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치과기공 플랫폼, 기공 업계 안정적 정착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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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치과기공 플랫폼, 기공 업계 안정적 정착을 꿈꾼다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3.05.3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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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문제들 산적하지만 무한 가능성으로 치과기공계 수익 창출에 이바지 기대

 

치과기공계의 하드웨어적 디지털화가 거세게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구강스캐너의 보급이 큰 파도가 되어 치과기공 업무 방식의 변화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대두되고 있다. 디지털화된 장비를 사용하면서 작업 과정과 거래 등에도 그 장점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작업 과정을 데이터화하고, 거리와 국가를 뛰어넘는 작업으로 온라인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움직임 그 선두에는 치과기공 관련 플랫폼이 존재한다. ZERO 6월호에서는 현재 치과기공계 등장한 플랫폼들을 소개하며 치과기공 플랫폼의 미래에 대해 논해본다.   
김민경 기자 zero@dentalzero.com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이 AI의 엄청난 지능을 대한민국에 알리는 사건이 됐다면 인공지능 챗봇 챗GPT 등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AI가 일상에서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까워진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무섭게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체감하는 것이다. 
팬데믹을 지나며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더욱 상승했고 플랫폼(platform)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플랫폼의 역할이 갈수록 세분화되고 전문화 되면서 특정분야에 전문적 역할을 하는 플랫폼들이 대거 등장했다.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인 3D프린팅이 업계 주요 장비로 꼽히는 치과기공계 역시 그 흐름에서 예외가 아닌 모습이다. 게다가 구강스캐너의 보급은 환자의 보철물 구강 데이터를 온라인상으로 기록하는데 획기적 역할을 하면서 치과기공 관련 플랫폼 개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수기 작성 의뢰서를 온라인으로 
플랫폼(platform)은 각각 ‘구획된 땅’, ‘형태’란 뜻의 영단어 plat과 form이 합쳐진 단어로 콘텐츠나 아이디어를 배포하고 접근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활동이 가능한 디지털 공간을 칭한다. 그 공간에 어떠한 기능을 추가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개발자의 의도와 유저들의 선택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인다. 
현재 국내에 선을 보인 치과기공 관련 플랫폼들은 주로 두 가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첫째는 현재 수기로 작성해 전달하는 기공의뢰서를 온라인 데이터화 해서 활용하는 형태이다. 최근까지 치과에서 치과기공소로 전달하는 대부분의 의뢰서는 수기로 작성된 형태로 인상체와 함께 치과에 전달하는 과정을 거쳤다. 작성한 의뢰서를 이메일, 카카오톡 등으로 전달하고 이후 세부사항을 전화로 요구하기도 한다. 치과의사들이 사용하는 덴트웹, 원클릭, 하나로 등과 같은 치과 전자차트, 청구 프로그램에서는 작성한 의뢰서를 이메일로 기공소로 전달하는 서비스를 탑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들이 디지털화된 장비에 비해서는 여전히 아날로그적 요소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구강스캐너의 등장으로 더욱 빠르게 온라인으로 의뢰서를 작성하고 데이터화 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
변화 필요성을 느끼고 온라인 기공의뢰서 작성 및 전달 혹은 보관 등을 기능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커스토먼트의 ‘ORAL FIT’이 이런 형태로 치과기공 온라인 의뢰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이다. 그리고 최근 4월 바텍 또한 이런 기공의뢰서 전자 기록과 관련된 플랫폼 ‘Clever Lab’을 출시했다. 현재는 기공의뢰서를 작성하는 단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Clever dent와 연계해 온라인을 통한 기공물 의뢰까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자 의뢰서 프로그램들의 경우 기공의뢰서 온라인화 과정과 관련된 기능 뿐만 아니라 의뢰 받은 기공물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과기공소의 경영적 도움이 될만한 유의미한 분석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꿈 꾸던 해외진출, 플랫폼으로 이뤄낼까
그리고 현재 서비스 중인 치과기공 플랫폼의 또 다른 형태는 해외의 치과와 국내 치과기공사가 연계해 치과기공물을 디자인 및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관련 플랫폼 업계에서 추산하는 전세계 치과기공 시장의 규모는 한화로 약 45조 내외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중 미국 시장의 규모는 전체 규모의 15% 내외로 많게는 20%까지도 추산하고 있는 수준. 보철물 제작 물량이나 기공수가 측면에서도 그야말로 미국 치과기공시장은 전세계 치과기공사들에게 기회의 땅인 것이다. 
국내치과기공 시장이 과다 경쟁으로 점점 출혈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자 하는 치과기공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해외진출을 목표하는 기공사 역시 늘고 있다.  하지만 언어나 시차를 극복해야하는 해외진출의 어려움, 지속적 거래 유지, 명확한 보철물 제작 비용 결제, 배송 및 통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보니 언감생심으로 포기하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플랫폼이 가지는 최대 장점이 무엇인가. 국가와 거리를 뛰어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편의성은 극대화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치과기공사들의 해외진출을 도우려는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 취재과정에서 만난 플랫폼 중 HERiBio가 개발한 HERi2go, 이노바이드가 개발한 덴트링크, 그리고 국내에서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며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는 덴트너 등이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 플랫폼과 서비스를 오픈, 운영 중이다. HERi2go의 경우 개발단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미국 치과와 국내 치과기공소들간의 실질적 보철물 제작 의뢰와 배송을 완료하고 있다. 해외 치과에서 HERi2go를 통해 등록 기공소 리스트를 보고 선택해 보철물 제작을 의뢰하면 의뢰를 받은 치과기공소에서 제작해 해외로 배송을 보내는 시스템이다. 
HERi2go와는 조금 다르게 덴트링크의 경우 해외 치과의 의뢰를 받으면 치과의 요구에 적합한 치과기공소를 덴트링크 측에서 가지고 있는 리스트 중 선택해 보철물을 의뢰해서 제작 후 해외배송하고 있다. 
위 두 업체가 최종보철물 제작 및 배송이라면 덴트너의 경우는 스캔 파일을 통한 디자인을 의뢰하는 형식으로 제작이 아닌 CAD 디자인이 주 목적이다. 
이전에 비슷한 형태의 디자인 의뢰나 보철물 제작 의뢰 등을 시도한 플랫폼들이 존재했고 또 런칭을 준비 중이기에 해외 기공물 디자인 및 제작 플랫폼이 세 곳이 전부는 아니다. 또한 앞으로 위에 언급한 의뢰서 관련, 해외진출 관련이 아닌 또 다른 기획과 형태의 플랫폼이 등장할 수도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가능성은 무한하고 변화 또한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비슷한 형태인 것 같지만 언급한 플랫폼들이 세세한 면이 다른 것처럼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유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거래 형식에 적합한 플랫폼을 선정해서 이용하면 되기에 유저들의 선택의 폭은 갈수록 넓어질 것이다.

