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mon /sæmə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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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mon /sæmən/
  • 최범진 실장
  • 승인 2015.04.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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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범진 실장(뉴페이스치과병원 기공실)
언젠가 음식 값이 그리 비싸지 않았던 레스토랑에 갔던 기억이 난다. 그 레스토랑에서는 주로 스테이크 요리를 전문으로 하고 있었는데, 그중에 맛있게 먹었던 요리가 연어 스테이크였다. 두툼한 주황색의 연어 살 사이로 얼룩말의 무늬와 비슷한 형태의 흰색 줄무늬가 보이고, 비린 맛이 적고, 칼로 크게 잘라서 한입에 넣고 씹으면 연의 특유의 맛과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상황에 맞춰 능동적으로 변하는 연어

몇 년 전 국내의 모 치과 재료 및 장비를 취급하던 회사에서 포세린 축성용 파우더를 소개했는데, 그 파우더 중 포세린의 채도를 표현하기위해 salmon이라고 파우더 병뚜껑과 옆면에 표시된 제품이었다. 아마 연어의 조금은 빨갛고, 진한 주황색이라고도 할 수 있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한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조금은 독특한 살 색깔이 한 번 보면 주목성을 놓치 못하는 색상을 통해 연어를 상기시키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연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으로 치어 시절을 민물에서 보내고, 바다로 나아가 성어(成魚)시절을 그곳에서 지내다가 산란기가 되면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특정 시기이지만 이렇게 바닷물과 민물에서 모두 생활할 수 있는 특이한 물고기인 것이다. 이 연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올 때, 이런 습성을 이용해 인간을 비롯해 다양한 상위 포식자들이 겨울을 나기위한 영양 보충을 하게 된다. 같은 연어지만 바다에서 보는 은색의 연어와 민물에서 보는 황갈색 또는 붉은 색의 연어가 다른 것은 산란기를 맞아 그들의 몸 색깔이 바뀌기 때문이다. 또한 연어의 몸은 색상의 변화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입 생김새와 등과 배지느러미 그리고 꼬리 부분의 변화도 생긴다. 바로 이점이 우리가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고 동시에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산란기에 강을 거슬러 올라와 강바닥을 깊게 파헤치고, 그 안에 알을 낳아서 수정시키는 기능을 위해 신체의 기능과 형태가 변한 것이다. 즉 물의 흐름을 거슬러 오리기 위해 등지느러미와 꼬리 그리고 배지느러미가 변하고 기능이 강화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물의 염도 즉, 기본적인 주위 환경의 변화이다. 바닷물과 강물의 염도 차이는 상식적으로도 확연히 다름을 알고 있다. 즉, 산란기에 이른 연어의 몸이 그 기능을 다하기 위한 형태로 바뀌었지만 그전에 짜디짠 바닷물에서 아무런 맛이 없는 강물로 그 환경 자체가 변화가 생긴 것이다.

 

변화 두려워하거나 무시하면 안돼

치과 기공사로 일하며 가끔은 지인들을 만나거나 외국 학회에 나가서 치과 기공시장과 더 넓게는 치과 시장의 변화를 느끼고 올 때가 있다. 과거 수작업 위주의 업무 형태가 최신 장비와 시스템의 발전에 기인한 디지털 장비활용 내지는 자동화 시스템을 동반한 수작업 형태의 큰 변화가 발생했고, 현재 세계 각국의 전체적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하루가 다르게 진일보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무드가 치과뿐 아니라 치과기공 시장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흐름의 변화 속에 우리 치과 기공사들의 의식도 그에 맞추어 변하고 있다. 단순히 몸의 색깔이 바뀌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바닷물에서 강물로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가 바뀌었기 때문에 내 몸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지금은 Hand-made와 Digital-made의 과도기적인 시기이다. 그 비중 또한 나를 둘러싼 공기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하고 있고, 그 안에 우리는 앉아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몸은 바다 속에 있다고 생각하고 나의 변화는 전혀 없는 상태로 알을 낳기 위해 힘겹게, 힘겹게 거슬러 오르고만 있는 것이다. 주변이 강물로 바뀌었고, 물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 강의 상류에서 기쁘게 산란을 해야 할 시점에 나는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변화를 지금도 두려워하거나, 무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산란이라는 숭고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우리의 후배들과 후학들을 위해 지금 강을 거슬러 오르고 있는 선배된 자의 현명한 혜안으로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 나의 몸은 변하고 있고, 또 변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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