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과 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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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과 순리
  • 최범진 미라클CAD/CAM센터장
  • 승인 2015.08.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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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범진 미라클CAD/CAM센터장

       단국대학교 대학원 구강보건학과 박사

『그냥 내버려 둬요. 그냥  내버려 둬요. 그냥 내버려 둬요. 그냥 내버려 둬요. 지혜의 말을 속삭여 보아요. 시간이 해결해 줄거야.』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위의 가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송의 우리말 해석이다.
바로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그룹 ‘Beatles’의 “Let it be”의 후렴부 가사를 한글로 번역한 것으로 조금 어색하고 느낌이 완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어떤 개그맨이 “냅둬유”라고 번안하여 개그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고 지금도 K 방송국의 유명 개그프로에서 직장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고금을 막론하고 널리 사랑받는 팝송이다. 
 조금은 씁쓸하게도 노래 제목의 가장 억지 해석이 ‘내버려 두어라’라고 알려지면서 자칫 불필요한 오해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적인 사회풍조를 일부 대변하는 상황이 맞아 떨어지고 있어 조금은 아쉬움과 분노의 감정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 있다.
 처음 치과 기공일을 시작했을 때 친구 그리고 학교 졸업동기들은 상당히 높은 이직율을 몸소 실천했던 것 같다. 지인중에는 1년 안에 무려 6번의 이직을 했던 사람도 있다. 졸업을 앞두고 있었던 시점에서 이미 학교를 졸업하고 현업에서 새벽이 밝아오는지 모르고 일했던 선배님들의 말씀들이 지금도 귓가를 맴돌곤 한다.

“직장을 자주 옮기는 것은 스스로의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에서 묵묵히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
 지금 생각하면 절대성을 바탕으로 한 말이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물론 결코 틀린 말도 아니다. 대전제로 제시된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이 가장 큰 부분이었다. 기술을 배울수만 있다면 몇일밤을 새면서도, 소위 ‘라꾸라꾸’ 불리는 야전 침대를 깔고 자면서도, 모델 작업대에서 매일아침 머리를 감으면서도 참아내고 버틸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모티브였다.

하지만 그런 부분의 이면에는 2년 또는 3년의 대학교 과정을 이수하고 치과 기공소 또는 기공실이라는 곳에서 일하면서 너무도 당연하게 모델 작업부터 새롭게 배워야했던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다. 학교에서 배웠던 부분들은 그냥 학점을 이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어 그당시 치과 기공소를 운영하셨던 일부 소장님들은 큰소리로 신입사원들을 질타했던 부분도 있었다. 물론 개인차는 있었고, 일부 뛰어난 졸업생들도 있어서 기존에 현업에 몸담고 있었던 분들에게 경각심을 가지게 했던 경우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당시 치과 기공 임상을 다루던 사업장은 치과 기공의 최신 트랜드를 추구하던 곳이었고, 학부 과정에서는 일부 커리큘럼을 제외하곤 기본적인 테크닉과 이론의 기반을 튼실하게 구축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줘 있던 것 같다.
 최근에 현직에서 임상 업무와 연구를 하면서 많은 부분을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치과 기공일을 시작했을 때 나는 ‘냅둬유’의 분위기가 아닌 좋은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오늘날의 “Let it be”는 분명 새로운 해석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즉, 방관과 방치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순리적 진행’인 것이다. 치기공학과 학부시절부터 가르침을 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영향과 에너지를 받고 학업과 기술연마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Let it be”의 시작이고 직장에서 일하면서는 기존에 일하고 계시던 분들에게 임상 업무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또 다른 의미이고, 선배된 사람은 후배를 방치하지 않는 것이 숭고한 의무이며 순리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
바로 새로운 테크닉과 트랜드를 이해하고 배우고자 노력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이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순리적 삶인 것이다. 좋은 영향을 받고, 좋은 영향을 주면서 함께 발전의 길을 모색하고 영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기에 다시 한 번 “Let it be”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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