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LETTER] 골든 라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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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LETTER] 골든 라즈베리
  • 최범진 닥터스글로벌 이사
  • 승인 2023.05.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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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미국 35개 주와 해외 10개국에서 선정된 500명의 심사위원들이  최악의 영화와 영화인들에 대해 품평하고 상을 주고 있는데 바로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이다. 작품과 배우 그리고 음악과 효과 심지어 지루함 및 코미디 분야까지 시상하고 있다. 수상자에게 주는 트로피는 금색으로 도금한 라즈베리(산딸기) 모양을 하고 있는데 도금된 트로피라 그 금전적 가치는 크지 않고, 내용과 타이틀도 ‘최악의 OO상’이다 보니 많은 영화인에게 적지 않은 반감을 사기도 한다.
2004년도에 개봉했던 영화 ‘캣우먼’도 골든 라즈베리 상을 피해 갈 수 없었고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할리 베리가 2005년에 최악의 여배우상을 받았다. 거의 신인이었던 할리 베리는 여자 주인공으로 액션 연기를 위주로 했는데, 당시의 정서나 분위기상 많은 부분에 있어 부족함이 있어 최악의 여배우상에 선정됐다. 대부분의 영화배우들은 수상자가 된 것은 고사하고,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사실 그동안 수상자 그 누구도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할리 베리는 수상 소식을 듣고 멋진 드레스를 입은 상태로 시상식에 참여해 상을 받으며 수상 소감까지 이야기했다. 조금은 충격적인 등장이었고 수상자 및 영화 ‘캣우먼’의 관계자들도 바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당시 할리 베리의 수상 소감이 미국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수상 소감에서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께 들었던 이야기를 말했는데 그 부분이 매우 큰 감동을 줬다. 
할리 베리의 어머니는 “멋진 패배자가 될 수 없다면 멋진 승리자가 될 수 없다. 네가 너에 대한 비판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칭찬받을 자격도 없다”라는 말을 딸에게 하곤 했다.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 문장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처음부터 성공하기 어렵고, 눈에 띌 정도의 성과를 내기도 힘들다. 또한 처음에 어느 정도의 성공 가도를 걷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그 길에서 벗어나 존재가 무너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 치과기공사의 업무도 항상 긴장과 창의력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수복할 보철물이 치식이 같은 부위라고 할지라도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고, 보철물 제작을 위한 시스템이나 재료의 사용에 있어 술자마다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된다. 
물론 크게 벗어나지는 않더라도 결과물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바로 술자의 능력과 술식 및 재료와 시스템에 대한 배경지식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하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하루에도 수십 개의 보철물을 직접 제작하거나, 초기과정 아니면 마무리 과정 등 부분적으로 우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험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치과로 나간 보철물의 리페어나 리메이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최상의 경우는 보철물이 아무런 문제 없이 환자의 구강 안에 잘 셋팅되고, 우리의 기술력과 노동력을 제대로 인정받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스템을 이용해도 우리의 손과 눈과 그리고 경험이 최고의 보철물을 제작하게 되는 중요한 키가 된다. 
가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리메이크의 원인을 듣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진료실의 잘못도, 기공소의 잘못도 아닌 그런 경우다. ‘어디 어디 기공소는 그것 하나만큼은 최고야’...‘누가 누가 만든 보철물은 바로 셋팅이야’...등등의 찬사를 받는 기공소와 기공사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 시대에 공존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절대 천재성을 가장한 우연은 없는 것이다. 어려운 초년생 시절을 다 겪었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깨져보고, 실수도 많이 하면서 정말 피땀이 흠뻑 밴 노력과 연구 그리고 실전 경험을 통해 완성된 프라이드가 생기는 것이다. 
모두 멋진 패배자도 되어 보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멋진 승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그 가치가 더욱더 빛나고 인정받은 것이다. 비단 우리 치과기공사에게만 국한된 내용은 아니지만 우리 치과기공사는 열정과 사명감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우리의 업무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칭찬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오늘도 멋진 승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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