플랫폼 힘찬 도전, 녹록지 않은 치과기공 환경 
치과기공 관련 플랫폼에 대한 여러 도전들이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은 이전에 없던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는 역할이나 업그레이드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혁신적 시도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그렇기에 플랫폼 기능과 시도의 사업적 수익성, 합법성, 지속성 등을 증명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메디컬, 덴탈 분야는 의료법과 관련하고 치과기공 관련 플랫폼 역시 의료기사법과 관련해서 면밀한 검증이 수반되어야하는 만큼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현재 기공물 해외수주와 의뢰 등에 관한 플랫폼들 역시 개발 단계부터 의료기사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에 대한 법리 검토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법의 테두리가 기술 발달보다는 보수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의 등장 과정에서 겪는 사회적 진통이라고 볼 수 있다. 
‘플랫폼이 국내 치과기공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에는 취재 과정에서 만난 개발자들나 현직 치과기공사들이 “단기간의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흐름으로 차츰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텍 최성민 팀장은 “일단 치과기공사들의 편의성을 갖춘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차차 영역을 넓혀갈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지만 소프트웨어적 발전은 앞으로 더욱 추구해야할 방향성이라고 보고 긴 호흡으로 꾸준히 업데이트 하며 소개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아직은 플랫폼이 시기상조라는 의견 역시 존재한다. 물론 플랫폼의 여러 기능들을 활용해 더욱 편해질 수도 있지만 현재의 방식에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 굳이 현재의 시스템에서 변화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치과기공소가 거래하는 곳은 치과인 만큼 무엇보다 거래치과와 기공소 간의 플랫폼 사용의 합의 등도 번거로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무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 플랫폼
치과기공 플랫폼에 대한 여러 의견 속에서도 ‘플랫폼이 가지는 편의성이나 확장 가능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치과기공계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정착시킬 것인가가 관건이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격리나 재택근무 증가로 음식점 배달 어플이나 새벽배송 등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처럼 플랫폼 진입을 위한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 그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또는 이러한 계기가 없더라도 플랫폼의 편의성이나 필요성은 대부분 수긍을 하는 만큼 지속적인 개발과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여가다 보면 어느새 보편적 사용으로 퍼져나가지 않겠냐는 희망을 보이기도 한다. 
치열한 국내 치과기공 환경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확실한 수익 창출 방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추이를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 치과기공계 역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인만큼 치과기공 플랫폼들이 대한민국 치과기공사들이 나은 근로 환경과 수익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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