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그 작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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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그 작은 마음
  • 최범진 미라클CAD/CAM센터장
  • 승인 2015.07.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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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범진 미라클 CAD/CAM센터장

  단국대 대학원구강보건학과 박사

어느 날, 한 사나이가 넓은 광야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는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쓰러지기 직전에 우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사내는 너무 목이 말라 우물가를 살펴보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우물이 아닌 수동 펌프였습니다. 펌프 옆에 있는 바가지에 물이 차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목이 말라 그 물을 마시려고 하다가 옆에 쓰인 글귀를 보았습니다.

 ‘이 물은 마중물이니 마시지 말고 펌프에 넣어 더 많은 물을 길어 올리는데 사용하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다 사용한 후에 는 이 바가지에 물을 채워놓아 두십시오’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수동 펌프를 사용하던 시기가 있었다. 물론 요즘은 박물관에서 더 찾아보기 쉽지만 아직도 펌프를 사용하는 곳이 가끔 매스컴에 소개되기도 한다. 이 펌프를 이용하여 식수를 비롯해 생활에 쓰이는 물을 우물에서 끌어 올리던 때가 있었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뒷마당에 바로 이 펌프가 있었다. 상수도 공사와 함께 아주 가끔 사용했지만 어린 나에게도 참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중에 하나였다.
사전적 의미의 마중물은 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먼저 붓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의미하지만, 경제적으로도 그러한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있다. 유수효과(Pump Effect)라 하여 경제 침체나 과열 시 정책과 연계된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경기가 불황일 때 정부가 지출을 늘여 경제에 자극을 주면 그 다음부터는 더 이상의 지출을 늘리지 않아도 경제가 잘 돌아가게 된다는 원리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차례 시도가 되었던 방법이다.
또한, 2000년대 초반부터 교육 분야에도 마중물의 원리를 이용하여 적용하기도 한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깊은 곳의 샘물을 끌어 올리듯, 학생들에게 한 바가지의 물을 부어주어 다른 학생 개개인이 지난 무한한 잠재력을 끌어내자는 콘셉트로, 먼저 학생들 개개인의 성향을 빨리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육방법을 적용하자는 방법이다.  모두다 학교의 교과 성적이 1등이 될 수 없고, 모두 꼴찌도 될 수 없다. 어찌 보면 작금의 현실에만 초점을 맞춘 일관된 방법인 것이다.
이렇듯, 마중물이란 그 사전적 의미에서 재해석되어 우리의 일상이나 정책에 사용되고 있다.
치과 기공계에도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치과기공을 시작하려는 새내기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방향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지금 대학에서 치과기공을 전공하는 학생들에도 더욱 다양한 길을 보여주고 이끌어주어 그들의 잠재된 무한한 가능성과 다양성을 열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임상에서 일을 하면서 자기의 또 다른 가능성과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고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그러한 선택은 학창시절 무한한 꿈을 꾸면서 그를 바탕으로 차츰차츰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지 않지만 획일화되고 일원화된 목표만을 추구하던 시기가 분명 있었다고 생각한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현직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치과기공사 초년생도 단순 ‘기능공’이 아닌 ‘치과기공사’의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무장하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많은 방향성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에 수작업에 의해 진행되었던 치과기공 업무는 다양한 디지털 장비와 기술의 도움을 받아 많은 부분 상향평준화 됐다고 생각한다. 치과용 모델과 왁스를 다루고 메탈을 다루기까지 거의 십 년 가까이 보내던 시기에서 현재의 임상은 각종 재료와 장비가 그 기간을 단축해 주고 있다. 또한 다양한 포세린 장비와 재료의 발전은 그에 한 몫을 더하고 있다. 지금도 세계 유명 치과 재료 업체에서 포세린 프린팅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하나의 단편적인 이야기지만 누군가는 새로운 콘셉트의 기술과 재료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또 지금 현직에서 치과기공 업무와 연구를 하고 있는 한 명의 치과기공사로서 마음에 지니고 있는 ‘최소한의 의무’ 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런 자세로 후배 치과기공사들에게 다양한 방향성과 길을 보여주고 정보를 제공해 주는 일, 어쩌면 그런 작은 마음과 실천이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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