그녀는 건망증이나 불편함이라는 단어가 아닌, 지혜와 숙성된 와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고 한다.

뷰너 수녀의 대답은 나이 듦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힘이 기능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 인식이 기능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장기적 연구를 한 결과 긍정적 연령 인식을 가진 사람이 부정적 연령 인식을 가진 사람보다 기능적 건강이 월등히 좋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노화 그 자체보다 긍정적 인식이 신체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이다.

우리는 종종 꼬여버린 실타래와 같은 상황에 놓이곤 한다. 그런 경우 최선의 방법은 자신이 아는 것, 혹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긍정적 태도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자기 암시의 예언적 효과를 통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화하려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나, 환자가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그것이 위약일지라도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가 좋은 예일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즐거운 일도 있고, 애써 웃으려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다. 항상 정답인 일들만 일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우리에겐 그것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긍정적 사고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각자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옳다. 어디에도 틀린 답은 없으나 관점의 차이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두 얼굴을 가진 2월, 당신은 어떠한 질문과 대답을 할 것인가? 당신이 선택한 2월의 가치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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