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매만져 ‘인생’ 다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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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매만져 ‘인생’ 다듬다
  • 이소영 기자
  • 승인 2014.05.20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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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소통은 발전의 원동력

재치있는 멘트, 세련된 데이터에 날카로운 돌직구가 가미된 전정호 기공사의 덴쳐 강의가 큰 호응를 얻고 있다. 다양한 케이스의 제작 과정 및 결과물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는 SNS도 인기에 한 몫 했다.
IDS의 ‘Denture Prosthetics’ 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은 전정호 기공사를 만났다.

이소영 기자 denfoline@dentalzero.com

 

Q 쉽지 않은 파트인 덴쳐를 선택했다. 어떻게 선택하게 되었나.
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었을 때부터 덴쳐 쪽을 좋아했다. 돌아가신 경빈 기공소 이성구 교수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덴쳐를 정말 정밀하게 만드실 뿐 아니라 재료학적 지식도 많으셨다. 특히 이론적인 부분에서 늘 정확한 답을 주는 분이셨다. 교수님께서 덴쳐를 멋있게 만드시는 모습을 지켜봐온 것이 꿈을 키우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체구도 작고 손도 작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덴쳐 파트로 갈 수는 없었지만, 8개월간 무보수로 근무하며 배울 정도로 덴쳐에 대한 열정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Q 덴쳐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인상이 바뀌면 인생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풀덴쳐를 하게 되면 성형 수술을 한 것과 비슷한 정도로 인상이 바뀐다. 치아가 그만큼 사람의 인상을 많이 좌우하는 것이다. 내 손길로 안모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
예전에 환자 한 분이 내가 만든 덴쳐를 끼고 예쁘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손등에 뽀뽀를 해주신 적이 있었다. 이처럼 환자들이 내가 만든 덴쳐를 좋아할 때 가장 뿌듯하고 짜릿하다.

Q SNS를 통해 끊임없는 소통을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자료 공개는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강의 자료나 결과물을 공개하지 않고 가지고 있으면 그 상태에서 그대로 머물러있게 된다. 하지만 공개를 하게 되면 더 나은 모습, 더 새로운 정보를 위해서라도 발전을 게을리할 수 없다. 지금까지 올린 자료들을 보면 동일한 뼈대를 토대로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 보인다. 이론의 뿌리나 줄기는 똑같은데 점점 나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볼 때마다 신기하고, 뿌듯하다.
더불어 내가 올린 게시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곧 피드백이 된다. 다른 기공사들과의 소통을 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커뮤니티를 통해 책에서는 알 수 없는 부분들을 많이 배운다.

Q 최근 LA로 초청받아 강의을 하고 왔다. 어떻게 LA에서 강의를 하게 된건가.
Facebook 친구인 LA소재 Lab에서 내가 올린 자료를 보고 LA로 초청해 직원들 교육을 부탁했다. USC대학 레지던트와 Prosthodontic Specialist를 대상으로 ‘Denture Problem & Solution’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추후 해외 다른 지역에서도 강의를 진행하게 될 것 같다.

Q 많은 강의를 진행하고, 호응도 굉장히 좋다. 비결이 있다면
덴쳐 파트 강의 치고는 재미있고 특별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실제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특이한 케이스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기도 한다.
업체나 재료에 대한 솔직한 평을 공유하는 부분에서도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어떤 업체의 어떤 제품이 좋은지, 혹은 좋지 않은지,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거침없이 과감하게 돌직구를 던진다.
2011년에 처음 강의를 했을 때는 목소리를 제대로 못낼 정도로 많이 떨렸지만, 그 이후 꾸준히 강의를 진행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재미도 느끼고, 나 자신이 더욱 발전하는 것을 느낀다.

Q 지난 2013년 IDS의 ‘Denture Prosthetics’ 경연대회에서 Documentation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올해 참가하는 한국 지원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지금 2015년 대회 참가 지원을 받고 있다. Candulor사의 교합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심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원칙을 따랐는가’이다. 원칙 80%에 기공사의 생각 20%가 반영돼야 한다.
PPT는 그 절차를 왜 해야 하는지, 절차에서 빠지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중점으로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리 레시피처럼 어떤 절차대로 진행되는지를 그냥 나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약간의 유머를 가미하는 것도 필요하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덴쳐에 관련한 책을 쓰고 싶다. 내가 만드는 것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굳이 내 세미나를 듣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 실제 제작 과정 및 덴쳐 제작 시 유의해야 할 포인트 등을 잘 정리하고 좋은 사진들을 수록해 현실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 싶다. 책을 쓰다 보면 나 자신도 많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영어를 못하더라도 세계 어느 곳에서도 강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꾸준한 강의와 정진을 통해 한국 사람도 덴쳐 파트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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